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전 빼앗긴 이들에게도 봄이 올까?…이것은 인간의 이야기가 아니다

입력 2024. 05. 03   17:37
업데이트 2024. 05. 06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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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개봉 다큐멘터리 ‘생츄어리’
산업화·도시화 속 야생동물 생존
그리고 구조센터 사람들의 이야기

 

‘생츄어리’ 포스터.
‘생츄어리’ 포스터.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야생동물과 그들을 위한 보호 시설 ‘생츄어리’를 만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생츄어리’가 오는 6월 극장가를 찾는다. 

‘생츄어리’는 고도로 산업화·도시화된 오늘날, 인간들의 난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야생동물의 현실을 보여준다. 동시에 동물원 소속 수의사, 사육 곰을 위하는 동물복지 활동가, 야생동물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야생동물구조센터 소속 재활사와 수의사 등 여러 사람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야생동물을 위해서 생츄어리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담고 있다.

전작인 ‘동물, 원’을 통해 동물원의 역할과 의미에 질문을 던지며 인간과 비인간 동물의 공존 방법을 모색해 평단과 관객에게 두루 호평받은 왕민철 감독이 연출했다. ‘생츄어리’는 2022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서 상영하며 처음으로 관객들과 만났으며, 그 후로도 서울동물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에서 활발히 상영됐다. 특히 2023년 서울국제환경영화제에서는 우수상과 관객심사단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증명했으며, 그 후로도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됐다.

부산국제영화제 강소원 프로그래머는 “헌신적이며 사려 깊고 신뢰감을 주는 이 인물들에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시선을 보면 카메라에도 인격이 있다고 믿게 된다”며 호평을 남겼다. 또한, 서울동물영화제 진원석 프로그래머는 “인간의 영역이 자연을 침범하고, 이에 따라 하나둘씩 상처를 입고 사라져가는 야생동물을 보면서, 생명체로서의 존엄성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묻게 만든다”라며 영화가 던지는 철학적인 질문에 집중했다.

이외에도, 2023서울국제환경영화제 프로그램 노트에서 “감독은 동물원의 사육사, 수의사, 구조대원 등 다양한 인물들의 활동을 생동감 있게 포착하면서 동물권을 둘러싼 여러 이슈를 다각도로 조망한다”고 평가받았다.

최근 공개된 ‘생츄어리’ 1차 포스터는 나무가 우거진 숲속에 곰, 너구리, 여우 등의 동물들이 자리하고 있는 이미지가 주를 이룬다. 마치 수채화처럼 표현된 모습은 서정적인 느낌을 주며 포스터 속 동물들의 사연을 알고 싶게 만든다. 또한, 포스터 상단에는 오래된 건물의 지붕과 같은 실루엣이 위치해 있어, 마치 ‘집’이나 ‘보금자리’와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이어 ‘인간의 시대 야생동물의 자리’라는 카피 문구는 포스터의 이미지와 함께 어우러져 야생동물들이 현재 위치해 있는 그림 속 배경이 어디일까 하는 의문을 갖게 만든다.

또, 포스터 최상단에는 영화 제목인 ‘생츄어리’라는 글자가 적혀 있고, 그 바로 아래에는 ‘범돌, 범순, 반순, 클라라, 김서방, 킹, 콩’이라는 등장 동물들의 이름이 나열돼 있는데, 사람보다 동물의 이름이 먼저 나오는 크레딧을 통해 이 영화가 동물들이 주인공인 영화임을 짐작하게 한다.

우리가 지금 야생동물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는 다큐멘터리 영화 ‘생츄어리’는 오는 6월 12일 개봉된다.

김민정 기자/사진=시네마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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