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의식주 변천사
잘 입고, 잘 먹고, 잘 자는 것은 인간의 기본 욕구다. 아무리 세상이 발전해도 삶의 기본 바탕은 결국 의식주다. 군이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 김관진 장관은 지난 9월 12일 국회 국방위에서 “병사들 사기ㆍ복지 중에서 중요한 파트가 평소 입고 먹고 또 거주하는 시설”이라고 말했다.
의식주 문제가 결국 병사들 사기의 원천임을 지적한 것이다.
사기를 먹고사는 군의 특성을 감안하면 의식주 문제는 곧 전투력의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방부도 피복 문제를 중심으로 군의 의식주를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11월까지 마련하기 위해 전력지원발전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다.
사실 우리 군이 최소한 기본적 의식주 문제를 해결한 지는 이미 30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병사들의 의식주 문제는 여전히 사회적 관심사다. 우리 사회가 빠르게 발전한 만큼 군에서의 삶의 질도 같은 속도로 발전하기를 국민들이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군 의식주 발전 문제가 군 안팎의 관심사로 떠오른 지금, 군의 의식주가 발전해온 과정을 되짚어 보고 미래 발전 방향도 살펴 본다.
편집자
■ 의(衣)
단순 모방 탈피…생존성ㆍ편의성 높은 독자 전투복 제작 무기와 전장 환경 변화를 전투복 변천에 고스란히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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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의 멋과 자부심이 오롯이 담겨 있는 군복은 군인의 상징이다. 이 같은 상징성에다 전투에 최적화된 기능까지 갖춘 중요한 군복이 바로 전투복이다. 전투복의 과거ㆍ현재ㆍ미래 모습에는 우리 군의 발전 과정과 미래상이 고스란히 투영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군초~1989년 전투복
창군 초기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했던 우리 군은 딱히 통일된 군복 규정 자체가 없었다. 미 육군이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사용한 1943년형 작업복(M1943 HBT) 상ㆍ하의에 1941년형 야전상의(M1941 필드자켓)을 주로 사용했지만 실제 야전에서는 국산 작업복부터 2차 대전 당시 미군 정글복, 구 일본 군복에 방한용 누비옷을 비롯한 국산 군복까지 혼용했다.
우리 군은 54년 9월 1일 육군 잠정 규정 23호를 통해 통일된 전투복 규격을 처음으로 마련했다. 6·25전쟁 직후의 미군 군복을 모방한 54년형 전투복(당시 용어는 작업복)은 상의 가슴과 하의에 큰 주머니가 달린 것이 특징이었다.
65년부터 착용한 전투복은 팔꿈치와 무릎에 보강용 천을 덧댔다. 훈련과 야전 진지 보강 등 수많은 작업을 소화하려면 튼튼한 전투복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출복이 따로 없는 마당에 덧댐이 많은 전투복은 품위가 없다는 이유로 2년 만인 67년 폐지했다. 1971년에는 활동에 편리하도록 상의를 하의 밖으로 내어 입는 전투복을 채택했다. 그러나 키가 작아 보이고 군기가 불량해 보인다는 이유로 2년 만인 73년에 상의를 하의 속에 넣는 방식으로 돌아갔다.
▲1990~2010년 얼루무늬 위장 전투복
베트남전 참전 당시의 전투복을 포함해 1980년대까지의 우리 군 전투복은 기본적으로 녹색 내지 그와 유사한 계통의 단일 색상을 채택했다.
하지만 미 육군이 1981년부터 M81 우드랜드 위장무늬를 채용한 전투복(BDU)을 지급하는 등 세계 각국 군대의 군복이 위장무늬로 바뀌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변화가 필요했다. 위장색 전투복은 단색에 비해 적의 눈에 잘 띄지 않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었다.
이에 우리 군도 1985년부터 위장색 도입을 준비, 1990년 11월 23일 얼룩무늬 위장색 전투복을 정식 도입했다. 이때의 위장색은 녹색의 삼림과 황색의 토양 등 한국의 자연 지형에서 나타나는 색깔을 감안해 흑색 20%, 녹색 30%, 갈색 30%, 모래색 20%으로 구성했다.
미 육군은 2000년대 초반 얼룩무늬 위장색 대신 범용 위장무늬 패턴을 채용한 신형 전투복(ACU)을 도입했다.
이 전투복은 회색이 강해 시가지 전투에 유용하고, 디지털 위장무늬를 채용해 적의 감시장비에 잘 노출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었다. 이 같은 세계 전투복 변화 흐름에 맞춰 우리 군은 2007년 디지털무늬 특전복을 도입하고 2008년부터 일반 전투복을 대체할 차세대 전투복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신형 디지털무늬 전투복
신형 디지털무늬 전투복은 2011년 10월 1일 국군의 날에 처음 정식으로 공개됐다. 신형 전투복은 흙색, 침엽수색, 수풀색, 나무줄기색, 목탄색 등 5색에 국내 암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화강암의 형태를 응용한 무늬가 결합한 ‘디지털 5도색’ 위장무늬를 갖고 있다.
신형 전투복의 디지털무늬와 소재는 적이 맨눈으로 볼 때는 물론이고 적외선 탐지장비 등에도 잘 포착되지 않아 아군의 생존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전투복 변화에 무기의 발달과 전장 환경 변화가 고스란히 반영된 것. 한마디로 신형 전투복은 생명을 지키는 데 구형 얼무무늬 전투복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신형 전투복은 신축성이 좋다. 땀을 빨아들이고 빠르게 마르는 ‘흡한속건’ 기능도 우수하다. 탈색이나 변색이 되지 않는 내구성도 우수하다. 옆 허리선을 고무밴드로 처리한 것이나 상의 내어 입기 방식, 지퍼 이중 여밈, 바짓단 조임끈 내장, 계급장 등을 쉽게 탈부착할 수 있는 벨크로 부착법 적용 등으로 장병들의 일상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이 같은 전투복 변화에 발맞춰 2011년부터 민간기술을 접목한 기능성 전투화도 도입했다. 기능성 전투화는 착용감이 우수하고 땀 배출, 방수 기능이 구형 전투화보다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 전투복은?
다만 신형 전투복은 여름철에는 다소 덥다는 평이 있어 국방부에서는 하계용 전투복 보급을 준비 중이다.
국방부는 지난 13일 “내년 6월 이후에 입대하는 장병들부터 품질과 통기성이 개선된 디지털전투복 2착과 하계전투복 1착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상태다. 기능성 전투화의 앞코 부분을 보완해 마모도를 줄인 개선형이 올해 말부터 보급된다. 여기에 추가해 2013년 예산안에 피복 관련 예산을 지난해 대비 24.4% 증액하는 등 전투복 이외의 피복류 개선 노력도 강화된다.
2020년 이후를 내다보는 장기적 관점에서 전투복 자체에 첨단과학기술을 그대로 입힌 미래병사체계 도입도 추진된다. 각종 정보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일체형 헬멧에 근육기능과 신체 보호기능을 합친 전투복, 정보 송수신용 장치까지 결합한 것이 바로 미래병사체계다.
급식, 이제는 ‘양’ 대신 ‘영양·맛’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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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된 시설을 갖춘 조리교육대의 교육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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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중 후방 부대의 조리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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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침상형 내무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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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가 갖춰진 신형 생활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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