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공군

`하늘의 도깨비' F-4D 팬텀 역사 속으로

송현숙

입력 2010. 06. 17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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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년간 긴 비행임무 끝내고 명예롭게 퇴역 공군11전비서 퇴역식·151비행대대 해편식 F-15K와 임무교대…빈틈없는 영공방위 다짐


  이계훈(오른쪽 둘째) 공군참모총장과 김인기(왼쪽 둘째) 전 공군참모총장 등이 16일 41년간의 비행을 끝내고 퇴역하는
F-4D 팬텀 전투기에 화환을 걸어주고 있다.                                                                                대구=이헌구 기자

박정희 대통령이 `필승편대'라고 명명한 방위성금 헌납기 5대가 편대비행하고 있다.
1998년 2월 17일 동해 상공을 침범한 러시아 정찰기 IL-20에 대한 대응작전을 펴고 있다.

“신고합니다! 151대대 고블린 I 편조는 2010년 6월 16일 11시 25분부로 F-4D 최종비행을 성공적으로 완수함에 따라 F-4D 임무종료를 보고합니다. 필승!”

 ‘미그기 킬러’ ‘하늘의 도깨비’로 불려온 F-4D 전투기가 16일 마지막 비행 임무를 마치고 위풍당당했던 양 날개를 접어 올렸다. 1969년 도입한 지 41년 만이다.

 공군은 이날 오전 11전투비행단에서 이계훈 공군참모총장 주관으로 F-4D 팬텀 퇴역식을 거행했다.

 행사에는 김인기 전 공군참모총장 등 151대대 창설요원 등이 참석해 오랜 전우의 퇴역을 함께 지켜봤다.

퇴역식은 F-4D의 고별비행, F-15K의 임무교대 비행으로 시작됐다.

F-4D의 명예로운 퇴역을 축하하는 동시에 최신예 F-15K에 영공방위 임무를 계승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어 17명의 F-4D 순직 조종사의 영령을 기리는 ‘명예의 단상’ 의식, F-4D 퇴역 경과보고, 임무 종료보고, 유공자 표창, F-4D 기념공원 개장식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명예의 단상 의식에서는 조국을 위한 헌신과 희생을 나타내는 촛불과 소금, 그리고 헬멧·빨간 마후라·조종 장갑 등을 순국 조종사에게 헌정하고 빈틈없는 조국 영공방위를 다짐했다.

 한편 F-4D 도입과 함께 창설돼 41년간 생사고락을 함께했던 ‘팬텀대대’ 151전투비행대대도 이날 해편식을 갖고 창설식 당시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수여받은 대대기를 반납했다.

 151비행대대 마지막 대대장 김기영 중령은 “정든 F-4D를 떠나보내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 41년간 대한민국의 하늘을 지켜온 팬텀의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었다는 것은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총장은 “비록 F-4D 팬텀이 공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지만 정신은 이제 F-15K 전투기가 계승해 더욱 굳건하게 조국의 영공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F-4D 팬텀 41년史-박정희 대통령, 방위성금 헌납기 5대 `필승편대' 명명

1969년 9월 23일 151전투비행대대 창설식에서 대대기를 수여하는 박정희 대통령.

‘미그기 킬러’ ‘하늘의 도깨비’로 불린 F-4D 팬텀은 1969년 8월 29일 도입한 이후 2010년 6월 16일 퇴역할 때까지 무려 41년 동안 조국 영공의 첨병으로 대한민국 공군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F-4D는 국군의 베트남전 3차 파병과 관련해 미 정부가 우리나라에 제공한 특별군원으로 처음 6대를 인수했다.

 미국에서 비행교육을 받은 16명의 조종사 중 6명이 6대의 F-4D 조종간을 잡고 태평양을 건너 69년 8월 29일 F-4D 인수식 당일 대구기지에 도착하면서 우리 공군의 ‘팬텀시대’를 열었다.

 당시 우리의 공군력은 북한에 열세였지만 F-4D 도입으로 공군력의 비대칭을 일거에 해소하고 현대화까지 이뤄냈다. 특히 소극적 방어태세에서 적극적 방어태세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75년 베트남 패망과 닉슨 독트린에 의한 주한미군 감축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저변에 자주국방 의식이 확산됐다.

 이에 따라 국민들은 대대적인 방위성금 모금운동을 전개, 163억 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모았고 그 중 65억 원으로 F-4D 방위성금헌납기 5대를 추가 구입했다.

 75년 12월 12일 국민들이 모은 방위성금으로 구입한 ‘방위성금 헌납기’ 헌납식이 공군 수원기지에서 열렸다.

 이날 박정희 대통령이 ‘필승편대’라고 명명한 방위성금 헌납기 5대를 포함, 이후 총 70여 대의 F-4D가 순차적으로 도입됐고, 조국 영공방위의 최일선에서 41년간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그동안 F-4D 전투기는 소흑산도 대간첩선 작전(71년), 구소련 TU-16 식별·대응(83년), 구소련 TU-95 및 핵잠수함 식별·대응(84년), 부산 앞바다 간첩선 출현 식별·대응(85년), 동해 출현 러시아 정찰기(IL-20) 식별·대응(98년) 등 눈부신 전과를 올렸다.

 창설 이후 41년 동안 F-4D 전투기만을 운용해 온 151전투비행대대는 85년 이후 현재까지 24년 7개월 동안 누적 비행시간으로 8만8000시간 무사고라는 경이로운 대기록을 수립하고 16일 잠정 해편됐다.

송현숙 기자 < rokaw@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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