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최재형(崔在亨·1860∼1920) 선생이 일제에 체포돼 순국하기 직전까지 가족들과 함께 거주했던 러시아 연해주 지역의 가옥 두 채가 처음으로 발굴됐다.
이는 아홉 살 때 함경북도 경원에서 러시아로 이주, 자수성가한 입지전적 인물로서 국권 수호와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하다 순국한 최선생 연구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외국어대 사학과 반병률 교수는 14일 “러시아에 거주하는 최선생 가족들의 증언과 현지 박물관에 보관된 자료 고증 등을 통해 최선생이 거주했던 연해주 우수리스크 시의 옛 가옥 두 채를 찾아냈다”며 관련 사진까지 공개했다.
반교수는 “이번에 발굴한 가옥 두 채 중 우수리스크 시 볼로다르스코보 거리에 있는 가옥은 최선생이 1920년 4월5일 현지에 주둔한 일본군에 의해 체포되기 직전까지 살았던 집”이라고 밝혔다.
반교수는 또 “최선생 가족이 1918년 슬라방카에서 우수리스크 시로 이사한 후 처음으로 거주한 수하노바 거리의 또 다른 가옥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가옥 발굴에는 11명의 최선생 자녀 중 아홉째 딸 고(故) 최 류드밀라 페트로브나씨가 어린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2000년 그려 놓은 약도와 현재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는 막내딸 최 엘리자베타 페트로브나(102)씨 등의 증언이 큰 도움이 됐다.
반교수는 “이번에 발굴된 최선생의 가옥 주변에는 1910년대 한인 독립운동의 중심 기관이었던 고려족중앙총회·전로한족중앙총회·대한국민의회 등의 사무실이 있었고 1919년 3월17일 당시 만세 시위운동이 전개됐던 중요한 장소”라며 “최선생 연구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보훈처는 이번에 발굴된 최선생과 가족들이 거주했던 가옥 세 채에 대한 철저한 고증을 거쳐 가옥을 매입, 해외 독립운동 사적지로 보존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선생은 러일전쟁 이후 일제의 한국 식민화 정책이 본격화되자 1908년 이범윤·이위종·안중근과 함께 동의회를 조직, 의병 부대의 무장 투쟁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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