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우리부대의역사관

<33>육군5사단 사이버 역사관

이주형

입력 2006. 08. 24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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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만남에서 좋지 않은 인상을 받았던 남녀라도 수십 차례 만나다 보면 알게 모르게 정이 든다. 그러다 결혼이라는 인연으로 이어지는 것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탐탁스럽지 못한 첫인상도 그러한데 자부심과 긍지를 한껏 북돋우는 존경의 대상을 자주 볼 수 있다면 더욱 기쁘고 감격스럽지 않을까. 더불어 애정과 자랑이 쏙쏙 늘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육군5사단의 사이버 역사관이 바로 그러한 존재다.

    1948년 4월 29일 창설된 사단의 58년 역사를 유비쿼터스 개념의 사이버 역사관에 담아 언제 어디서나 하루 몇 차례라도 관람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제작 기간만도 10개월이 걸렸을 만큼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사이버 역사관은 플래쉬와 3D 프로그램으로 제작, 실제 역사관 느낌을 그대로 자아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자료 수집에 걸린 시간만도 반년. 전국에 흩어져 있는 부대 관련 전적비, 사단의 발전사를 보여 주는 사진 1000여 장과 영상 30여 편이 모여 군은 물론 일반 사회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역사관으로 탄생했다.

    사이버 역사관은 제작 취지에 맞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쉽게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마우스 클릭만으로 전시실들을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으며 각 전시실에는 관람을 돕기 위한 설명문도 게시돼 있다.제작 비용도 거의 들지 않았을 뿐더러 컴퓨터만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든지 관람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수시로 자료를 업데이트할 수 있어 최신화한 역사관을 제공하고, 장병 부대역사 교육에도 사용할 수 있어 활용 가치가 높다는 것이 이용자들의 공통적인 소감이다.

    사이버 역사관은 총 6개실로 구성됐다. 1전시실은 ‘사단개관’으로 사단 마크를 비롯한 사단 정신과 슬로건·연혁·사단가, 현재 사단의 주요 직위자와 사령부 전경, 사단에서 추진하는 주요 업무 등이 담겨 있다.2전시실은 사단 발전사로 사단 관련 기념물을 비롯해 600여 장의 사진으로 관람하는 사단의 활동상, 역대 지휘관의 업적, 9회의 대통령 표창과 2회의 국무총리 표창 등 각 부처 요인들로부터 받은 부대 표창 등 58년간 사단이 걸어온 발자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3전시실은 6·25전쟁과 대침투작전시 사단의 활약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사단이 참여한 모든 전투에 대한 자세한 기록이 300여 장의 사진과 4편의 영상 자료로 뒷받침되고 있다.4전시실은 예하 부대, 5전시실은 부대 책임 지역인 연천·철원 지역을 소개하고 있으며, 영상기록실인 마지막 6전시실은 사단 관련 동영상들을 탑재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둘러볼 수 있게 잔잔한 클래식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삽입하는 등 관람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 깔려 있어 더욱 감동을 주고 있다.사이버 역사관을 관람한 박일균(23) 일병은 “그동안 자세히 알지 못한 사단의 치열했던 전사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사단과 관련된 전적비를 역사관에 가지 않고도 손쉽게 접하게 돼 기쁘다”며 “선배 전우들을 존경하고 부대에 대한 더 큰 자긍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공보장교 홍석철 중위-“직접적 방문없어도 역사 향기 짙어”

    “역사관에 전시된 자료에 대한 특별한 보존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자료가 훼손되지 않고 영구 보존이 가능하며,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용이한 것이 사이버 역사관입니다.”사이버 역사관의 제작을 담당한 공보장교 홍석철(25·학군43기) 중위는 장점을 일일이 나열하며 앞으로의 사이버 역사관의 활용과 전망에 대한 기대치를 높게 내비쳤다.홍중위가 가장 손꼽는 장점은 역시 직접적인 방문이 없더라도 역사관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인트라넷이 연결된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관람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버 역사관의 제작기간은 1년여. 각종 자료를 섭렵하고 탑재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어려운 만큼 보람도 많았다는 것이 홍중위의 소감이다.특히 1948년 사단이 창설될 당시의 부대 위치를 확인한 것을 비롯해 6·25전쟁 중 혁혁한 전공을 세워 승리에 기여했으나 그 공로가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전쟁 영웅의 발굴 등 가려져 있던 역사를 재발견할 때는 마치 땅속에 숨겨져 있던 유물을 발굴하는 역사학자의 느낌이었다고.

    앞으로 부대는 GOP와 격오지 등 인트라넷 여건이 불비하거나 속도가 느린 곳에는 사이버 역사관을 CD로 제작·배포하고 관람객이 많은 전망대와 백마고지 전적기념관에도 역사관을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사단을 홍보하겠다는 것이 홍중위의 생각. 그는 차후 건립이 예정돼 있는 새로운 부대 역사관도 사이버 역사관을 토대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주형 기자 < jatak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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