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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명사들은 2월에 많이 죽는다

입력 2006. 02. 10   00:00
업데이트 2013. 01. 05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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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니, 이렇게 추워서야 어떻게 살란 말이에요. 빨리 대책을 세워 줘요”하면 “음, 날이 밝으면 꼭 새 집을 지어 줄게.”
    옛날 히말라야 산 속에 살았다는 전설상의 새 한고조의 암컷과 수컷은 밤마다 싸움을 했다. 이 새는 깃털이 없고 집을 짓지 않아 추위에 굉장히 약하다. 그래서 밤에는 남의 집이나 땅 구멍 속에서 잠은 잔다. 그런데 밤이 돼 히말라야의 맹추위가 찾아오면 추위를 견디다 못해 암놈이 바가지를 긁는다는 것이다. 다음날 아침이 돼 햇빛이 나면 따뜻해지니까 추웠던 기억을 잊어버린 수놈은 또 놀면서 하루를 보낸다고 한다. 한마디로 가장 게으른 새인 것이다.
    사람들도 추위를 별나게 타는 사람이나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의 경우 대개 평소에 체력관리를 부실하게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한고조처럼 게으른 사람인 것이다.
    1월에는 워낙 날씨가 춥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미리 조심을 하고 신경을 쓰기 때문에 날씨로 인한 질병 발생이 많지 않다. 그러나 2월에 접어들면 추위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옛 속담에 ‘명사들은 2월에 많이 죽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대개 옛날 명사들은 고혈압 등 심혈관계 환자가 많았는데, 바로 2월에 고혈압 환자에게는 위험한 달이기에 이런 말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뇌출혈·심장병과 같은 순환기 계통의 질병은 2월의 기상 특성이라 할 수 있는 기온교차가 심할 경우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2월의 기온 변화를 보면 가장 높았던 최저 기온이 영하 20도였던 반면 가장 높았던 기온이 17도로 37도의 차이가 있다. 그런데 따뜻하다가 갑자기 추워지는 날씨에 반응하는 것도 건강한 사람과 고혈압이 있는 사람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는 추위에 노출될 때 피부의 온도가 내려가기 때문에 피부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열을 줄인다. 건강한 사람은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조절작용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혈압 환자는 이런 기능이 없어 추위에 노출될 경우 피부의 온도는 내려가지 않고 오히려 혈압이 올라가는 것이다. 따라서 뇌졸중이나 심장발작이 일어나기가 쉬운 것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생각과는 달리 몸이 따라주지 않기에 노약자들은 조심하는 것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고혈압 환자는 기온이 하강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은 바깥 출입을 가급적 안 하는 것이 좋다. 부득이 외출할 경우에는 적절한 방한복을 꼭 갖춰 입었으면 한다.

    <대령 반기성 공군73기상전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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