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급장교들이 짓는 미래 해군 국제협력의 다리

입력 2024. 05. 02   15:34
업데이트 2024. 05. 0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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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잠수함사령부 윤봉길함 오병관 대위
해군잠수함사령부 윤봉길함 오병관 대위

 


오늘날 국가 간의 국제협력은 단순한 외교적 관례를 넘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군사 분야에서도 국경을 넘어선 복잡한 문제를 개별 국가들이 독립적으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어 국제협력을 통해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고 우방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국제협력의 일환으로 우리 군도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해군의 경우 정례적으로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WPNS)에 참여해 서태평양 지역 국가 해군과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WPNS는 1988년에 설립된 해군 간 다자회의체다. 참가국들은 각국 현안을 공유하는 것부터 해상에서의 원활한 협력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변화하는 상황과 전력에 부합하는 규정·제도를 정비하고, 새롭게 당면한 문제들에 공동 대응방안을 정립하는 등 국제협력을 증진하고 있다. 동시에 참가국 간 인적 교류도 추진하고 있는데, 지난해엔 중사 계층이 참여한 차세대 리더 교류 프로그램과 19개국의 해군 주임원사가 모인 고급 부사관 워킹그룹이 개최된 바 있다.

그중에서 올해 3월 열린 초급장교 교류 프로그램(JOIP)에 동참했다. 호주에서 열린 2024년 JOIP에는 총 25개국 37명의 장교가 함께했다.

참가자 모두 일주일간 동고동락하며 소속 부대와 본인의 임무, 각국 해군이 국제사회에서 맡고 있는 역할 등에 관해 소통하며 국제협력의 공감대를 이루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간접 체험했다. 또한 해상에서의 각종 경험 공유로 전술?전략적 사고를 발전시키는 기회를 가졌다.

각국 해군의 조직문화, 초급장교로서의 애로사항, 인력 운용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국제협력에 필요한 문화적 감수성을 배양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각국 장교들은 태어나고 자라 온 환경, 문화, 나이, 생김새 모두 다르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가 같은 지향점을 향해 협력해 나가는 동반자이며 파트너임을 상호 다짐했다.

손자는 “백전백승은 최선이 아니고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막강한 힘은 갖고 있되 싸우지 않고도 승리할 수 있다면 그 길이 효율적이다.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다자간 협력체계 구축은 해양에서의 갈등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최고의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JOIP에서 향후 군 생활을 같이할 36명의 훌륭한 외국군 장교를 얻었고, 이들을 군 생활을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부여로 삼게 됐다. 해군 차원에서는 미래 협력 확대를 위한 중요한 초석 중 하나를 세웠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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