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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식 견장일기] 용사들의 케렌시아를 찾아주는 지휘관

기사입력 2020. 08. 06   15:17 입력 2020. 08. 06   15: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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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식 육군25사단 왕포포병대대장·중령

케렌시아(Querencia). 투우장에서 싸움소가 휴식을 위해 본능적으로 찾아내는 장소를 뜻하는 이 말은 현대인에게는 나만의 정신적·신체적 안식처를 뜻하는 말로 바뀌었다.

특히 경쟁이 심화된 사회에서 나고 자란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가 경쟁에서 잠시 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이 단어는 내가 우리 장병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강하고 행복한 부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용사들이 자신만의 케렌시아를 찾도록 도와줄 수 있는 지휘관, 즉 과거의 강성 지휘관보다는 다음과 같이 Z세대의 특징을 잘 이해하는 지휘관이 필요하다.

첫째, 장병 개개인이 부대를 대표하는 얼굴임을 인지시켜야 한다. 대대는 ‘따뜻한, 소통하는, 긍정적인, 진실한, 신뢰받는, 행복한 왕포인’이라는 ‘왕포인 상(像)’과 사고 예방을 위한 ‘왕포 지킴이의 역할’을 제시하는 ‘나는 왕포인이다’ 캠페인을 진행했다. Z세대는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중히 여기는 세대로서 ‘나는 왕포인이다’라는 슬로건이 장병들에게 ‘왕포인’을 가치 있는 브랜드로 여기게 하여 잘못된 행동을 억제하는 동기가 됐다.

둘째, 다양한 소통공감 활동으로 추억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진정한 소통은 단순한 대화가 아니라 동일한 시간과 장소에서 함께하는 것이다. 대대는 ‘런닝맨식 미션 레이스’, 군 생활을 랩으로 선보이는 ‘쇼미더왕포’ 등 다양한 소통공감 활동을 추진했다. 이러한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활동으로 만든 군 생활의 기억과 이를 통해 생성된 추억의 힘은 서로 공유할 때 더욱 강해진다.

셋째, 대대는 병영생활 ‘룰’을 강조해 개인의 공간에 서로 간섭하지 못하도록 했다. 복지시설을 Z세대의 욕구에 따라 개선하고, 매일 저녁 카톡으로 장병들과 좋은 생각(명언)을 공유했으며, 매주 인성교육을 통해 ‘긍정의 힘’ 등을 깨달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는 전역 후에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케렌시아를 찾아 워라밸을 유지하는 힘이 될 것이다.

넷째, 정성스럽게 장병들을 대해야 한다. Z세대들은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간적인 정(情)에 목말라 한다. 생일을 맞은 이에게 손편지와 미역국 직접 전하기, 전입 100일 용사 격려 식사, 일과 후 카톡으로 고민 나누기 등의 정성스러운 지휘는 장병들이 스스로 함께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됐다.

위 4가지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대대는 작년에 현행작전, 전술훈련, 정신전력, 부대관리 등 각종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대대 행복지수는 육군 평균보다 5%가 높았고, 리더십 진단 결과 부정적 의견이 단 한 건도 없었다.

지휘관이 군림하는 자가 아니라 함께하는 특급전우로서 Z세대 장병들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정성스럽게 지휘한다면 분명 강하고 행복한 부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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