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더믹 이후 새로운 세계 질서

입력 2020. 06. 01   09:29
업데이트 2020. 06. 0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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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A 뉴스레터 762호(한국군사문제연구원 발행)


  
지난해 12월부터 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바이러스(COVID-19)는 결국 팬도믹(pandemic) 상황으로 치달았으며, 이에 국제정치 학자들은 COVID-19 팬더믹 이후 도래될『새로운 세계질서(New World Order)』가 이전과 다른 다음과 같은 새로운 모습과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첫째, 새로운 경제체제 도래이다. 지난 5월 19일 『Project Syndicate』는 COVID-19 팬더믹 이후 새로운 경제 체제를 ① 탈(脫)글로벌화, ②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부품공급(supply chain) 및 가치사슬(value chain)을 위한 국가 자체 부품과 가치 생산 능력 확충, ③ 전통적 군사안보보다 비전통적 실업에 의한 정신건강, 공공의료 및 복지 우선순위 향상 등으로 보도하면서 기존의 예상보다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둘째, 미·중 간 신냉전 도래이다. 지난 5월 18일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2대 강대국 미국과 중국의 역할 부재를 COVID-19 팬더믹 이후의 새로운 세계질서 주요 현안으로 제기하였다. 이는 1990년 9월 11일 조지 부시 전(前) 대통령이 냉전체제 붕괴에 따라 제안한 “새로운 세계 질서를 향한 미국의 역할(Toward New World Order)”과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특히 COVID-19 팬더믹 대응에 실패한 미국과 중국은 서로 상대방을 속죄양(scapegoat)로 만들기 위해 전방위적 갈등 구도를 만들어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이에 지난 5월 23일 『The National Interest』는 이를 “COVID-19 냉전(COVID-19 Cold War)”라고 정의하며, 현재의 미·중 간 긴장 수준과 범위가 너무 ‘외통수’적이어서 향후 회복이 쉽지 않아 강대국의 힘의 균형 또는 상호의존적 공존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하였다. 따라서 많은 안보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들은 이들 양대 강대국 중 어느 한 국가 편에 서야 하는 선택을 강요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셋째, 국제기구의 무력화이다. 지난 5월 22일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중국의 역할 부재 및 양국 간 신냉전 도래가 그동안 새로운 세계질서 확립을 위해 편견(prejudice)없는 역활을 담당해 온 국제기구를 무력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예를 들면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친중국(親中國) 성향을 보였다면서 기약속한 기금 지원 중단을 선언하였으나, 반면 중국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약 20억 달러의 기금 지원을 약속하는 등 국제기구에서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이에 안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환태평양 무역협정(TPP), 파리 기후협정(PA),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그리고 최근 공중정찰비행조약(OST) 탈퇴 등으로 COVID-19 이전의 국제레짐을 무력화시키고 있어 COVID-19 팬더믹 이후의 새로운 세계질서를 주도할 각종 국제기구 요소(entity)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하였다.

넷째, 각국의 “나홀로 서기(nation-state alone)”이다. 지난 5월 26일 『뉴욕타임스(NYT)』는 독일 엔젤라 메르켈 수상이 “그동안 독일이 2번의 세계대전을 일으킨 오명을 극복하고 ‘자유와 민주’ 이념을 전제주의를 대신함으로써 서구화(Westernization)에 앞장서 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이 역기능 장애(dysfunction)을 보이고 중국은 거친 힘(coercive power)만을 구사하여 강대국 리더십 공백(great power leadership vacuum)이 발생하고 이 와중에 COVID-19까지 발생되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어 대책이 없어 독일이 ‘나홀로 서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고 보도하였다.

다섯째, 중견국의 움직임이다. 과거 중견국이 미·중 간 힘의 경쟁 구도에 몰입되어 전략적 여지와 유연성이 부족하였으나, 이번 COVID-19 팬더믹 도래 이후 공공의료 및 복지 분야에서 모범적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향후 새로운 세계 질서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5월 13일『뉴욕타임스(NYT)』와 5월 23일 『The National Interest』는 “그 사례로 한국, 대만 그리고 호주을 제기하면서, 이들 국가들이 COVID-19 팬더믹 이후 새로운 세계질서 확립에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도하였다.

여섯째, 자유와 민주에 대한 기대이다. 지난 5월 27일 『뉴욕타임스(NYT)』는 COVID-19 팬더믹은 강대국 주도의새로운 세계질서가 도래한다는 망상증(paranoia)에서 벗어나, COVID-19 팬더믹에 따라 나타난 교훈을 바탕으로 나타날 새로운 세계 질서를 직시해야 한다고 보도하였다.

특히 COVID-19 이전에 기대하였던 “Chimerica”를 기대하는 국제주의(unraveling internationalism)에 억매이기보다, 자유와 민주 이념에 기초한 새로운 세계 질서가 도래될 수 있도록 각국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

궁극적으로 전문가들은 COVID-19 팬더믹이 너무 단기간에 재앙적 변화를 나타나서 과연 COVID-19 이후에 새로운 세계 질서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가 의문이라면서, 세계는 미·중 간 경쟁에서 어느 한 편에 서기 보다 독일과 같이 “나홀로 서기”에 주력할 밖에 없다는 예측을 하였다.  


※ 약어 해설
- COVID: Coriona virus
- WHO: World Health Organization
- TPP: 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
- PA: Paris Agreement
- INF: Intermediate-Range Nuclear Treaty
- OST: Open Skies Treaty
- Chimerica: China + America


* 출처: Project Syndicate, May 19, 2020; The New York Times International Edition, May 18/22/26/27, 2020; The National Interest, May 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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