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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민 견장일기] 산토끼와 전장환경 변화

기사입력 2020. 08. 13   15:43 입력 2020. 08. 13   15: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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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태 민 육군39사단 시천·삼장면 예비군지휘관·군무사무관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깡총깡총 뛰면서 어디를 가느냐?”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고 친숙한 동요, ‘산토끼’의 한 구절이다. 노래로는 친숙하지만 지금 우리는 산토끼를 쉽게 만날 수 없다. 왜일까? 서식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산토끼에게 좋은 환경이란 숲에 풀이 많고 재빠른 도망을 위한 넓은 평지가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으면서 나무를 땔감으로, 전쟁용으로, 또는 식량으로까지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민둥산이 많았고 6·25전쟁 때도 민둥산에서 공방전이 벌어졌다. 이런 환경에서는 박격포 한 발이면 참호 밖에 있는 전투원은 거의 사망했고, 생존을 위해서는 틈만 나면 땅을 파야 했다. 이것이 바로 고지전이다. 그 결과 지금도 풀을 제거해 평지 위주로 훈련장을 만들고 훈련장 점검 때 이를 확인한다.

하지만 전후 복구 사업으로 대대적인 나무 심기 운동이 전개돼 이제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림으로 우거져 있고 준정글화됐다. 전국 대부분의 산은 이제 사람이 쉽게 헤쳐갈 수 없을 정도로 험하고, 딸기나무 같은 가시나무류가 자라며, 산모기·진드기 등 독충도 많다. 이렇게 바뀐 환경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우리 전사들은 실전환경에 맞춰 작전계획수립과 전술전기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산악으로 침투하는 적 특작부대는 낙하 후 체력과 소요 시간 문제로 길이 아닌 곳으로 침투하기 힘들다. 그뿐만 아니라 침투한다 할지라도 침투 목적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적은 목표 2~4㎞ 전방까지는 산길을 타고 올 것으로 예상되며, 목표 근처에서 길을 벗어나 타격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적의 예상 행동을 볼 때 적의 예상침투로 상에는 첨단 광학·경보 장비를 설치하고, 개활지 상에서는 드론과 같은 무인비행장비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기도비닉을 유지하기 위해 전투원의 얼굴과 신체를 보호하는 독충보호망 등이 기본이 돼야 할 것이다. 목표 지역 전방에서는 적외선 열영상 장비, 집음기 등을 이용해 산악지역에서의 미세한 소리도 놓치지 말고 식별된 물체나 인원이 적으로 판명될 시에는 목표 도달 전 섬멸하는 작전을 전개해야 한다.

과거와 같은 감제고지 선점이라든가 관측소 운용은 현재 전장환경에는 맞지 않는 전술운용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대로 훈련이 될 수 있도록 훈련장은 전장환경과 가장 비슷하게 만들어야 한다.

손자병법은 “장수는 전장환경 변화에 따르는 이익에 능통하면 용병을 아는 것이요, 반대로 전장환경의 변화를 모르면 용병과 내 땅을 잃는다”라고 했다. 후방지역을 책임지고 있는 예비군지휘관과 현역 지휘관들은 책임 지역의 전장환경을 철저하게 살펴서 적이 침투하기에 유리한 지역과 취약지점이 어딘지를 정밀분석하고, 이에 대응하는 병력과 장비 배치를 효율적이고 과학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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