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5
한국인 체형에 알맞은 크기
기본기 탄탄하고 일반적 조작 무난
아카데미사 저가 에어코킹 모형 유일
K7
대테러작전 등 특수 목적 개발
토이스타에서 모형 발매
상부는 K2… 하부는 K1과 비슷
자사제품 기반 수정해 출시
토이스타 K7 소음기관단총 모형 총기(위)와 아카데미 K5 권총 모형 총기(아래). K7 모형은 탄피 배출 기능 추가를 위한 설계를 진행 중이며, K5 모형은 수출형 각인을 삭제하고 대우정밀 각인을 넣어 초기 지급품으로 재현했다. 필자 제공
아카데미 K5 권총 모형은 총기 내부에 탄약까지 보이는 더미 모델건으로 구현했다. 슬라이드를 열어본 이들이 깜짝 놀라는 서프라이즈 포인트.
아카데미 K5 권총 모형 상단에는 햇빛 반사억제를 위한 서레이션 물결 무늬를 추가했다.
K5 권총은 대한민국 최초의 자체 개발 자동권총입니다. 1980년대 들어 미군이 베레타(Beretta) M9 권총을 제식으로 채용하는 등 기존 콜트(Colt) M1911 권총의 45구경 탄약보다 9㎜ 탄약을 사용하는 권총 인기가 높아졌습니다. 이에 대우정밀공업(현재 SNT모티브)도 1984년 새로운 권총 개발에 돌입해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즈음 K5 권총을 선보였습니다.
K5, 독특한 ‘패스트 액션’ 채용 K5는 당시는 물론 지금도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패스트 액션(Fast Action)’이라는 독특한 구조의 신기술을 접목한 최신 권총이었습니다만, 후일 호사가들이 이 기능으로 K5를 평가절하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입니다.
K5가 채용한 패스트 액션 기능을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 총의 격발 방식에는 싱글 액션(Single action)과 더블 액션(Double action)이 있는데, 이는 방아쇠 기능이 한 가지냐 두 가지냐 차이라고 보면 됩니다. 싱글 액션은 방아쇠 역할이 해머를 풀어주는 기능뿐입니다. 슬라이드를 당겨 장전하든, 해머를 당겨 장전하든, 발사준비가 된 총의 격발기구를 해방해주는 단순한 역할만 하는 것입니다.
더블 액션은 방아쇠를 당기면 연동된 기능에 의해 해머나 공이핀을 동시에 당겨주다가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격발이 되는, 즉 한 번의 작동으로 두 가지 이상을 해내는 격발 방식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방아쇠를 당겨서 해머가 움직이면 더블 액션 구조, 해머가 꿈쩍도 하지 않으면 싱글 액션입니다.
더블 액션은 방아쇠를 당기는 하나의 동작으로 스프링을 압축하고 해머도 당기니 당연히 힘이 많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힘이 많이 들어가면 총구가 들리게 되고 명중률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렇다고 해머를 미리 당겨놓는다면 이건 이것대로 위험천만하겠죠. 실수로 방아쇠를 당기거나, 의도치 않은 충격으로 해머가 풀리면서 격발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럼 해머를 당겨서 장전 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으면 어떨까요? 보통의 더블 액션이면 아무 소용없는 짓이겠지만, K5의 패스트 액션 기능은 이렇게 해머를 돌려두고 필요할 때 바로 힘들이지 않고 격발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좋으면 좋았지 나쁠 건 없는 기능입니다.
하지만 K5를 제외한 대부분 권총에는 이 기능이 없어 익숙하게 다룰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사용 빈도는 높지 않은데 부품 수는 많아지고, 구조는 복잡하며, 가격만 높이는 쓸모없는 기능’이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습니다.
K5의 패스트 액션 기능을 의식할 것 없이 보통의 더블 액션처럼 다뤄도 전혀 문제가 없기에 굳이 불편할 이유도 없지만, 호사가들에게는 트집거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필자는 군용 제식 권총으로서 갖춰야 할 제원을 충실히 지킨, 기본기가 탄탄한 총이라 생각합니다. 9㎜ 탄환이 가진 일반적인 화력과 많은 장탄 수, 한국인 체형에 알맞은 크기와 손에 잡히는 느낌, 그리고 다른 9㎜ 해머 방식의 권총을 다뤄봤다면 무리 없이 사용이 가능한 일반적인 조작의 무난한 권총이고, 내구성도 적당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제식 권총이라는 점에서 무난한 수준이고, 명중률에 영향을 주는 총열 가공의 섬세함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제 권총도 새로운 대안이 나와야 할 때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K5 모형은 아카데미가 발매한 플라스틱 재질의 저가형 에어코킹뿐입니다. 이마저도 없었다면 대안이 없었을 것입니다. 수출형 모델을 구현하고 있기에, 필자는 이 모델을 기반으로 각인을 삭제하고 대우정밀 각인을 넣어 초기 지급품으로 재현했습니다. 가스식 권총으로 어디서 나와주면 좋을 텐데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K7, 조용하고 작은 반동 인상적 K7 소음기관단총은 대테러작전 등 특수 목적으로 개발된 총기입니다. 기본적으로 K1 기관단총과 같은 총몸을 공유하고 있으며, 소음기 일체형이라 소음 효과가 탁월합니다. 5.56㎜ 나토(NATO)탄을 사용하는 K1의 총몸에 소음기 무게까지 더해졌지만, 상대적으로 반동이 약한 9㎜ 탄을 사용하므로 사격 때 총기 제어도 편합니다. 필자도 실사격 체험을 하면서 연사를 하는데도 흔들림이 상당히 적어 K7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K7 모형은 토이스타에서 발매했습니다. K7 총몸의 외형이 상부는 K2 소총, 하부는 K1 기관단총과 비슷해 자사 제품들을 기반으로 수정을 거쳐 제품을 출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존 제품들의 설계가 좋아 K7 모형 총기 역시 실총을 잘 재현하고 있습니다. 다만 K2 소총의 부품을 그대로 사용하다 보니 우측 탄피 배출구 크기와 위치에 오류가 있으나, 아주 유심히 보지 않는 이상은 크게 거슬리지는 않습니다.
필자는 현재 토이스타 K7 모형 총기를 기반으로 탄피 배출 기능을 추가하는 설계를 진행 중입니다. 향후 탄피가 배출되는 K7 모형 총기가 완성되면 영상 소품으로 활용할 생각입니다.
우리 군이 사용 중인 국산 총기들은 해외 모형 총기 브랜드에서 찾아보기 힘듭니다. 국내 브랜드인 토이스타에서 K1 기관단총과 K2 소총, K2C1 소총, K7 소음기관단총 등 한국군 총기류를 지속 출시해 주는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계속 제품군을 늘려가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차기작으로 에어코킹과 탄피 배출 기능이 있는 K14 저격용 소총이 나와주면 어떨까 상상해 보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다음 시간엔 우리나라 에어소프트 현실과 미래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최민성 모형
제작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