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우리나라의 첫 우주 발사체 나로호가 발사에 성공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자체 기술로 로켓을 발사하기 위해 ‘3세대 세계형 발사체 엔진’ 개발을 구상하고, 그 로켓 엔진을 ‘우레’로 부르기로 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정말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우리 포병학교와 장병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소식이었다. 우리 포병학교의 구호가 바로 우레(Uleh!)이기 때문이다. 학교는 2012년부터 ‘우레’를 학교 구호로 제정하고,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외치고 있다. ‘우레’는 역사적으로, 또 특징과 그 소리에서 포병의 대포를 매우 잘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포병학교장(소장 오정일)이 학교의 구호로 제정했다.
흔히 우리는 ‘우뢰 같은 포소리’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만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천둥을 뜻하는 우리말이 ‘우레’이기 때문이다. 위키 백과에 ‘우레’는 번개에 의해 1만도 이상 가열된 공기가 폭발하면서 나는 울림, 소리, 방전현상으로 정의돼 있다. 군에서 이런 ‘우레’의 폭발력과 가장 어울리는 특성이 있는 무기체계는 포병의 대포다.
‘우레’는 우리의 오랜 역사 속에서 포병을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됐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명장 이순신 장군은 명량해전을 기록한 난중일기에서 “나는 노를 바삐 저어 앞으로 돌진해 지자총통·현자총통 등 각 총통을 쏘아대어 마치 나가는 게 바람 같기도 하고 우레 같기도 하다”면서 그 빠름과 강력한 폭발력을 우레로 묘사했다.
바로 이 ‘우레’가 포병학교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우레’를 한번 마음속으로, 혹은 큰 목소리로 외쳐보라. 흡사 대포에서 포탄이 발사될 때 파생되는 폭발음과 비슷하지 않은가?
여기에 더해 학교에서는 ‘우레’에 ‘격려와 배려, 칭찬’의 선진 병영문화 정착을 위한 다짐을 불어넣었다. 영어로 ‘Uleh’. U는 Understand, L은 Love, E는 Eager, H는 Happy의 약자다.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면서, 하나의 목표를 갈망하면 모두가 행복해진다”라는 미래 선진 병영문화 창조의 의지가 담겨 있다.
학교 장병들은 회의·교육이 시작되거나 끝날 때, 격려나 칭찬할 때, 카카오톡, 조인, 이메일 등 SNS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을 때 우레를 사용하고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매년 학교에서 배출되는 6000여 명의 육군과 해병대의 포병 장교ㆍ부사관ㆍ특기병 역시 이 ‘우레’ 구호를 외치고 있다.
‘우레’는 포병학교에서 ‘구호’로 사용하고 있지만, 어느 포병부대 하나만의 구호보다는 대한민국 국군 포병 전체의 구호에 잘 어울리는 듯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역사적 의의, 당위성도 크다고 생각한다. 모든 포병인이 한목소리로 ‘우레’를 외쳤을 때의 그 웅장함과 단결력, 전통과 긍지는 포병 전투력은 물론 대한민국 국군의 전투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한다. 우레, 우레, 우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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