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해군(SMART Navy)의 대항해에 날개를 달자!

입력 2020. 08. 06   15:05
업데이트 2020. 08. 0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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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은 정 소령
해군6항공전단 61전대
임 은 정 소령 해군6항공전단 61전대

유난히 긴 장마 속 7월 중순의 제주도, 이곳에 위치한 해군615비행대대에서 해군미래혁신연구단 주최로 ‘스마트 해군(SMART Navy) 현장방문 토론회’가 열렸다. 첨단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해군력 건설의 중요성에 통감하면서도, 연일 서·남해 해상경계를 위한 해상초계비행과 코로나19 국면 속 대대 안전 운영에 매진하다 보니 우리에게 스마트 해군은 요원하게 느껴졌다.

스마트 해군에 대해 비행대대 수준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굳이 섬에 위치한 대대급 부대까지 방문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의아했다. 하지만 토론회를 통해 변화의 시작은 현장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부터라는 생각에 점차 공감이 되기 시작했고, 우리 부대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스마트 해군 추진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시간 정도의 교육은 나에게 충격 그 자체였다. 내가 모르는 사이 진해기지에는 자율주행 콜택시와 셔틀버스 운행을 위한 시험사업이 추진되고 있었고, 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수많은 신기술이 함정들에서 이미 시범 적용되고 있었다. ‘해군비전 2045’ 구현을 위한 스마트 해군 대항해가 벌써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이내 그 충격은 위기의식으로 이어졌다.

25년 전 P-3C가 처음 국내에 도입될 때만 해도 당시 미 해군이 운영하던 것과 동일한 장비를 도입한 해군 항공은 각종 탐지장비와 무장계통, 통신, 지상지원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최첨단을 자랑했었다. 2010년 P-3CK가 도입되고, 2018년 P-3C 성능개량을 완료하면서 많은 부분이 개선됐지만, 현재 상태로는 네트워크가 기반이 되는 미래 해군의 발전 속도에 맞출 수 없겠다는 현실을 자각하게 됐다.

특히 이번 교육을 통해 해군 항공에 필요한 스마트 해군 과제를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점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위성통신이 되면 좋을 텐데’, ‘가상현실과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훈련을 하면 효과적이지 않을까’, ‘최신 자동차처럼 항공기 안에서 외부를 360도 모니터할 수 있다면 지상안전에 도움이 될 텐데’ 등을 생각하면서 우리 부대의 발전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과제를 발굴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다행히 해군미래혁신연구단에서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구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기로 했고, 실제로 교육 후 대대원 중에는 신기술을 응용한 혁신제안 아이디어를 다듬고 있는 이도 있다.

해군이면서도 비행복을 입고 항공기를 타는 우리지만 ‘조국 해양 수호’라는 목표는 같다. “현장에서 목소리를 내주셔야 한다”는 진심 어린 호소는 이제 나의 목표이자 과제가 됐다. 스마트 해군이라는 대항해에 해군 항공이 날개를 달아 순항할 수 있도록 그 깃털 한 조각이 되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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