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더믹 이후 미국의 쇠퇴 논란

입력 2020. 06. 04   08:36
업데이트 2020. 06. 0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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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A 뉴스레터 765호(한국군사문제연구원 발행)


지난 5월17일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 = 백악관 홈페이지
지난 5월17일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 = 백악관 홈페이지


그동안 세계는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국제질서(liberal international order)』 구축을 기대해 왔으며, 이는 미국의 초강대국(Pax-Americana)에 의해 자유와 민주을 이념으로 하는 글로벌화(globalization)를 통해 가능한 듯하였다.

하지만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를 선언하고,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의 대응이 적절하지 못하며, 중국 때리기(China bashing)을 취하는 소위 “신냉전(New Cold War)”에 돌입하자, 전문가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서는 더 이상 자유주의 국제질서 기대가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지난 6월 1일 『뉴욕타임스(NYT)』는 진보주의자 영국 빈센트 베빈스(Vicent Bevins)의 논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동맹을 등한시하고, 국제기구를 무력화시키고 있어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부정적 논평을 보도하였다.

베빈스 박사는 그동안 미국이 그다지 잘한 것은 없었으나, 미국이 지향하는 자본주의 이념이 세계를 상호연계시키고 이에 따라 글로벌화로 추진함으로 세계는 안정과 평화를 향유하는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구축할 수 있었으나, 미국 우선주의를 지향하는 미국이 COVID-19 이후에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되돌아와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주도할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하였다. 

특히 그는 이러한 우려가 미국의 쇠퇴(decline of American power)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는 경고(alarm)로 나타날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우려하였다.

우선 COVID-19 이후 “미국의 힘(nature of American power)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이다. 냉전 기간 동안 미국은 군사력 위주의 하드웨어 파워로 서방의 안정과 평화를 주도하였으며, 냉전 종식 이후는 소프트웨어 파워로 글로벌화를 주도하여 세계 평화와 번영을 이끌었다.

하지만 COVID-19 차단에 실패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 책임을 중국과 세계보건기구로 돌리면서 강-대-강 국면을 선언함으로써 COVID-19 팬더믹 이후 미국의 힘이 어떻게 나타날지가 불확실하다고 우려하였다.

다음으로 그동안 미국의 힘은 미국 자신만이 아닌 동맹과의 협력으로 나타났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매우 이해타산적(transactional)으로 동맹국과 갈등을 유발시키고 있어 동맹국들의 모습이 예전 같지 않고 그 공백을 중국이 파고들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은『미국의 중국에 대한 접근 전략』을 선언하면서 중국과의 직접대결을 마다하지 않았으며,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종결점(end-state)을 기대하고 있는지에 많은 의문이 있다.

또한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미국 우선주의와 같은 신고립주의가 나타나자, 러시아와 중국만이 아닌, 세계 각국은 이를 “미국 패권주의의 어두운 모습(darker side of American hegemony)”으로 보면서, 지금의 문제들이 미국에 의해 유발된 것으로 오해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미국이 자유(freedom), 민주주의(democracy) 그리고 인권(human right) 등의 자유주의 국제질서 이념을 경시하여 중국과 닮아가고 있다는 불신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내 소요사태와 연방군 동원 등은 이러한 미국의 취약점을 적나라하게 보인 사례였다.

하지만 같은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보수주의 논평가 브래트 스테펀스(Brets Stephens) 박사는 기고문을 통해 “비록 미국이 쇠퇴하는 모습을 보이나, 지난 5월 28일 중국 전인대(全人大)가 홍콩에 대한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킨 것과 같이 중국은 절대로 미국의 이념을 대신할 수 없을 것으로 세계 각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실망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이념을 수용해서는 아니된다”고 주장하였다. 특히 홍콩 사례는 중국이 2047년까지 합법적으로 보장된 홍콩의 정치적 자치권을 파괴하려 한다는 것을 보인 사례라며, 이는 중국이 미국을 대신할 수 없음을 증명하는 증거라고 주장하였다.

스테펀스 박사는 홍콩 사태가 COVID-19 이후에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중국식 국제질서가 대신할 수 없다는 ‘가늠자’라며, 향후 미국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사례라고 지적하였다.

이에 스테펀스 박사는 향후 미국은 홍콩의 인권을 보장하는 법 집행, 대만에 대한 첨단 무기 판매로 중국의 압박하고 G7 회의를 통해 중국 화웨이(華爲) 5G 제재 등의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면서 특히 동맹국과의 협력을 증대해야 한다고 촉구하였다.

결론적으로 이들 진보와 보수 성향의 전문가는 공통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전략적 경쟁 보다 협력을 지향하고, 동맹국들에게는 미국이 쇠퇴하는 것이 아닌, 여전히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지향한다는 신뢰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 출처: The New York Times, June 1, 2020, p. 1 & 11;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June 1, 2020, p.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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