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복원한 참전 모습에…아흔 넘은 영웅 ‘함박웃음’

입력 2024. 05. 03   17:36
업데이트 2024. 05. 0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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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가평전투서 중공군 물리친
캐나다군 참전용사 크라이슬러 옹
청와대 개방 2주년 특별전 ‘첫 관람객’
73년 전 자신의 모습 확인한 뒤 
“이렇게 잘생기지 않았다” 농담도

 

지난달 29일 청와대 개방 2주년 특별전 ‘정상의 악수, 자유의 약속: 정상으로 모십니다’의 1호 관람객이 된 캐나다 참전용사 윌리엄 크라이슬러(94) 옹이 캐나다 토론토대 재학 중에 입대한 국방부 의장대대 이승민(22) 일병과 자신의 20대 시절을 AI로 구현한 영상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조선일보 제공
지난달 29일 청와대 개방 2주년 특별전 ‘정상의 악수, 자유의 약속: 정상으로 모십니다’의 1호 관람객이 된 캐나다 참전용사 윌리엄 크라이슬러(94) 옹이 캐나다 토론토대 재학 중에 입대한 국방부 의장대대 이승민(22) 일병과 자신의 20대 시절을 AI로 구현한 영상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조선일보 제공



1951년 4월 6·25전쟁 가평전투에서 5배에 달하는 중공군을 물리친 캐나다군 참전용사 윌리엄 크라이슬러(94) 옹이 청와대를 방문,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크라이슬러 옹은 지난달 29일 청와대 개방 2주년을 기념해 열린 ‘정상의 악수, 자유의 약속: 정상으로 모십니다’ 특별전을 관람했다.

가평전투 73주년을 맞아 국가보훈부가 진행한 영연방(영국·캐나다·뉴질랜드·호주) 4개국 참전용사·유가족 재방한 행사에 참여한 크라이슬러 옹은 전투 직후 다친 전우를 부축하면서 이동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담겨 더욱 유명해졌다.

크라이슬러 옹은 5월 1일 민간에 공개된 특별전을 가장 먼저 관람한 ‘1호 관람객’의 영예를 안았다. 휠체어를 탄 채 특별전을 둘러본 크라이슬러 옹은 인공지능(AI) 복원 기술로 구현한 73년 전 자신의 모습을 확인한 뒤 “나는 이렇게 잘생기지 않았다”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그가 참전한 가평전투는 1951년 4월 23~25일 영연방군 27여단 장병 2000여 명이 1만여 명에 달하는 중공군과 격전을 치른 끝에 승리를 거둔 전투다. 국군과 유엔군은 가평전투 승리를 발판으로 새로운 방어진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크라이슬러 옹을 비롯해 고(故) 랠프 퍼켓 주니어 대령(미국), 고 에두아드 율리우스 엥버링크 원사(네덜란드) 등 유엔군 참전용사의 옛 모습이 AI 기술로 복원됐다. 이들은 가상 외교관 ‘청마루’와 대담을 하며 생면부지의 땅인 대한민국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해 몸을 던졌던 과거를 후대에 전하고 있다.

이날 크라이슬러 옹의 휠체어는 국방부근무지원단 의장대대 소속 현역 병사인 이승민 일병이 밀어 의미를 더했다. 캐나다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토론토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 일병은 크라이슬러 옹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크라이슬러 옹 역시 자신처럼 자유를 위해 싸울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길 바란다는 덕담을 건냈다.

크라이슬러 옹을 비롯한 영연방 참전용사·유가족들은 판문점 방문, 가평·임진강전투 기념식, 유엔기념공원 참배, 보훈부 장관 주관 만찬 등 우리 정부와 군이 준비한 각종 보훈 행사에 참석해 눈부신 발전을 이룬 대한민국의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

맹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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