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국방안보

軍 의전 행사

이주형

입력 2008. 10. 31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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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전(儀典)은 행사의 얼굴이다. 모든 이가 공감하는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행사를 진행함으로써 군의 사기진작 및 무형의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엄정한 군기와 패기, 강인함이 격식을 통해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 의전이기에 경직돼 보인다. 또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몰라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정한 형식과 규정을 따르고 있어 그 사실을 알고 나면 의전행사에 담긴 군 문화를 더욱 쉽게 이해하고 흥미있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조선 정조 때의 문장가 유한준)

    ▲의전서열
    서열은 현 직위 이외에도 전직·연령·특정행사와의 관련성 정도, 관계인사 상호 간의 관계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결정한다. 우리 군을 보면 전체적으로는 국방부장관이 서열 1위, 현역 군인으로서는 합참의장이 서열 1위가 된다.
    각군 참모총장은 계급과 부임일자에 관계없이 육·해·공군참모총장 순이다. 한미연합사령관은 각군 총장에 우선하며 합참의장 다음 순이다. 장성의 서열은 계급별·진급일자를 따른다. 계급과 진급일이 같을 경우에는 전 계급의 진급일을 고려하는 것이 특징. 이마저 같을 때는 최종적으로 군번 순서에 따른다. 다만 육·해·공군 간 서열은 동계급·동일자 진급일 경우 육·해·공군 순이다.
    4성 장군 바로 다음 순위는 차관이다. 병무청장과 방위사업청장이 그 뒤를 따른다. 3성 장군 중 최고 서열은 해병대사령관. 기무사령관과 각군 참모차장, 그 외 3성 장군이 차례대로 그 다음 서열을 이룬다.
    대령 이하의 현역 장교들은 현 계급에 따라 서열이 정해지며 같은 계급일 경우 역시 이전 계급 진급일과 군번 순에 의거한다.
    예비역 장성들은 예편 당시의 계급과 그 계급 진급일자·군번 순에 따라 서열을 결정하며 현역과 같이 있을 경우 현역이 서열에서 앞선다. 하지만 예비역 장성의 서열은 예우가 복잡하고 규정이 애매해 정확한 기준을 정하지 않고 예비역 장성석을 별도로 만들어 각종 행사에 초청한다.
    재미있는 것은 외국군 무관들의 서열은 국가와 군별 및 계급에 관계없이 국방부에 선임된 일자 순위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또한 상주 무관은 비상주 무관보다 서열의 우선권을 갖는다.
    ▲ 승용물(자동차·항공기·선박) 예절
    승용차에 탑승 시 운전기사가 있는 경우 뒤의 오른쪽이 상석, 왼쪽이 차석이다. 직접 운전할 경우면 운전석 옆좌석이 상석, 뒤의 오른쪽이 차석, 왼쪽이 말석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군에서의 예절도 이에 따른다.
    버스에서는 이와 다르다. 운전사 뒷좌석 창측이 상석인 것. 다만 이 자리의 좌석이 불편할 경우 빈좌석으로 둔다. 기차는 두 사람이 나란히 앉게 돼 있으면 창문쪽 좌석이 상석이다. 네 사람이 마주 앉게 돼 있는 좌석 구조에서는 기차 진행 방향쪽의 창가 좌석이 1석, 그 건너 창가가 2석, 1석 옆자리가 3석, 그 건너편 통로쪽 좌석이 4석이 된다.
    항공기는 어떨까? 민항기는 창쪽 자리가 상석이며 3∼4인용 좌석은 창쪽, 통로쪽, 가운데 순서로 상석이 된다. 군용기는 좌석의 선택권이 상급자에게 주어진다. 단순한 수송업무나 전술적 임무를 띤 항공기에서는 상급자가 일반적으로 맨 앞좌석에 앉는다. 비슷한 직위의 승객일 경우 문에서 가까운 쪽에 앉는 승객부터 내린다. 상급자 및 연장자가 마지막으로 타고 제일 먼저 내리는 것을 보면 문에 가까운 쪽이 상석인 셈이다.
    동반 가족이 있으면 달라진다. 귀빈 다음으로 다른 탑승객보다 먼저 탑승하며 내릴 때도 같은 순서인 것. 가족을 동반한 병사의 경우도 계급에 무관하게 우대를 받는다.
    군함 내에서는 긴급한 경우를 제외하고 보행 시 하급자가 상급자를 추월할 수 없다. 선상에서는 ‘갑판장의 신호’와 혼동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리 및 휘파람을 불지 않는 것도 예절이다. 육상에서나 함상에서 단정을 탈 때는 차량이나 항공기의 순서와 반대가 된다. 하급자가 먼저 오르고 상급자가 뒤에 탄다. 물론 내릴 때에는 그 역순이 된다.
    ▲ 좌석 배치
    일반적으로 오른편을 상석으로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관례다. 단상에서의 좌석 배치는 행사에 참가한 최상위자를 중앙으로 하고, 동부인했으면 단 위에서 아래를 향해 본부석 중앙 오른쪽에 최상위자를, 왼쪽에 부인을 각각 배치한다. 또 행사가 있을 경우 의식 주관부대장은 임석상관 바로 왼쪽에 배열하는 것이 원칙이다. 초청 인사가 사정에 의해 직접 참석하지 못하고 대리로 참석하면 초청자 직위로 대우한다.
    이·취임식 행사에서는 단상 왼쪽에 현역석과 취임자가, 오른쪽에는 내빈석과 이임자가 배치된다. 각종 회의 시 좌석 배치는 회의 규모와 장소에 따라 조금씩 변화된다. 참석 인원이 5~7명이면 원형으로, 9~10명 정도면 장방형으로, 12명 이상일 경우는 U자형으로 좌석을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예포의 예식 절차
    예포는 의식행사 시 그 수례 대상에 대해 경의를 표하기 위한 예식 절차다. 현충일과 국군의 날 행사 시. 예우표에 규정된 수례자격자의 환영·환송, 군사시설 공식 방문, 서거(逝去)와 장의식 때. 군단장급 이상 지휘관의 이·취임식 시 이임 지휘관에 대한 부대 경례 시. 장군 전역식 시 전역 장군에 대한 부대경례 시. 장관·참모총장의 특별한 지시가 있을 때 예포를 운용한다.
    예포는 각 관직에 따라 11발에서 21발까지 발사 수가 각기 다르다. 가장 많은 21발은 대통령 관련 행사 전용. 이때에는 국가 또는 대통령에 대한 경례곡(봉황)도 연주된다. 전직 대통령·대통령 당선자, 외국 원수 방문 시에도 21발이 발사된다. 1개 대대 편성이 기본.
    19발은 외국 부통령과 국회의장, 대법원장, 국무총리, 국방부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 합참의장과 각군 총장, 그 외 대장급 장성 행사 시의 몫이다. 이 외에 국회상임위원회 위원장과 국방차관·중장급 장성은 17발, 소장급 장성은 15발, 준장급 장성은 13발, 마지막으로 대리대사와 총영사는 11발을 발사할 수 있다. 예포 행사 시 현역 군인이 대상인 경우에는 예악으로 장성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것도 한 특징이다.

    이주형 기자 < jatak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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