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시론

북한의 이중성을 경계해야!

윤규식

입력 2013. 07. 2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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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대화가 진행 중이다.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재개가 주요 의제다. 둘 다 북한이 실질적으로 경제적 이득을 얻는 분야에 집중됐다. 시급한 이산가족 상봉은 구색을 갖추기 위한 끼워 넣기로 보인다.

 대화의 문은 열렸지만 합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북한이 사건의 재발방지에는 관심 없고 무조건 재가동만 주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 측의 ‘자유로운 경제활동 보장’과 ‘정치적 이유로 공단 가동 중단 방지책’을 요구하는 데 비해 북한은 개성공단 가동 중단의 원인이 ‘최고 존엄 모독과 남측의 군사훈련이었다’면서 남측이 먼저 사과해야 한다는 억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의 이중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남북대화는 진행 중이지만 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 북한은 대화가 진행되거나 결렬된 이후 주로 도발을 자행했다. 2009년 제2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제재를 모면하기 위해 현대와 금강산 관광 재개에 합의하고도 그해 11월 대청해전을 일으켰다. 2010년 3월의 천안함 사건은 2009년 11월부터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 물밑접촉에서 정상회담 대가로 쌀과 비료 수십만 톤 지원 등 뒷돈 요구가 거절당하자 사건을 일으켰다. 비밀회담이 결렬되고 더 이상 우리 측으로부터 경제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 직후인 2010년 1월 ‘보복 성전’을 거론하며 서해 북방한계선(NLL)으로 무더기로 해안포를 쏴댔고, 이어 두 달 뒤에 천안함을 폭침시켰다. 10월에는 북한이 다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제의했고, 우리 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수락해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졌다. 상봉 행사 중 북한은 또다시 적십자사를 통해 대규모 쌀과 비료지원을 요구했고, 지원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11월 연평도에 대한 무력공격을 자행했다.

 2011년 초에도 기만적 대화공세를 전개하다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자 2월에 열린 남북 군사실무회담을 결렬시키고 북측 대표단을 일방적으로 철수시켰다. 그 후 대남 도발과 위협을 강화하고 GPS 공격과 DDoS 테러를 자행했다. 2012년과 2013년에도 김정은은 신년사를 통해 남북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제3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제2 조선전쟁 전야’ ‘서울과 워싱턴 핵 공격’ ‘3일 내 남한 점령’ 등 도발 위협으로 일관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재개 문제, 이산가족 상봉은 현안 해결을 위한 북한의 진정성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겉으로는 평화와 대화를 주장하지만 속으로는 핵무기를 개발하고, 주민에게는 올해 들어서도 한국과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지속적으로 일으키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남북한 간에 대화국면이 조성됐다고 해서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비를 게을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의 대화공세 이면을 알지 못하고 그들의 이중전략을 깨닫지 못한다면 제2의 천안함과 제2의 연평도 포격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아울러 남북대화에서 형식과 격식도 무시하고 무조건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무책임한 주장은 북한의 이중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무지의 소치다. 오히려 남북한 간에 대화가 진행될수록 굳은 안보의식으로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것이 북한을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남북대화 국면에 군이 더욱 대북 경계태세를 강화해야 할 이유다.




육군종합행정학교 교수 정치학 박사  윤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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