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O 파병 20주년 특집 - 국군 해외파병 보장할 새 법률 필요
1993년 소말리아에서 상록수부대가 우리나라의 첫 유엔(UN) 평화유지활동(PKO)을 펼친 이후 벌써 20년이 흘렀다. 그동안 우리 군의 해외파견은 UN PKO 외에도 ‘다국적군 파견활동’과 ‘국방교류협력을 위한 파견활동’ 등 그 성격이 다양해지고 활동 범위도 크게 넓어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UN PKO를 제외한 다른 유형의 해외파견은 헌법 외에 추가적인 법적 근거를 갖지 못한 실정이다. 이에 모든 형태의 국군 해외파병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법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왜 새로운 법률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편집자
다국적군·국방교류협력 등 파견유형 다양화 추세 전문가·교수들 81.6% 새로운 법률안 필요성 동의
“국제사회의 파견요청 시 신속하게 국민합의를 도출해 더욱 적극적으로 국제 평화유지 활동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법률적 근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국회국방위원회 송영근 의원의 말이다. 송 의원은 지난 6월 ‘국군의 해외파견활동 참여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UN 평화유지활동(PKO) 파견 2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국군의 해외파견을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해 마련된 이 법안 발의에는 송 의원을 비롯해 새누리당의 손인춘·류지영· 김종태·정희수·박인숙·문정림·권성동·윤명희·조명철·김성찬·김세연·유승민·정의화·정수성·한기호·황진하·이자스민과 더불어 민주당의 백군기·김광진 의원까지 여야를 아우른 20인의 국회의원들이 동참했다. 여야 구분 없이 대거 법안 발의에 힘을 보탤 만큼 찬성 의견이 많은 것이다.
본지 7월 2일자 2면, 7월 3일자 6면 참조
● 20년 동안 파견형태 다양화
1991년 대한민국이 국제연합(UN)에 가입한 직후 UN은 우리 정부에 소말리아로의 파견을 요청해 왔다. 이에 따라 1993년 소말리아 발라드 지역에 파견된 상록수부대는 우리나라의 첫 PKO 참여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국제사회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는 UN이 대한민국의 PKO 참여를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계기가 됐다.
2001년부터 2000년대 중엽까지 ‘다국적군 파병활동’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그해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로 인해 촉발된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하기 위해 우리 군은 아프가니스탄으로 해·공군 수송지원단 해성·천마부대를 파병했다.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해 이라크로 파병됐던 서희·제마·자이툰부대와 2009년부터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퇴치 활동에 동참하고 있는 청해부대도 다국적군 평화활동의 일환이다.
가장 최근에 나타난 해외 파병의 형태는 ‘국방교류협력을 위한 파견활동’이다. 이러한 형태의 실례는 현재 2011년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크부대가 유일하지만, 향후 우리나라의 국익창출은 물론 우방국과의 우호 증진을 위해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 현재 UN PKO만 법적 보장
국방부는 우리 군의 세 가지 해외파견 유형과 그 정의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UN이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평화유지활동에 동참하는 ‘UN PKO 파견’, 지역안보기구 또는 특정 국가 주도로 구성된 다국적군에 참여해 분쟁을 해결하고 평화를 정착시키는 ‘다국적군 파견활동’, 전투위험이 없는 비분쟁 지역에 군사협력과 국익창출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 군을 보내는 ‘국방교류협력을 위한 파견활동’ 등이 그것이다.
새로운 법안 발의에 동참한 유승민 의원은 이에 대해 “국군의 해외파견활동 중 UN PKO에 관해서만 ‘국제연합 평화유지활동 참여에 관한 법률’을 통해 규정하고 있을 뿐, 그 밖의 해외파견활동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가 부재한 실정”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해외파견 절차는 파견결정-국회동의-파견-파견연장-파견종료-보고로 구성된다. 해외파견 관련법은 이 가운데 국회의 동의절차에 대한 보완적 사항을 법률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일 열린 국군의 해외파견활동 참여법 제정을 위한 입법공청회에 토론자로 나선 경북대학교 성중탁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군의 해외파견에 있어서는 헌법 제60조 제2항에 근거해 매번 파견규모 및 기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해 국회동의를 받고, 파견기간 연장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국회동의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가 문제라고 인식돼 왔다”며 해외파견을 위한 법률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 관련법 마련은 세계적 추세
전문가들은 해외파견은 UN 또는 다른 국가의 시급한 요청으로 진행되는 일이 많기 때문에 매번 긴 동의절차로 시간이 지체될 경우 파견의 의미가 사라질 수도 있으며, 대외적인 국가 신인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법제연구원의 강현철 연구위원에 따르면 이웃 일본은 PKO법과 주변사태법·테러특별법·이라크지원법 등을 통해 다양한 유형의 해외파견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으며, 독일은 국방의 개념에 ‘동맹국 지원 또는 다국적 협력 등으로 인한 파견’까지 포함함으로써 국제원조와 재해상황 지원, 평화유지 등 세 가지 형태의 해외파견을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동향과 함께 한국법제연구원이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국내 공법학 관련 전문가와 교수들의 81.6%가 국군의 원활한 해외파견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국회 동의 절차 등을 규율하는 법률제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하는 등 관련법 마련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계자들은 이 법안이 올해 안에 국회를 통과한 후 내년에는 관련 대통령령이 마련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송 의원은 “새 법안은 향후 우리 국군의 해외파견활동이 단순한 평화협력을 넘어 국가안보의 외연을 글로벌 차원으로 넓히고 해외에 진출해 있는 우리 국민과 기업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법안 통과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국군 해외파견활동 참여 법률안 내용-파견 부대·개별 요원파견·철수 등 사항 규정신속한 대처·참여 가능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국군의 해외파견활동 참여에 관한 법률안’은 해외파견활동에 좀 더 신속하게 대처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대한민국 국군의 해외파견활동에 참여할 파견부대와 개별 파견요원의 파견·철수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제2조에 다국적군 파견활동과 국방교류협력을 위한 파견활동을 명시해 UN PKO법과 차별점을 뒀다.
또 정부가 파견에 앞서 해당 국가 또는 지역에 조사단을 파견해 현지 정세, 안전 상황 등 현지의 전반적인 여건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으며, 매년 정기국회에 파견부대의 구체적인 활동 성과, 활동 상황, 임무 종료·철수 등 변동사항을 보고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새 법률안은 교육과 수당, 신분 보장 등 파견될 장병 개개인을 배려하는 조항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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