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항공무기이야기

<28>F-20 타이거샤크

입력 2009. 07. 28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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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공군이 운용 중인 F-5 전투기는 손쉬운 정비성, 안정된 조종성, 뛰어난 기동성이 특징인 자유진영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전투기다. F-5 시리즈가 저가의 경량전투기로 성공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J85라는 소형 경량의 엔진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J85 엔진은 F-5 전투기의 성공 비결이자 성능 향상을 가로막는 한계이기도 했다.
    1968년 미 공군에 쇼크로 다가온 ‘MiG-23, MiG-25, Su-15’의 등장은 결국 미국의 F-15 전투기와 F-14 전투기 개발을 초래했지만 미국의 중소 우방국은 미국의 대외정책상 이들 고성능 전투기를 도입할 수 없었다. 따라서 F-5를 개발한 노드롭 사는 F-5를 운용하고 있는 중소국 공군을 대상으로 신형 MiG 전투기를 성능적으로 압도할 수 있는 F-5 개량 계획에 착수한다.
    F-5X라 명명된 이 계획에서 노드롭 사는 단발과 쌍발을 포함한 25가지 형상을 1974년부터 검토하고, 일단 1977년에 F-4 팬텀 전투기에 사용됐던 J79 엔진을 탑재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J79는 엔진 중량만 1톤이 넘었고, 대만이 요구한 조건을 맞추기에 성능이 부족했다. 노드롭 사는 맥도널 더글라스 사와 공동개발한 F/A-18 전투기용 F404 엔진을 F-5X에 탑재하기로 1978년 6월에 결정하고, F-5G로 명명해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한다.
    엔진 교체로 인해 F-5G의 추력은 기존형 F-5E에 비해 1.6배 증가한 반면 연료 소비량은 오히려 9% 감소해 기동성과 전투행동반경, 무장탑재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긴급출격 경보 후 52초 만에 브레이크를 풀고 활주로를 이륙하는 경전투기 특유의 스크램블 성능을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F-5G의 미래는 장밋빛으로 보였다.
    노드롭 사는 1980년 1월 1일부터 독자적으로 F-5G의 개발을 시작했고, 1981년부터 1호기 제작에 착수했다. 그러나 복병이 등장했다. 미 공군의 수출형전투기(IIF) 프로그램에 GD 사가 F-16에 J79 엔진을 탑재한 다운그레이드형 F-16/79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뜻하지 않은 복병과 함께 F-5G가 맞이하게 된 최대의 고비는 새로이 출범한 레이건 행정부가 대만에 무기수출을 중단한다는 결정이었다. 당시 대만은 F-5G 개발의 강력한 후원자이자 수요자였다. 따라서 이 결정으로 인해 노드롭 사는 F-5G의 판로가 막혀 버림과 동시에 개발비마저 모두 부담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이에 따라 노드롭 사는 해외수출에서 F-16/79와 동등하게 경쟁하기 위해 F-5G의 명칭 변경을 고려하게 된다. F-5G라는 명칭은 노드롭 사가 고성능을 감추고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한 명칭이었기 때문에 대만 판매가 좌절된 이상 F-5 명칭을 고집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하여 노드롭 사는 1982년 11월 일련번호 19번을 건너뛰고 F-20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미 공군으로부터 부여받고 본격적인 판매활동에 나선다.
    F-20은 시계 외(BVR) 교전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레이더를 AN/APG-67로 변경했다. 중거리 미사일로는 AIM-7F 스패로우를 2발 탑재하고, 정밀유도무기와 공대함 미사일 운용 능력까지 갖춰 중소국의 주력 전투기로 운용하는 데 손색이 없도록 했다.노드롭 사는 대만과 더불어 F-20 판매 대상국으로 한국을 주목했다.

    그러나 1984년 10월 10일 수원기지에서 실시한 데모비행에서 시제기가 추락했고, 파리에어쇼 예행 연습을 하던 시제 2호기마저 1985년에 추락해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 경전투기로 우수한 성능을 보였던 F-20은 정치적인 환경변화와 시험기체의 추락 등 연속적인 불운으로 결국 양산에 실패해 역사 속으로 사라진 비운의 전투기가 됐다.
    <임상민 국방기술품질원 공중전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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