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시론

북한의 사이버테러 위협과 국가안보

입력 2013. 03. 1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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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어렸을 때 동네에서 가끔 북한이 보낸 삐라(전단)를 줍거나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이런 북한 삐라들이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서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때가 아마 2000년대 6·15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이산가족 상봉행사, 금강산 관광개발, 개성공단 활성화, 남북철도 연결공사 등을 통해 남북 관계가 호전되기 시작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러나 우리의 평화적 남북관계 진전과 교류에 대한 기대와 열망에도 북한은 핵개발과 실험을 단행했다. 미사일 발사는 물론이고 호시탐탐 서해 NLL을 침범하고, 제1·2 연평해전 발발,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도발 등 무력도발을 감행했다. 더 심각한 것은 북한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이른바 사이버 테러를 통해 국론분열과 국가안보를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형태만 달리한 북한식의 인터넷 삐라가 우리 사회에 다시 나타난 것이다. 이제는 분명하게 종이 삐라가 아닌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사이버삐라로 바뀌었다. 오히려 과거보다 전파력이 빠르고 훨씬 더 흔하면서 쉽게 볼 수 있다는 사실도 이미 밝혀졌다. 70~80년대 거리에서 주웠던 대남선전선동용 삐라는 이제 양적으로 내용상으로 대거 바뀐 채 우리 사회로 파고들고 있다. 인터넷의 익명성과 양적인 제한을 거의 받지 않는 빠른 전파력을 갖고 있다는 특징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북한의 선전선동 내용은 거의 모든 정부의 정책을 포함한다. 국가기관을 비롯해 대선 및 총선을 포함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주요 이슈와 민생에 이르기까지 그 대상에 제한이 없다. 사실상 북한은 인터넷이라는 무한의 선전선동 공간을 통해 정부의 주요 정책과 선거에 대한 비방이나 모략을 서슴지 않고 사회 교란을 자행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은 연평도 포격도발을 우리가 유발했다는 억지 주장까지도 쏟아내고 있고, 대남공작기구에 사이버 전담부서를 만들고 ‘댓글팀’을 운용해 마치 우리 국민이 쓴 것처럼 위장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더 심각한 것은 북한의 이런 끊임없는 대남 선전선동공작에 따라 우리 국민 중 일부는 이런 것들을 믿고 수용하거나 무비판적으로 동조하고 심지어 이를 퍼뜨리고 확산하는 행태까지 보이기도 한다. 이제 정부와 국가기관은 북한의 선전선동을 더 이상 방치해 둬서는 안 된다. 북한이 인터넷을 통해 우리 사회와 국민을 대상으로 퍼뜨리는 온갖 터무니없는 선전선동에 대응하기 위해 그들의 소행을 철저하게 추적하고 적발해서 확산을 막아야 한다.

 특히 정보기관의 정상적인 활동을 아전인수격으로 곡해하거나 보안이 생명인 정보기관의 중요한 임무와 기능을 고의적으로 노출해서는 안 된다. 정보기관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안보를 지키는 ‘사이버전사’인 셈이다. 따라서 사이버공간에서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해 북한과 치열한 심리전을 펼치고 있는 정보기관 고유의 활동을 막을 순 없다. 강조하건대 핵과 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의 사이버테러 공격을 막아내고 예방하기 위한 군과 정보기관의 모든 사이버 활동이 절대로 위축돼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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