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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주 녹색견장] 모두가 ‘녹색 견장’을 찬 부대

기사입력 2020. 07. 09   17:17 입력 2020. 07. 09   17: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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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연 주 육군36사단·대위

‘녹색 견장’은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로부터 유래됐다. 반인반신이었던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의 번영을 위해 올림푸스에서 신들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달했다. 불을 알게 된 인간의 삶은 윤택해지고 번영을 이루게 됐으나 프로메테우스는 불을 훔친 벌로 산에 묶여 매일 독수리에게 심장을 쪼이는 벌을 받게 된다. 프로메테우스는 반신(半神)이었기에 죽지 않지만 새로운 심장이 돋아나 매일 고통을 받는다.

그의 심장이 ‘녹색’이었기 때문에 ‘녹색 견장’의 유래가 됐고 지휘관 어깨의 녹색 견장은 ‘희생’과 ‘책임’을 의미한다.

우리 36사단 그린캠프는 육군대위인 중대장으로부터 일병까지 모두 견장을 어깨에 차고 있다. 단단한 두 어깨에 여름의 녹음보다 푸르고 뜨거운 녹색 견장이 반들반들 빛이 난다. 우리의 녹색 견장은 타 부대 것과는 약간 다른 의미다. 그린캠프라는 명칭처럼 군 생활에 적응이 어려운 전우, 아픔을 가지고 있는 전우를 위한 ‘희생’의 의미다.

군의 수직구조와 위계질서, 규칙적인 일과 등 군의 특성이 잘 맞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타인과 단체생활하는 병영 생활이 어려운 전우, 자신이 처음 접해 본 임무에 부담감을 느끼는 전우, 입대 이전부터 아픔을 가지고 있었던 전우 등 많은 이들이 입대 후 여러 가지 이유로 병영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의 임무는 이렇게 군 내에서 어려움을 겪는 전우들을 보살피고, 군 생활 적응을 도우며, 그들의 군 복무 의지를 북돋우는 것이다.

우리는 우울해하고 삶에 의욕이 없는 전우를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이해해 주고 때로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주고 상담관이 되어주며 때로는 잘못된 선택을 하려는 전우의 문지기(gate keeper)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전우가 적응을 마치고 부대에 돌아가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우리의 임무와 역할이다.

실제 견장의 무게는 2g 남짓이다. 있는 듯 없는 듯 가볍지만 우리가 느끼는 무게는 세상 그 무엇보다 무겁다. 우리에게 이 견장의 의미는 나와 전우들을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게 해주는 ‘이정표’이기도 하고, 나 자신에게 책임감을 부여하고 힘들 때 바라보며 자부심을 느끼는 ‘좌우명’이기도 하다. 나와 전우들에 대한 애정과 책임을 올려놓는 든든한 받침대가 되기도 한다. 각에 날이 선 두 개의 견장, 그것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기회가 아니므로 우리는 더욱 자부심을 품고 군 생활을 할 수 있다.

2020년 우리 그린캠프의 목표는 우리의 전우들이 ‘군 생활’이라는 높은 산을 잘 등반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에너지와 의지를 제공하는 ‘베이스 캠프’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 기꺼이 짊어진 녹색 견장의 의미를 생각하며 소임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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