육군포병학교 ‘부사관 맞춤형 교육’ 현장
자신감이 넘쳤다. 자긍심도 보였다. 남부지방의 본격적 장마가 시작하던 지난 24일 육군포병학교의 포병 훈련장. 아침까지 쏟아붓던 비로 진흙으로 엉망이 된 바닥과 무더위도 훈련 걸림돌이 되지 못했다. 초급 부사관 교육생들은 교관의 지시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이며 교육에 매진하고 있었다. 교육 열성은 교관도 매한가지였다. 부사관 후배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한다는 자부심에 열성을 다해 가르치고 있었다.
병과학교 최초 ‘부사관 교육대’ 본격 가동 선배 교관 노하우 전수…면학 분위기 업


● 맞춤형 교육으로 교육문화 선도
육군포병학교(학교장 오정일 소장)가 부사관 맞춤형 교육의 장을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학교는 올 초 개설한 ‘부사관 교육대’를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창끝 전투력’의 포탄을 가열차게 예열 중이다. 육군 병과학교가 부사관 전용 교육기관을 편성, 운영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 입교 교육생들은 학교의 시도에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교육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부사관 교육대’는 말 그대로 부사관 맞춤형 교육 기관. 학교가 부사관만의 특성과 효율적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올해 초 증강·편성했다. 이를 위해 기본적 교육 환경부터 번듯하게 갖췄다.
부사관 교육생 3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현대식 시설을 교육대로 마련했다. 교육대에는 6인 1실의 침실에 교육생들이 일과 시간 후 예습과 복습이 가능한 다목적실을 갖춰 편안함 속에 치열한 학습이 가능하도록 했다. 60여 대의 컴퓨터가 설치된 자율학습실에서 필요한 정보를 어려움 없이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 엄격한 과정 거쳐 교관 선발
부사관 교육대에서 근무하는 교관들은 모두 14명. 병과학교 최초의 시도인 만큼 교관도 엄격하게 선발했다.
교육생들이 배치될 야전부대와 직책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들 중 심의를 통해 교관 자격과 품성을 갖춘 부사관을 교관으로 뽑았다. 이후 개인별 과목 연구와 교육자료 제작 등 3개월 이상의 준비과정을 거친 후 자격심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교관 자격을 부여했다.
선발 교관들은 해병대 교육훈련단을 방문해 교육 및 훈육 방식을 참고하며 최상의 교육법을 연구했다. 야전부대를 직접 방문하고 야전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치밀하게 파악했다. 이렇듯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친 만큼 교관들의 자부심과 포부는 남다르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하겠다는 열정으로 무장하고 있다. 일과 후엔 결산을 통해 상호 의견을 교환하며 더 나은 교육방법을 연구한다.
미국 포병학교 부사관 과정을 수료한 이영배(상사)·이강희(중사) 교관은 미군의 교육법과 내용을 다른 교관과 공유하기도 한다.
이 상사는 “미 포병학교의 장점에 더해 우리 포병 부사관만의 긍정적 문화 형성을 위해 교육생들을 자각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수(중사) 교관은 “교육생들을 교관과 교육생의 관계가 아닌 후배를 가르친다는 마음으로 교육하고 있다”며 “교육생들과 친밀감이 형성되다 보니 교육생들도 과거 장교 교관에게 하지 못했던 질문을 스스럼없이 하는 등 확실히 교육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밝혔다.
● 교육생 주도 교육 변신
이러한 분위기 속에 교육 효과가 한층 업그레이드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무엇보다 교관과 교육생들 간의 교감이 이뤄지고 공감대가 형성되며 스스로 배우는 면학 분위기가 조성됐다.
교육생들은 자율학습을 통해 교범과 관련자료를 연구해 수업을 주도하고 교관들은 이에 대한 촉매 역할로 학습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여기에 학교는 자치제를 시행하며 교육생들의 자율성과 책임의식을 더하고 있다. 교육생들은 자율적으로 생활을 통제하고 관리하며 ‘간부’로서의 기본 소양을 기르고 있다. 이를 통해 야전부대에서의 부대관리와 병력관리에 대한 기본 인식과 능력을 배양 중이다.
부사관 교육대 손성환 원사는 “병과 최초로 시행하는 부사관 교육대에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후배 양성에 최선을 다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정일(소장) 포병학교장은 “부사관 교육대를 통해 체력·지식·품성을 갖춘 최정예 부사관을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병과학교 최초의 부사관 교육대라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확실한 성과를 거두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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