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부대열전<39>해군 군산함

이석종

입력 2011. 10. 06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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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동안 조국 해양수호 임무 완벽 수행”


전역식을 마친 군산함이 정든 동해기지를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인 진해기지로 출항하고 있다.
군산함은 1989년 11월 우리 해군 첫 엑조세 대함 미사일 실사격에 성공했다.

 ▲함정 전역식

 “전역명령. 해군본부 일반명령 제11-23호. 함정 전역 및 부대해체를 지시함. 초계함-757 군산함 및 함장 중령 조용호 외 106명. 시행일자 2011년 9월 30일. 해군참모총장 해군대장 김성찬.”

 지난달 29일 오전 10시 해군1함대 한울강당. 단호하면서도 차분한 목소리로 군산함의 전역 명령이 낭독되자 행사장 내의 공기가 잠시 술렁이더니 이내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어진 배종영(준장) 해군1함대 부사령관 훈시 중에도 행사에 참가한 군산함 승조원들의 미세한 떨림을 감지할 수 있었다.

 “바로 어제까지도 바쁘게 정상적인 작전임무를 수행하는 등 매우 모범적이고 희생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해 왔습니다. 비록 오늘 군산함이 기나긴 항해를 마치고 현역에서는 물러나지만, 위풍당당하게 파도를 가르며 항진했던 모습은 우리들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순간 눈시울이 붉어지는 장병도 볼 수 있었고 울컥하는 마음을 억누르려고 마른 침을 삼키는 장병도 볼 수 있었다.

 배 부사령관은 이어 “군산함은 1984년 취역해 지난 27년 동안 조국해양 수호의 선봉에서 부여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며 “지난 날 철통같은 해상경계를 통해 우리의 바다를 굳건히 지켜 온 군산함이 해군 역사에 길이 남을 영예로운 전역식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현재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며 ‘누구보다 앞서서, 적과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선봉함대의 빛나는 역사와 전통을 이어나가자”고 강조했다.

배 부사령관의 훈시와 함께 검푸른 동해 바다를 누비던 군산함의 전역식도 막을 내렸다.

 전역식에 참석한 배 부사령관과 초청 인사들이 군산함으로 이동해 함정을 둘러본 후 7초 간의 긴 기적이 울리면서 군산함이 취역하면서 마스트에 게양한 취역기가 내려졌다.

 김준(예비역 해군대령) 초대 군산함장은 “그동안 불안함도 있었고 많이 걱정도 했다”면서 “23대까지 이어온 후배 함장들의 노력으로 관리가 잘돼 이 함정을 전역시키기가 아쉬우며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탐병 김규환 병장도 “전방 출동임무를 수행하는 힘든 함정생활 중에서도 즐겁고 보람차게 근무할 수 있었던 것은 군산함 대원들의 따뜻한 배려와 가족 같은 분위기 때문이었다”며 “군산함이 동해 바다를 수호하는 막중함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면 가슴 속에서 무언가 벅차오르곤 했는데 앞으로도 군산함의 일원이었다는 자랑스러운 기억을 잊지 않고 그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생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역식 후 군산함은 작전사 전비전대로 소속이 바뀌어 해군 예비역 장병들의 실습함으로 운용된다. 이후 콜롬비아 해군과의 함정 양도 협정에 따라 콜롬비아로 양도된다.



 ▲최초의 유도탄 발사함 

 1980년대 초반 우리 기술로 건조돼 조국 바다를 굳건히 지켜온 초계함(PCC) 군산함이 영해 수호임무를 완수하고 지난달 29일 예비역 함정으로 명예롭게 전역했다.

 군산함은 타코마 코리아에서 PCC 2차선 사업 2번함으로 건조했다. 84년 11월 30일 해군에서 인수해 90년 12월 1일 해군 1함대 12초계함전대에 배치돼 동해 바다 수호의 임무를 수행했다.

 군산함은 전장 88m, 전폭 10m, 높이 20m, 만재톤수 약 1220톤으로 최대 항해 속력은 31kts(57km/h)다. 항속거리는 편도로 대만까지 항해 가능한 800마일이다. 경제속력은 15kts(28km/h)로 항속거리는 편도로 호주를 갈 수 있는 4000마일이다.

 무장은 76㎜ 함포 1문, 30㎜ 쌍열 기관포 2문, 대함 유도탄(EXOCET 미사일), 대공 유도탄(MISTRAL)을 보유하고 있다. 작전부ㆍ기관부 등 4개 부서에 20개 직별로 이뤄진 100여 명의 장병들이 승조한다.

 군산함은 1989년 11월 우리 해군 첫 엑조세 대함 미사일 실사격에 성공했다.

1998년 6월에는 양양 수산리에 침투한 적 유고급 잠수함 나포작전에 참가해 동해까지 예인했다.

 주 임무로는 대함전, 대잠전, 대공전이다. 부 임무로는 선단호송, 함포 지원, 탐색·구조를 해 왔다. 지난해 독수리연습, 올해 연대급 상륙 훈련 등 각종 합동·연합 훈련에도 참가했다.

 평시에는 한 해 20회 이상 출동임무를 완수했다. 전방 적 경비정과 각종 위협상황 대치, 후방 주요 국가시설 방호, 외곽 북상선 대응의 주요 임무를 맡았다. 무엇보다 23대 함장 조용호 중령의 ‘완벽한 전투준비’ ‘안정적인 발전’이라는 지휘방침 아래 전역식 하루 전날까지 동해 바다에서 해상초계 임무를 완수했다. 적이 감히 넘볼 수 없도록 책임 해역을 완벽해 수호했다.

 모든 대원이 충실히 임무를 수행해 2010년 작전사 대잠전 우수함, 함대 보안 우수함, 함대 PCC 포술 우수함 성과를 이뤘다.

전방 경비 중에는 견시병이 전마선을 발견해 ‘자랑스러운 선봉인’에 뽑히기도 했다.

 음탐사 박형근 중사는 “군산함이 지난 한 해 동안 함대 포술 우수함, 대잠 우수함 등의 우수한 성과를 도출할 수 있었던 것은 군산함 대원들의 일치단결된 팀워크가 발휘됐기 때문”이라며 “군산함에서의 근무 경험, 즐거웠던 소중한 추억을 갖고 우리나라 최고의 전투함 군산함의 일원이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겠다”고 말했다. 




군산함장 조용호 중령-“함 위용 해군 역사에 찬란히 존재할 것”

 “현역에서 물러나는 군산함이지만 군산함의 위용은 우리 해군의 역사에서 찬란히 존재할 것이다. 함장으로서 그동안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불철주야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 준 승조원에게 진심으로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최일선에서 동해 바다를 지키다 그 임무를 다하고 예비역이 된 군산함의 마지막 함장 조용호(사진) 중령은 “전역을 앞두고 선배 함장들이 이뤄 놓은 위업에 누가 되지 않았는지 군산함의 찬란한 전통에 먹칠을 하지 않았는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조 함장은 “하지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군산함의 승조원은 어느 누구 못지않은 최강의 전사요, 군산함은 최강의 전투함이라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조 함장은 또 군산함을 지휘하며 강도 높은 교육훈련과 완벽한 작전임무 수행을 최우선으로 해 왔다고 밝혔다. 완벽한 전역을 준비하면서도 전역이라는 생각을 배제할 것을 승조원 총원에게 지속적으로 주문했고 승조원들도 이런 지휘의도에 부합해 각자 맡은 바 임무 완수에 최선을 다해 줬다. 무엇보다 조 함장은 “전역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돼 있었기에 평소 작전과 훈련에 소홀함 없이 최선을 다해 왔다”며 “전역식 직전까지 임무수행을 하는 등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준 승조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산함의 마지막 함장으로서 내가 사랑했던 군산함 승조원들과 군산함을 가슴에 안고 해군 발전과 조국 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며 “어디에서든 우리 바다를 철통같이 지켜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석종 기자 < seokjong@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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