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공군

부대열전<44>공군 항공소프트웨어지원소

이석종

입력 2011. 11. 10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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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체계에 필요한 SW 개발·성능개선하는 전문가


KF-16의 JDAM 전력화를 기념해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 관계자들이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F-15K 소프트웨어 담당자가 새로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부대제공

 평균 6만여 종에 달하는 부품으로 구성된 전투기. 정비ㆍ무장 등 관련장비에 필요한 부품까지 감안하면 공군 전력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부품이 고도의 기술로 결합돼야 한다. 수백만 종류의 부품이 복잡하게 연결된 각각의 장치에 기능을 부여하고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제어하는 것이 항공무기체계에 적용된 소프트웨어(SW)의 역할이다. 부대는 이런 SW와 관련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9일 오전 10시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이 뜨고 내리면서 내는 엔진음이 쉴새 없이 들리는 공군 서산기지 한쪽에 자리잡은 건물 안에서는 시끄러운 항공기 소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이들이 수십 대의 컴퓨터와 씨름하고 있었다.

 이들은 공군 무기체계에 필요한 각종 SW의 개발과 성능개선, 기술지원 등을 하는 공군군수사 항공소프트웨어지원소의 전문가들이었다.

 ▶KF-16 JDAM 전력화의 일등공신

부대는 2008년부터 3년여의 연구 개발 끝에 KF-16 항공기와 GPS 정밀유도폭탄인 JDAM(GBU-31ㆍ합동직격탄)을 연동하는 SW를 자체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통해 지난 2월부터 공군은 주력 전투기인 KF-16에서 JDAM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이 SW 개발은 북한의 도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공군 전력의 운영 폭을 크게 증대시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엄청난 국방비 절감도 이뤄냈다. 미국의 제작업체는 2005년 JDAM 도입 사업에서 KF-16 연동 SW 개발비로 401억 원을 제시했었다. 하지만 부대가 이 SW를 자체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300억 원 이상의 국방예산을 절감하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공군의 SW 지원능력과 전문성을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계기도 됐다.

 부대 관계자는 “KF-16 JDAM 전력화는 1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과 부대원들의 결집된 노력으로 이뤄낸 결실”이라며 “이번 개발 성공을 통해 부대는 향후 어떠한 무기체계가 공군에 도입되더라도 스스로 SW를 개발하고 후속 지원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과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군 최초 CMMI Level 3 인증 획득

부대는 지난 9월 전군 최초로 국제기준의 SW개발 성숙도 평가 모델인 CMMI 레벨 3 인증을 획득했다. CMMI는 미국 국방부가 군 시스템 개발에 적용하기 위해 카네기 멜론대 부설 소프트웨어공학연구소(SEI)에 요청, 개발된 SW 개발능력 성숙도 측정 모델이다. CMMI는 개발 프로세스가 전혀 없는 조직에 해당하는 최저 단계인 레벨 1부터 최적화된 프로세스로 계속 발전하는 조직에 해당하는 최고 단계인 레벨 5까지 총 5단계로 구성되며 미국 정부는 1999년 10월 이후 SW 개발 입찰에 참여하는 모든 업체에게 레벨 3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부대가 획득한 레벨 3 인증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이 가지고 있다.

 부대는 지난 2008년부터 CMMI 인증 획득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향후 방위력개선사업 등에서 부대의 역할이 증대되면 부대가 자체 개발한 SW에 대한 대외 신뢰성을 높이고 유지 보수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에라는 조영훈(소령) 형상품질관리과장의 설명이다.

 조 과장은 “항공 SW 개발 표준 프로세스를 CMMI 모델 기반으로 새롭게 구축하는 한편 SW 분야별 개발 경력이 평균 5년 이상인 전문인원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기도 했다”며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 7월부터 2개월에 걸쳐 실시된 CMMI 국제인증 예비심사와 공식심사를 거쳐 9월 SEI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고 말했다.

 당시 부대의 심사를 담당한 심사담당자는 “프로세스 개선 활동에 대한 지휘관 및 조직 구성원의 관심과 열의가 대단히 높고, 프로세스 개선 및 품질보증과 같은 프로세스 이행과 내재화를 위한 기반이 충분히 구축됐다”고 평가했다.

 ▶ 항공무기체계 발전과 함께 성장하는 부대

부대는 지난 1990년 KF-16 항공기에 대한 SW 지원능력을 자체적으로 구비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1997년 창설됐다. 이후 항공기를 비롯한 시뮬레이터·전자전 등의 분야에서도 SW 지원능력을 구비해 전대급 부대로 승격됐다.

 무기체계에 활용하는 SW만을 중점적으로 연구ㆍ개발하는 부대는 항공기를 비롯한 무기체계 SW 개발, 성능개선 및 기술지원뿐만 아니라 비행임무에 필요한 각종 시뮬레이터, 정비 지원장비 등의 성능개선과 각종 무기체계 SW 기술지원 및 능력개발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

 2007년에는 T-50과 F-15K SW 지원능력을 구비했고 2010년에는 KF-16 항공기 JDAM 연동 SW의 성공적 개발로 공군 작전능력을 향상시켜 공군을 빛낸 단체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1997년부터 지금까지 부대는 KF-16 정밀유도폭탄 탄도 알고리즘 개선, F-4 정밀공대지미사일 훈련장치 영상개선, F-15K 비행훈련장치 임무정보 영상개조 등 총 300건 이상의 항공무기체계 관련 SW 성능개선에 성공해 공군의 전투력 발휘에 크게 기여했으며 약 2000억 원의 국방가치를 창출해낸 스마트ㆍ고효율 부대다.

 현재 부대는 ADD 주관 전술정찰정보수집체계 개발 사업 등 국내 연구개발 분야에서 SW 직접개발, 기술검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항공무기체계 운용에 있어 우리 기술력의 신뢰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무기체계 도입이나 국내 연구개발 사업에서 역할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항공소프트웨어지원소장 정덕용 대령-`소리 없이 강한 것' 위해 모든 역량 쏟아  

 “당장 하루 이틀 사이에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해도 내가 바로 전투기를 비롯한 항공무기체계 운영의 선봉이라는 생각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KF-16 JDAM 연동 SW 개발과 CMMI 레벨 3 인증 획등 등을 이뤄낸 정덕용(대령ㆍ사진) 항공소프트웨어지원소장은 “호흡을 길게 하고 차근차근, 그리고 꼼꼼히 주어진 업무에 매진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전 장병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KF-16에 JDAM을 장착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SW 개발 차원을 넘어 약 300억 원의 국방예산 절감과 함께 유사시 적을 타격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했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정 소장은 “CMMI 레벨 3 인증은 군 최초로 항공무기체계 SW 개발 수행절차에 대해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것으로 국내외에서 한국 공군의 위상을 높인 것은 물론 항공소프트웨어지원소가 무기체계 SW 전문기관임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국내외 방산업체나 대외기관과의 협업에서 공군의 SW 개발역량 및 신뢰도가 높아지게 됐다는 게 정 소장의 설명이다.

 이어 정 소장은 “F-15K 등 첨단 항공무기체계의 발전은 SW 발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며 “신규 무기체계를 확보할 때 하드웨어 기술만이 아닌 SW기술도 함께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석종 기자 < seokjong@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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