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의 법칙

입력 2024. 03. 27   14:28
업데이트 2024. 03. 27   14:54
0 댓글
심준학 육군대학 전략학처 전문군무경력관 가군
심준학 육군대학 전략학처 전문군무경력관 가군



일본의 물고기 중에 ‘코이’라는 관상어는 아주 특이한 점이 있다. 이를 작은 어항에다 기르면 5~8㎝밖에 자라지 않지만 커다란 수족관이나 연못에 기르면 15~25㎝까지 자라고, 큰 강물에 방류하면 90~120㎝까지 성장한다고 한다. 이를 두고 ‘코이의 법칙’이라고 한다. 이를 ‘인간의 생각 관점’에 적용하면 개인의 ‘생각의 폭과 깊이’에 따라 ‘엄청난 차이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군인의 폭넓고 다양한 생각과 관점은 지금 우리가 처한 북한의 위협을 압도하고, 더 나아가 미래 전장을 주도할 수 있는 군인과 군대로 거듭나게 할 수 있다. 더욱이 위기(危機)를 관리하는 군인은 작은 어항이 아닌 강과 같이 큰 생각 폭을 형성하기 위해 ‘가치가 있는 생각과 경험’을 축적해야만 할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육군대학은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고 토의하는 문화를 형성해 생각의 폭을 넓히고, 또 직·간접적인 경험을 쌓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전략문화에 관해 다음과 같은 3가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첫째, ‘창의·비판적 사고’를 견지해야 한다. 이는 기존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상황에 맞게 의견을 제시하는 능력이고, 다양한 관점에서 현상을 분석·평가할 수 있는 능동적인 사고다. 이는 단기간에 습득되는 게 아니라 주변 사람과 대화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득되는 것이다.

둘째, ‘생각의 폭을 넓히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생각의 폭을 넓히는 기법은 만다라트 기법, 마인드맵 등 수많은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는 사고하는 기법일 뿐이다. 생각의 폭은 개인의 지식과 경험수준, 언어수준에 따라 넓어지는 경향이 있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말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많이 읽어 아는 게 많아지면 세상을 보는 관점이 넓어지고, 여기에 수많은 직·간접 경험이 더해진다면 그 범위는 더욱 확장될 것이다.

셋째, ‘집단지성으로 생각의 확장성’을 배가해야 한다. 개인의 능력과 경험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모든 구성원의 집단지성으로 생각의 폭을 확장해 복잡한 전략 및 작전환경 속에서 최적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이처럼 생각하는 문화가 하나둘 늘어나 군 전반의 전략문화로 형성되게끔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강처럼 크게 확장된 생각은 우리 손으로 한반도가 위기 상황을 극복하게 하는 결과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군인의 폭넓은 생각과 경험은 열악한 전장 환경에서 승리할 수 있는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관상어 코이가 큰 강물에서 더 크게 자라듯 군인의 생각과 경험을 크게 확장해 그 속에서 더 강한 군인, 더 강력한 육군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