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 망설임은 없었다

입력 2024. 05. 09   16:52
업데이트 2024. 05. 1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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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에 빠진 국민 위한 '국민의 군'이 있었다


위기에 빠진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며 ‘국민의 군’을 실천한 육·해군 각급 부대 장병들의 사연이 잇따라 전해졌다. 이들은 근무·출근·외박 등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적극적으로 인명구조 활동에 나서 귀감이 되고 있다. 


육군수도방위사령부 동원참모처 맹기홍 소령. 
육군수도방위사령부 동원참모처 맹기홍 소령. 


육군수도방위사령부 맹기홍 소령 

투신 자살시도 여성 구해

아파트 14층 베란다에서 투신하려는 여성을 구조한 육군 장교가 화제다. 주인공은 육군수도방위사령부 동원참모처 맹기홍 소령. 

맹 소령은 지난 3월 30일 아내와 함께 시장에 가려고 길을 나서던 중 도와달라는 동네 주민의 다급한 목소리를 들었다. 상황을 확인하다가 아파트 14층 창가에 사람이 앉아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즉시 옆에 있던 배우자에게 119에 신고하라고 한 뒤 아파트 안으로 급히 달려갔다.

현관 출입문은 열려 있었고, 어머니로 보이는 사람이 울면서 맹 소령에게 여성이 있는 쪽을 가리키며 도움을 청했다. 작은방 베란다로 가 보니 한 여성이 창문 옆 외벽 에어컨 실외기 앵글에 앉아 뛰어내리려고 시도하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가까이 다가간 맹 소령은 대화를 시도하며 여성을 진정시켰다. 이후 여성이 조금 진정됐다고 판단했을 때 바로 창문을 열어 그의 손을 잡고 구조대를 기다렸다. 이어 현장에 소방관이 도착해 여성을 구조했고, 울고 있는 여성이 안정된 것을 확인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 같은 사실은 맹 소령과 함께 여성을 구조했던 119안전센터 소방대원이 국민신문고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맹 소령은 “베란다 창문에 앉아 있는 주민을 발견한 순간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며 “군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


교통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사고자를 대피시킨 육군탄약지원사령부 8탄약창 전진현(왼쪽) 하사와 염철훈 상병. 부대제공
교통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사고자를 대피시킨 육군탄약지원사령부 8탄약창 전진현(왼쪽) 하사와 염철훈 상병. 부대제공


육군탄약사 전진현 하사·염철훈 상병 
교통사고 현장서 운전자 대피시켜

육군탄약지원사령부 8탄약창 전진현 하사와 염철훈 상병이 탄약 호송작전 중 교통사고 현장을 식별하고 사고자를 대피시키는 등 2차 사고 예방에 기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3월 28일 충북 영동군 일대에서 탄약 호송작전을 위해 인접부대로 이동하던 중 교통사고 현장을 마주했다. 반대 차선에서 오던 차량 한 대가 갑자기 미끄러지며 중앙분리대와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것이다.

운전자가 내리지 않자 이들은 호송작전을 중지하고 갓길에 정차한 뒤 바로 경찰과 119에 신고했다. 이후 운전자와 동승자를 안전하게 대피시킨 뒤 도착한 경찰에게 현장을 인계하고, 탄약 호송작전을 이어갔다.

전 하사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군인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다”며 “앞으로도 군인으로서 맡은 바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식을 잃고 바다에 빠진 남성을 구조한 육군23경비여단 군수지원대대 이재형(왼쪽)·송창민 기사. 부대제공
의식을 잃고 바다에 빠진 남성을 구조한 육군23경비여단 군수지원대대 이재형(왼쪽)·송창민 기사. 부대제공


육군23경비여단 송창민·이재형 기사 
물에 빠진 남성 심폐소생술로 구조

바다에 빠진 시민을 구조한 사연도 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육군23경비여단 군수지원대대 송창민·이재형 기사. 

이들은 지난달 12일 밤 10시30분쯤 강원도 동해시 북평동 소재 추암해변에서 의식을 잃고 바다에 떠 있던 남성 한 명을 발견했다.

두 기사는 곧바로 소방 당국에 신고하고 바다에 뛰어들어 남성을 구조했다. 당시 남성은 의식이 없었고, 맥박과 호흡도 불안정했다. 이에 송 기사와 이 기사는 119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번갈아 가며 심폐소생술(CPR)을 시도했다.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무렵 멈춰 있던 남성의 의식과 호흡, 맥박이 회복됐다. 남성은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 기사는 “군에 소속된 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어 정말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기와 시설업무 담당으로, 24시간 즉각 출동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는 등 평소 남다른 사명감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임무를 수행해 오고 있다.


식사를 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구조한 해군특수전전단 특수선박대 성치덕 원사. 부대 제공
식사를 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구조한 해군특수전전단 특수선박대 성치덕 원사. 부대 제공


해군특수전전단 성치덕 원사
의식 잃고 쓰러진 시민 응급처치

음식점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시민을 구한 해군특수전전단 특수선박대 소속 성치덕 원사의 선행 소식도 국민을 위한 군의 표본이 되고 있다. 성 원사는 지난달 19일 경남 밀양시에 위치한 한 고깃집에서 식사를 하던 중 옆 테이블에서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쓰러진 여성을 발견했다.

성 원사는 즉시 환자의 의식을 확인했으나 여성의 눈에 초점이 없고 몸이 굳어 가자 긴급상황임을 직감했다. 성 원사는 의식 회복을 돕기 위해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의식이 돌아오지 않자 평소 군에서 교육받은 대로 CPR을 했다. CPR을 7~8회 실시한 뒤 환자의 호흡이 돌아오는 것을 확인한 성 원사는 119구급대가 도착하기까지 약 10분간 현장을 지키며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했다.

성 원사는 “평소 교육받은 내용이 이렇게 급박한 상황에서 활용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해군으로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앞장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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