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자연에서 비롯된 존재 사물은 인간의 도구일 뿐인가

입력 2024. 05. 21   16:34
업데이트 2024. 05. 21   16:36
0 댓글

전시 ‘사물은 어떤 꿈을 꾸는가’ 
설치·조각·영상·사진 등 다양
재료 연구·사물 역사 넘나들며
‘사물=물건·상품’ 고정관념 깨고
세계 함께 만드는 존재로 인식

 

우주+림희영 작 ‘Song From Plastic’
우주+림희영 작 ‘Song From Plastic’

 


‘사물’과 ‘인간’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전시 ‘사물은 어떤 꿈을 꾸는가’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9월 18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사물을 인간의 도구가 아닌 세계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존재로 바라보고, 사물과 인간이 함께 만드는 대안적 시나리오를 제안한다.

전시에서는 ‘사물의 세계’ ‘보이지 않는 관계’ ‘어떤 미래’ 등 3개의 소주제 아래 국내외 작가 및 디자이너 15명(팀)의 작품 60여 점을 선보인다.

설치, 조각, 영상, 사진으로 구성된 전시는 물질과 재료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부터 특정 사물의 역사와 생물학을 넘나들며 사물에 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달한다.

‘사물의 세계’에서는 사물을 물건이나 상품으로 동일시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해줄 작품들을 소개한다. 네덜란드 디자인스튜디오 드리프트(DRIFT)의 프로젝트 ‘머티리얼리즘’과 이장섭의 프로젝트 ‘보텍스’는 사물이 자연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사물을 해체하거나 만들어 나가는 과정으로 보여준다. 사물을 다른 차원으로 뒤바꿔 관람객의 사고를 전환시키는 작품도 있다. 우주+림희영의 ‘Song From Plastic’은 쓰레기를 디스크로 만들어 소리로 재생시키고, 김도영의 ‘80g’ 연작은 건축 자재를 사진으로 인화해 본래 재질, 무게, 부피감 등을 잃은 이미지로 사물을 재해석한다.

 

 

드리프트 작 ‘AK-47과 총알’
드리프트 작 ‘AK-47과 총알’

 

루시 맥레이 작 ‘고독한 생존 보트 34.0549°N, 118.2426°’
루시 맥레이 작 ‘고독한 생존 보트 34.0549°N, 118.2426°’



‘보이지 않는 관계’에서는 얽히고설킨 사물과 인간의 관계를 자연, 기술, 경제, 과학의 영역에서 탐구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탈리아 디자인 듀오 포르마판타스마(Formafantasma)의 ‘캄비오’는 나무가 자연에서 인간 세계로 넘어온 역사를, 아르헨티나 출신 미디어 작가 미카 로텐버그(Mika Rottenberg)의 ‘코스믹 제너레이터’는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인간도 사물처럼 옮겨 다닐 수밖에 없는 상품임을 사변적인 필름으로 전달한다. 

‘어떤 미래’에서는 이제껏 물건(object)으로 간주했던 사물의 개념을 가능성을 지닌 어떤 것(thing)으로 확장해 본다. 호주 출신 디자이너 루시 맥레이(Lucy Mcrae)는 사물과 인간의 경계가 무너진 미래 사회 트랜스 휴먼을 상상한 설치와 영상 작품으로, 영국 디자인 듀오 슈퍼플럭스(Superflux)는 대안적인 기술이 장착된 기계장치가 등장하는 사변 필름 ‘교차점’을 통해 과거와 미래가 뒤섞인 낯선 시공간을 만든다. 잭슨홍의 신작 ‘러다이트 운동회’는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대형 볼 게임이다.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를 교차시킨 게임장에서 사물과 인간이 함께 매번 새로운 장면을 연출한다.

전시장 출구와 연결된 공용공간에서는 전시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작가의 인터뷰, 전시 주제와 맞닿아 있는 철학 및 문학 분야의 서적, 해외 작가 도록 등도 볼 수 있다.

송시연 기자/사진=국립현대미술관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