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장교들이 기억해야 할 두 글자 ‘이름’

입력 2020. 02. 26   16:47
업데이트 2020. 02. 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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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윤 소령 
육군본부 정보화기획참모부
오 윤 소령 육군본부 정보화기획참모부
  
3월이 되면 수천 명이 넘는 신임장교가 탄생한다. 그들 중 대부분은 전후방 각지에서 소대장으로서 첫 군 생활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군대는 전쟁이라는 극한적 상황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며, 그 임무는 소대장 혼자서는 절대로 완수할 수 없다. 부하들이 행복해야 훈련의 성과가 나타날 것이며, 이는 소대의 전투력 나아가 우리 군의 강한 전투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부하들을 행복하게 하고, 소대장과 뜻을 같이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필자는 이 방법을 꼭 실천해보기를 당부한다.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지도자인 루스벨트 대통령은 다른 사람의 호의를 누릴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분명하면서도 중요한 방법이 그들의 이름을 기억해 그들에게 중요한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페덱스 코리아의 첫 한국인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하고 있는 채은미 지사장은 600명 이상 직원의 이름을 모두 기억하고, 사무실 복도나 현장 사무소 직원을 만나면 반드시 이름을 부르며 정겹게 말을 건넸다고 한다.

2009년 페덱스 코리아의 이직률은 평균 2.94%로 국내 기업 평균 13.4%보다 훨씬 낮았으며, 근속연수 또한 타 기업과 비교해 2배 이상이었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한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인간 본성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인정받고자 하는 갈망이다”라고 했다. 이름을 기억하고 이름을 불러주는 것은 그 사람의 존재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통신소대장, 운용과장, 오 소령 등 군 생활 동안 상급자는 나를 여러 호칭으로 불렀다. 개인적인 생각일 수는 있지만, 상급자가 직책보다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 사람에 대한 호감이 생기고 나의 이름을 기억해 준다는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필자도 중대장, 참모과장 등 상급자의 위치에 있었을 때 부하들의 이름을 기억하려고 노력했었고, 부하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는 것이 리더십의 기본 중 기본이라 생각했었다.

여러분의 부하가 태어나면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인 부하의 이름을 소대장이 다정히 불러주면 그 부하는 소대장이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그 효과는 소대의 강한 전투력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앞서 얘기했듯이 누군가가 나의 이름을 다정히 불러주면 그에게 호감이 생기고 참으로 기분이 좋다.

2020년 새로 임관하는 국가안보의 초석인 우리 신임장교들은 부하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는 것이 리더십의 기본임을 잊지 말고 부하의 이름을 다정히 불러주는 멋진 리더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필자가 좋아하는 김춘수 시인의 ‘꽃’의 일부분을 적으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 꽃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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