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근 병영칼럼] 기본에 충실한 군대가 박수 받는다

입력 2019. 08. 12   16:03
업데이트 2019. 08. 1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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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귀 근 연합뉴스 군사전문기자
김 귀 근 연합뉴스 군사전문기자


  
군견 ‘달관’에게 국민의 찬사가 쏟아졌다. 군견병의 지시에 따라 수색·정찰·탐지 등의 분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군견이 근래 이런 찬사를 받은 적이 없었다. 7년생 수컷 셰퍼드 달관이는 실종돼 온 국민을 애태우게 했던 조은누리(14) 양을 구조한 일등공신이었다.

군견은 앗시리아 유적 벽화에 무장한 군인들과 함께 등장할 정도로 그 역사가 오래됐다. 벨기에가 1899년 경찰견 훈련을 시작한 이래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해 여러 국가의 군대에서 군견을 도입했다. 우리나라는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이 중요 시설물 경계와 정찰을 위해 보초견과 정찰견을 운용하면서 도입됐다고 한다.

달관이와 함께 조양 구조에 투입됐던 육군32사단 기동대대 박상진 원사(진)와 군견병 김재현 일병 등 당시 수색 장병들의 임무 수행 자세를 보면서 새삼 ‘기본에 충실한 군’이란 말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박 원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가보지 않았던 곳을 수색하던 중 조양을 발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보지 않았던 곳’을 갔던 박 원사의 행동이 결과적으로 조양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그래서 기본에 충실한 행동으로 박수를 받았다.

기본에 충실한 군이란 말과 함께 ‘기본이 바로 선 군’도 우리 군에서 즐겨 쓰는 문구다. 모든 것의 출발은 ‘기본’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다. 기초가 튼튼하지 않은 건물은 뒤틀리고 결국 붕괴하듯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반드시 탈이 난다. 공자는 덕으로 하는 정치를 ‘북극성이 제자리를 지키고 뭇별들이 그 주위를 도는 것과 같다’고 했다. 북극성이 제자리를 지키는 것과 같은 이치를 ‘기본’으로 본 것이다.

접경의 군사작전지역에는 사각(음영) 구역이 생길 수 있다. 안개가 끼어 시야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거나, 기상이 나쁜 곳 등에서 이런 사각 구역이 발생한다. 이곳에 가보지 않는다면 자칫 뚫릴 수 있다. 가보고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박 원사는 이번에 새삼 그런 교훈을 줬다.

지난 1일 북한 군인 1명이 임진강을 헤엄쳐 귀순했을 당시에도 해당 부대 지휘관은 ‘기본’을 지켰다. 당시 안개가 짙게 끼고 달빛도 없었다. 이 지휘관은 GP와 GOP 경계병력을 모두 정위치에 대기토록 하고, 임진강 좌우를 감시하던 열상감지장비(TOD)를 임진강 상으로 돌려 집중적으로 감시하도록 했다. 초병은 머리만 물 밖으로 내민 북한 군인을 처음엔 작은 공 형태의 부유물로 식별했으나, 계속 추적했다고 한다. 지휘관의 선조치와 초병의 관찰력이 아니었다면 군은 자칫 큰 홍역을 치를 뻔했다.

국민은 이처럼 기본을 지키는 군대를 바라고, 그런 군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국방부를 출입하면서 다양한 사건사고를 접한다. 안타까운 것은 기본만 지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연일 푹푹 찌는 찜통더위가 병영도 달군다. 불쾌지수도 치솟는다. 서로서로 배려하는 것도 ‘기본’을 지키는 길이다. 어느 계절보다 그 ‘기본’이 요구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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