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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역에게 길을 묻다-강원도 인제 `하늘 내린 터' 김황년 농장주

이승복

입력 2011. 06. 27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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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서 얻은 삶의 정신 흙에서 날개 펴다


캠핑객들이 `하늘 내린 터' 야영장에서 텐트를 치고 자연 속에 휴식을 하고 있다.

 “군 경험과 지도력이 귀농의 성공을 보장합니다. 그러므로 군 출신이 가장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은 바로 농촌이죠. 단, 이곳에 뼈를 묻고 고향을 심는다는 마음가짐이 꼭 필요합니다.”

 김황년(51·학군 22기·예 육군소령) ‘하늘 내린 터’ 농장주는 제대군인들이 꼭 와야 할 곳은 바로 농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17일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김황년 씨의 농장에서 그를 만났다. 제대군인지원센터 귀농·귀촌 멘토, 농림수산부 귀농·귀촌 컨설턴트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을 보내고 있는 그는 기자를 만나자 군 시절이 생각난다며 반겼다. 그는 학군장교로 20년간 복무 후 지난 2005년 육군소령으로 전역한 예비역이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말과 행동에 힘이 있고 자신감이 넘쳤다.

 “빈농 집안에서 태어나 자라며 농촌은 왜 가난하기만 할까 하는 문제의식을 느꼈죠. 인제에서 군 복무하며 월급의 30%를 저축해 땅을 샀고 전역 후 아무 연고도 없는 이곳에 와서 계획했던 농장을 일구고 귀농·귀촌 활성화와 잘사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고 있습니다.”

 그는 귀농 관련 프로그램과 농업 최고경영자 과정 등을 마쳤고 국내 최고·최신의 귀농·귀촌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카페와 블로그에 들어가면 많은 양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농촌 관련 학자와 전문가, 그리고 공무원들과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자신의 체험과 지식을 나누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1989년도였을 거예요. 육군 최우수 정신전력 교관으로 뽑혀 전군 주요 부대를 돌며 강연할 기회가 있었어요. 수많은 전우가 내 얘기에 눈빛을 반짝이며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았죠. 내게 말주변이 있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어요. 하하~. 지금도 저의 지식을 필요로 하는 곳엔 어디든지 달려가 무료로 강의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죠. 특히 전역을 앞둔 간부들에게 노하우를 전하고 싶어요. 저를 많이 활용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렇다. 그의 피는 뜨거웠다. 남은 삶을 조국에 감사하며 도시와 농촌이 균형 있게 잘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정부의 농림정책을 연구하고 귀농·귀촌 희망자들을 위해 비영리 봉사정신으로 꿈과 희망, 그리고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전역 간부들이 농촌으로 온다면 유리한 점이 참 많아요. 군에서 체득한 지도력과 통솔력·기획력이 이곳에서는 엄청난 자산이죠. 이런 잠재적 역량이 있는 인적자원을 활용한다면 금방 살기 좋은 농촌이 될 거라 믿어요. 한 마을에 한 명씩만 있어도 그 마을은 아마 큰 화제를 일으킬 겁니다.”

 그는 전역 간부의 귀농 성공률은 90% 이상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귀농지 물색을 무조건 싼 땅값에 둬선 안 되죠. 자신의 특기와 적성, 그리고 귀농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또 농민들의 정서를 이해하고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고요. 권위적인 자세는 절대 금물이죠. 귀농·귀촌 체험 캠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합니다.”

 그는 ‘귀농인턴제도’의 활용도 강조했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분야의 선도농가를 지정해 6개월간 숙식하며 120만 원씩 월급을 받고 노하우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제도라고 말한다. 또 지역 테마농업을 찾아 공부해 영농법인을 만들어 정부 보조도 받으라고 귀띔했다.

 “저 말고도 귀농을 성공적으로 해나가는 전역 간부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곳은 벌써 잘사는 농촌이 됐죠.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한 농촌 공동화를 막고 지역민들에게도 존경받으며…. 얼마나 보람찹니까?”

 그는 아직 자신은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자신의 성공은 진행형이라고 말하는 김황년 씨에게서 뜨거운 열정과 농촌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농촌은 전역 간부들을 간절히 원합니다.”


자연휴양농원 ‘하늘 내린 터’는?

농장 주인 김황년 씨가 육군소령으로 전역 후 2006년 손수 계획해 일군 자연생태휴양 농원이다.

 체험농원을 콘셉트로 약 3만 평 임야에 과수원과 산더덕·장뇌·산나물·약초단지를 방문하는 사람들과 품앗이로 일구고 있다. 더덕농사 4000평, 텃밭 1000평에 수십 가지 다양한 열매채소류를 재배하며 체험농원 운영과 영농기술 전파, 귀농·귀촌 컨설팅도 하고 있다.

야영장도 운영해 가족 단위 캠핑객들이 자연 속에서 휴식하며 농산촌체험을 할 수 있는 친환경 마당이다.

문의 010-9229-7669. 강원도 인제군 인제읍 원대리 449.

이승복 기자 < yhs920@dema.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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