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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과 대통령의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은 진화하고 있는 한미동맹의 현주소를 현장을 통해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우리 군 통수권자의 부드러움과 강인함, 그리고 자신감 넘치면서도 절제된 모습, 상대방을 배려하는 여유로운 접근으로 한미동맹의 정신과 전통을 한 단계 높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국가 안보를 위해 주도적인 입장에서 핵심 사안을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진지하게 접근하는 당당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미국사회와 평양을 겨냥한 듯 한국전 참전용사인 네 명의 의원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고, 3대에 걸친 한반도 근무 미군 가족을 소개한 것은 한미동맹 60년의 역사가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 감성외교의 백미였다. 이러한 모습은 미국 국민의 가슴을 열기에 충분했다. 필자는 이러한 감회를 안고 이번 양국 정상회담의 성과를 평가하고 앞으로 우리가 추진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정상회담의 성과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에 대한 공감대의 확인이 가장 큰 성과다. 양국은 포괄적 전략동맹의 틀 안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재확인했다. 이것은 미국의 변함없는 대한 방위공약 이행 의지와 대북정책에서의 공조를 재확인 한 것이다. 더불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확보한 것 또한 환영할 일이다. 둘째, 동북아 지역에서의 다자협력 활성화를 위한 ‘동북아 평화협력구상’에 대한 미국 측의 관심 표명은 매우 의미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동문제 등으로 미국의 관심이 분산돼 있음에도 아태지역 중심의 ‘재균형 정책’과 함께 한미동맹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핵심축(linchpin)’이라고 명문화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셋째, 한미동맹을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발전시켜 지구촌의 행복과 번영에 함께 기여하기로 한 것, 그리고 FTA의 효과를 양국 국민이 체감하도록 강화하자는 것은 동맹의 진화를 보여준 성과라 할만하다.
앞으로의 과제는 양국 정상 간에 조성된 공감대를 바탕으로 합의된 내용을 정책화하고 추진하는 일이다. 특히 총론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실무 차원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견해차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우리가 제안한 정책 현안을 어떻게 구체화해 나갈 것인지 추진전략의 수립과 정책의 조율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 국방차원에서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현안은 2015년 전작권 전환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하는 일이다.
한편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KAMD(다층 방어체계인 MD와 다른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구상이 충분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고, 충분치 않을 경우 어떤 대안을 고려할 수 있는가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결심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한미관계의 전체 틀과 관련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서울 프로세스의 연계성,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상과 ‘전략적 인내’ ‘관여정책’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의 조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입장이 정리돼야 한다.
결론적으로 대통령의 이번 미국 순방과 한미 정상회담은 튼튼한 안보의 기틀인 한미동맹을 형식 면에서 한 차원 격상시켰고, 내용 면에선 한 단계 심화시켰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 이번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범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정책발전과 조율, 그리고 한미 간 구체적인 실무협의에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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