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양해군을 지향하는 대한민국 해군의 기함(旗艦·flagship)입니다.”
해군 1함대 장병들은 고구려의 웅혼한 기상을 호흡케 하는 광개토대왕함(함장 최호진 대령)을 가리켜 해군 최고의 함정이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광개토대왕함이 1함대의 기함임은 물론 우리 해군의 기함임을 가장 먼저 강조한다.
장병들은 광개토대왕함을 두고 해군의 주력, 최고의 함정이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을지문덕함·양만춘함과 같은 동급(3800t급)의 함정을 의식하기 때문이 아니다. 역사상 위대한 업적을 많이 남긴 광개토대왕을 함의 이름으로 한 데서 알 수 있듯이 광개토대왕함은 해군과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함정. 광개토대왕함이 해군의 기함인 것은 해군의 숙원인 `대양함대'를 현실화하는 최초의 국산 구축함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대양해군으로 나아가는 대한민국 해군을 선도(leading)하는 첫 번째 함정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광개토대왕함은 해군과 대우조선의 우수한 기술, 조함(造艦)능력의 개가이다. 1994년 3월에 건조하기 시작, 1996년 10월28일 대우중공업 옥포조선소에서 진수된 후 1998년 7월27일 취역한 이래 세계 어느 나라의 수상전투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규모면에서 현재 해군의 주력 함정인 울산급 호위함(1500t급)의 2배인 길이 135m의 3800t급 구축함이다. 18노트(최대 속도는 30노트)로 최대 4500마일 항해 가능하며 30일 동안 단독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일본의 최신예 이지스함에도 탑재된 오토메라라 5인치 함포는 분당 43발을 사격할 수 있는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며 시-스패로 미사일과 30㎜ 대공화기 골키퍼·MK-46어뢰 등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슈퍼링스 헬기 2대를 동시 함재할 수 있고 주요 탐지장비로 대공레이더·대함레이더·사격통제 레이더·표적추적 레이더·전자전장비·음탐기·예인음탐기 등을 탑재하고 있다. 현대전에서의 대공·대함·대잠작전 등 입체적인 작전 수행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해군 내에서 각종 교육성적 및 실무능력이 우수한 장교와 부사관이 우선적으로 승함하는 것은 광개토대왕함이 잘 드러내지 않는 `엘리트'적인 요소. 1998년 국제 관함식에 참가해 당당한 위용을 과시한 것을 시작으로 1998년 한·일 수색 및 구조훈련, 1999년 독수리연습, 2000년 해군사관학교 순항훈련에 참가해 뛰어난 함정 운용력과 작전 역량을 발휘하기도 했다.
특히 1999년 6월 전력화 전개 후 20여 차례에 걸쳐 북방한계선(NLL)과 작전인가해역을 침범하는 북한군을 퇴거 조치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동안 해군작전사 포술우수함·전투준비태세 우수함으로 표창을 수상했다.
광개토대왕함 부장 박상옥(朴相玉·해사40기)중령(진)은 광개토대왕함의 취역에 힘입어 우리 해군은 과거 미국에서 도입한 구축함인 광주함·강원함을 2000년 12월 퇴역시키고 우리 국산 함정만으로 900마일 영해 경계를 전담하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설명한다.
특히 그는 “향후 대양해군으로서 우리 해군전력의 중심은 차기구축함 사업인 KDX-2·KDX-3 사업에 의해 탄생할 문무대왕함급(4800t급) 구축함, 7000t급의 이지스함이 될 것”이라며 “광개토대왕함은 조국 영해 수호 임무를 다하는 가운데 대양해군으로의 출발점이자 초석으로서의 맡은 바 역할과 사명을 다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인호 기자 idmz@dapis.go.kr〉
신인호 기자 idmz@dapis.g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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