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나토, 러시아 3차 세계대전 가능성에 대비 서둘러

수년 내 회원국 침공 시나리오 솔솔 독일·발트3국 등 구체적 계획 추진 국방비 늘리고 민간인 안전대책 수립 3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에서 열린 외무장관 회의에서 양해각서 서명 후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이 러시아의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수년 내에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침공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전면적으로 침공하는 세계대전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고, 사이버테러·정보전 등 ‘하이브리드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유럽연합(EU) 방위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9월 “6~8년 이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대결 준비를 끝낼 것이라는 게 회원국 국방 각료와 나토 사령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도발 시나리오를 가정한 구체적인 작전 계획도 마련됐다. 서유럽과 러시아의 길목에 위치한 독일은 전쟁 상황 발생 시 동유럽 방향으로 이송될 수십만 명의 나토 회원국 병사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한 러시아의 공격에서 주요 시설물을 방어할 전략도 짰다는 것이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의 보도 내용이다. ‘독일 작전 계획’으로 명명된 이 전략 문서 초안은 1000 페이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국가들의 대비 움직임은 더 두드러진다. 러시아 및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댄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 3국은 지난 1월 국경 방어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국경 방어 진지를 강화하고, 군수품 공급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리투아니아는 러시아 탱크 등의 진입을 막기 위해 국경에 콘크리트 블록 등 대전차 방어시설을 설치하기도 했다. 에스토니아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3.4% 수준인 국방비를 2026년까지 3.7%로 올릴 계획이고, 리투아니아는 국방비를 장기적으로 4%까지 증액해 대공 시스템을 확장할 계획이다. 폴란드는 2025년까지 GDP의 5%를 군사비로 지출할 방침이다. 민간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계획들도 마련되고 있다. 라트비아는 5000개에 달하는 지하 건물을 공습 상황에서 대피소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스웨덴은 지난달 전시 상황에서 국민이 안전을 지키기 위해 준수해야 할 원칙 등을 담은 안내서를 발간했다. 러시아의 도발에 대한 대비가 동유럽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서유럽 국가들도 방어 계획 마련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영국은 국방비 지출을 GDP의 2.5%로 늘리겠다고 천명했고, 프랑스와 독일은 올해 국방비를 나토 목표치인 2%까지 늘릴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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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유리한 휴전시 북·중·이란 위협 증가할 것”

뤼터 나토 사무총장, 후폭풍 경고 북 미사일, 美 직면할 대표 사례 꼽아 미국이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마무리할 경우 북한과 중국, 이란의 위협 증가라는 후폭풍을 부를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적대국의 결속력 강화는 결국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뤼터 사무총장은 북한이 러시아의 미사일 기술을 전수할 경우 미국이 직면할 안보 위협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그는 “북한의 미사일은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미국 본토에도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을 비교한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 상황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세심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이 대만을 위협하는 속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지배하는 식으로 휴전 협상이 이뤄지는 것은 좋지 않은 선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뤼터 총장은 “우크라이나에 불리하게 협상이 타결되면 김정은과 러시아 지도자, 시진핑과 이란 지도자가 하이파이브할 것”이라며 “그런 사태를 부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도 심각한 안보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뤼터 총장은 지난달 22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면담했을 때도 이 같은 취지를 설명한 뒤 우크라이나에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지도록 설득했다고 소개했다. 우크라이나가 휴전을 원할 경우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이 진행될 수 있도록 일단 군사적 지원을 이어 나가자는 것이다. 뤼터 총장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요청한 나토 가입 초청 문제를 두고 현재 회원국 간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는 러시아의 재벌 콘스탄틴 말로페예프는 이날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종결 제안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