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방기술학회 공동 기획 최신 국방과학 연구동향] 기상조건 무관 전천후 영상…탐지·감시·정찰 ‘혁신’

입력 2022. 03. 11   17:10
업데이트 2022. 03. 1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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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방기술학회 공동 기획 최신 국방과학 연구동향
드론 SAR 시스템

표적 반사 마이크로파 신호 기반
고효율 소자기술 발전에 힘입어
소형화되며 개인 휴대 가능
신속 제작·운용 기동작전 기여
소형 위성 등 우주영역으로 확장

 

미래에는 지상과 우주의 정찰 감시망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여기서 수집된 방대한 정보를 통해 인공지능이 최적의 대응작전을 수립하는 게 보편화할 것인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사진은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도시지역 훈련장에서 운용요원이 드론마일즈에 대한 전투실험을 진행하는 모습.  조종원 기자
미래에는 지상과 우주의 정찰 감시망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여기서 수집된 방대한 정보를 통해 인공지능이 최적의 대응작전을 수립하는 게 보편화할 것인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사진은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KCTC) 도시지역 훈련장에서 운용요원이 드론마일즈에 대한 전투실험을 진행하는 모습. 조종원 기자

지뢰 탐지 및 건물 투과용 영상 레이다 정찰 드론 부대의 작전 수행도.  사진=DARPA
지뢰 탐지 및 건물 투과용 영상 레이다 정찰 드론 부대의 작전 수행도. 사진=DARPA

우크라이나에서 운용하는 무인 정찰 드론 PD-2. 
 필자 제공
우크라이나에서 운용하는 무인 정찰 드론 PD-2. 필자 제공

최근 발생한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상대적으로 전력이 열세인 전황에서도 효과적인 대응 전술로 저항하는 우크라이나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소형 무인기가 이동하는 표적을 효과적으로 추적하고 파괴하는 전술은 적에 대한 지속적 관측 정보에 의지하는데, 최근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적의 야간 동향 관측이 절실하다며 SAR 영상 정보 제공을 대한민국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합성개구레이다’라고도 불리는 SAR(Synthetic Aperture Radar)은 표적에서 반사된 마이크로파 신호를 기반으로 기상조건과 무관하게 전천후 영상 획득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광학 영상에 비해 해상도가 낮아 실시간 표적 탐지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 소형 위성도 서브미터급 고해상도 영상을 확보할 정도로 발전해 광학 영상을 보완 또는 대체할 수 있는 정찰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밤이나 비구름 등의 기상조건과 무관하게 상시 정찰이 가능해 실시간 정보가 절실한 현대전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활약 중인 공격용 무인기도 야간 임무를 위해서는 SAR 영상 정보에 의지하게 된다. 신문 지상에서 흔히 보는 광학 영상과 달리 SAR 영상이 잘 공개되지 않는 이유도 철저하게 안보 분야에서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전력 소모로 인해 SAR은 인공위성이나 항공기 등 대형 시스템에만 적용됐지만, 최근 고효율 소자기술의 발전으로 소형 무인기나 드론에 탑재 가능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수 ㎏의 상업용 초소형 SAR 시스템이 출시되고 있으며 하드웨어 가속화 알고리즘을 이용해 실시간 정밀 레이다 영상 획득이 가능해지고 있다.

특히 소형 드론이 테러에 이용되면서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드론 탑재형 SAR 시스템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드론 SAR 시스템은 작고 가벼워 개인 병사 휴대가 가능하며 산악 지형이나 건물 주변 등에 대한 정찰 활동을 지원할 수 있다. 특히 전자파 투과 특성을 활용해 건물 투과 영상이나 지뢰 등 지하 매설물 탐지작전에 적용될 수 있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고도의 전자전으로 발전하는 4차 산업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작전 수행을 지원할 수 있어서다. 기존 항공기·위성 SAR 시스템이 사단급 이상의 작전 수행을 지원한다면 초소형 드론 SAR 시스템은 분대 단위의 작전 수행에 필요한 정보를 독립적으로 확보할 자원이 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지뢰 탐지 분야는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지표투과레이다(GPR) 시스템과 SAR 영상 기술을 혼합한 탑재체를 드론에 장착해 안전하고 신속하게 드론을 탐지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드론과 연관된 군수산업은 2019년 이미 3억5000만 달러를 넘어섰으며 2027년까지 연평균 34%씩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개인이 휴대할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드론 SAR 시스템은 지뢰 탐지나 표적·대인정찰 등에 적용돼 기동성 있는 작전 수행에 기여할 것이다. 터키는 2019년 ‘송가르(Songar)’라는 공격형 드론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런 공격용 드론의 야간작전 수행에서 SAR 탑재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미국·독일·프랑스·영국도 고성능 군용 드론 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위성이나 항공기는 일정한 고도·속도를 유지할 수 있지만 로터(Rotor)를 이용하는 초소형 드론은 바람에 의한 공기저항과 로터 회전에 의한 진동에 취약한데 이는 SAR 영상의 품질 저하를 유발한다. 또한 신속한 임무 수행을 위해서는 로터 기반의 회전익보다 고정익 드론이 더 유리하다. 레이다 시스템은 전력 소모가 큰데 드론은 배터리 용량이 제한돼 운용 시간에 제약이 따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의 군용 드론은 배터리가 아닌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또 GPR용 초광대역 신호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신호처리 용량이 늘어나는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이를 위해 압축센싱 기법이나 GPU 기반의 실시간 하드웨어 가속화 연구가 도입되고 있다.

긴박한 작전 상황에서 넓은 범위의 영상을 관측하고 지뢰 표적을 실시간으로 판별하려면 차별화된 신호처리 가속화 기술이 필요하다. 압축센싱은 대용량의 데이터 중 일부의 관심 영역만을 선택적으로 처리하면서도 유용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신호처리 기술이다.

지하탐사 레이다는 초광대역 신호를 사용함에 따라 신호처리 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압축센싱 도입으로 실시간 표적 탐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레이다의 경량화 기술과 신호처리 가속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드론 SAR의 활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2019년 지뢰 탐지용 드론 SAR 시스템에 대한 연구과제를 공모했다. 특히 X-스쿼드(squad)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데 있어 소대 단위의 드론 관측 시스템 운용이 필수적이 됐으며 전방의 위협이 되는 지뢰를 관측하거나 건물 내부의 적을 포착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레이다 영상 탑재체를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초소형 드론 기반 시스템은 저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어 군집 드론 운용체계에 적용이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무게 5㎏ 이하의 소형 SAR 시스템이 개발돼 운용 중이며 지뢰 탐지나 정찰 목적의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접경에서도 드론 기반의 정찰 및 재밍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운용하는 PD-2 시스템은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며 광학·적외선 센서 외에 SAR 관측장비를 운용, 24시간 표적물을 탐지한 정보를 200㎞ 작전 반경에서 실시간 전송할 수 있다.

최근의 SAR 기술은 광학에서만 가능하다고 알려졌던 동영상 제작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공중에서 수행되는 지상 공격 중에는 표적이 화염이나 연기에 가려져 연속적인 임무 수행에 지장이 발생하게 된다. 이에 미 국방부는 전투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표적 관측을 수행하기 위해 항공기 탑재체를 이용해 235㎓ 대역의 비디오 SAR 영상을 생성하는 기술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실시간 영상 생성 및 대용량 통신 링크가 결합될 경우 비디오 SAR 영상을 통해 지속적인 표적 관측을 수행하면서 야간이나 화염에 휩싸인 전투 현장에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술은 우주로도 확장돼 2020년 유럽의 아이스아이(ICEYE)라는 소형 위성은 고해상도의 광역 비디오 SAR 영상을 공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이처럼 소형 정밀 시스템 제작이 가능해지면서 무인기 기반의 SAR 정찰 감시 영역은 드론이나 우주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비디오 SAR 영상은 광학과 레이다의 경계를 더욱 좁힐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데 드론 SAR은 이런 신기술을 시험적으로 확보할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의 SAR 시스템은 고비용으로 개발 기간이 길고 관심 지역에 대한 재방문 주기가 길어 임무 수행에 큰 제약이 있었다. 반면 드론 기반 SAR 정찰 시스템은 신속한 제작 및 운용이 가능하며 군집 형태로 실시간 정찰 감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기존 SAR 감시 운용체계를 보완할 수 있다.

향후 국내 SAR 정찰 자산이 항공 및 드론과 결합된 군집 감시망을 구축할 경우 지상의 변화 탐지, 해안선 경계 침투 감시, 지하 매설물 또는 인공구조물 탐지 등의 정찰 기능이 크게 강화될 것이다.

이번 우크라이나 분쟁은 2014년 러시아 침공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러시아의 전략은 아날로그적 전장의 개념을 사이버 영역과 정보전, 그리고 전자전 영역으로 전환하는 것이고 이번 분쟁에도 이런 개념이 더욱 발전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응해 미국은 합동전영역지휘통제(JADC2·Joint All Domain Command and Control)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모든 정찰 자산이 수집한 정보를 인공지능이 분석, 최적의 대응 전략을 실시간으로 제시하는 시나리오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그중 1000기 이상의 군집 드론을 동시에 운용하는 개념이 포함돼 있다. 미래에는 지상과 우주의 정찰 감시망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이를 통해 수집된 방대한 정보에서 인공지능이 최적의 대응 작전을 수립하는 게 보편화할 것이다. 향후 국내에서 추진될 지상·항공·우주 기반의 감시 자산들도 상호 유기적인 활용체계를 갖출 수 있도록 현명한 준비태세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이 우 경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사)한국국방기술학회 이사
이 우 경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사)한국국방기술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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