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함 6대 함장으로 취임했다. 함장은 해군의 가장 중요한 보직 중 하나인 동시에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영광이다. 이는 우리의 삼면 바다를 철통같이 방어해야 하는 최일선 지휘관으로서 한시도 주어진 임무를 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해군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는 전통적으로 함장에게 절대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육지와 다른 바다라는 특수한 환경과 함정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많은 승조원이 생활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혼란과 무질서를 방지하고, 또 유사시 함정의 생존성을 보장하기 위해 함장을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장은 승조원들에게는 권위적인 대상임과 동시에 존경의 대상이기도 하다.
반면에 함장이 져야 할 책임 또한 막중하다. 승조원 개개인의 신상에서부터 함정 구석구석의 장비 결함에 이르기까지 함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함장의 책임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함장은 매사에 건전한 판단과 신중히 행동해야 하고 함 승조원의 일거수일투족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다시 말해 함장이란 매순간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될 직책이며 함장에게 부여된 절대적 권한만큼 그에 뒤따르는 책임 또한 크다는 얘기다.
대청함은 기동 군수 지원함으로서 1급함이다. 1급함 함장을 해군에서는 흔히 ‘해상 지휘관의 꽃’이라고 한다. 이는 꽃이 지닌 화려함과 영광보다 타인에게 아름다움과 향기를 주는 희생과 봉사를 상징하는 말일 것이다.
역대 선배들이 그러하셨듯 함장으로서 나는 승조원에게 헌신하는 마음과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후배들에게는 군생활의 모든 경험과 지식·노하우를 가르쳐 주는 사랑의 자세로 꽃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국가가 나에게 부여한 막중한 권한과 책임에 부응해 인화·단결, 책임 완수, 지속적 전비 능력 향상이라는 지휘 방침으로 대청함에 주어진 어떠한 임무도 완벽히 수행해야 한다.
동시에 위로는 전대장·전단장, 나아가 작전사령관의 지휘 의도를 적극 받들고 아래로는 승조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함을 지휘·관리해야 하며 역대 함장들이 불철주야 이룩해 놓은 훌륭한 전통도 계승·발전시켜야 한다.
“바다를 지배하는 자 세계를 지배한다”고 했다. 오늘도 세계를, 바다를, 아니 우리 삼면의 바다를 지배하기 위해 다시 한번 함장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다짐한다.
〈대령 손차수 해군5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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