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수 국방광장] 전시 지휘관 유고 시 대리근무체계 확립

입력 2019. 07. 17   15:17
업데이트 2019. 07. 1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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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윤 수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훈련2처·소령
김 윤 수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훈련2처·소령

우리 과학화전투훈련단은 ‘평범한 군인을 비범한 전사로’라는 목표 아래 2018년 6월부터 지금까지 8회의 연대(여단)급 전투훈련을 진행했다.

훈련부대는 첫 과학화훈련에 대한 설렘을 안고 15일간의 치열한 전투를 피와 땀으로 혹은 눈물로 경험하게 되며 주둔지에서 준비한 것들이 다양한 전장마찰(기상·지형 등) 때문에 발휘되지 못해 아쉬워하는 모습과 피아(彼我)가 혼재된 전투현장에서 인접 전우들이 사망했을 때 가슴 아파하는 등 이 모든 것이 실제 전장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이처럼 실전적이고 과학적인 전투훈련을 통제하는 관찰통제관 입장에서 보았을 때 훈련부대가 대비하지 못하고 조치가 미흡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대리근무체계다. 대리근무체계는 지휘관 유고 시 지휘공백 없이 작전목적과 최종상태를 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도 명령하달 시 지휘권 승계자만 명시할 뿐, 대리근무자가 상급지휘관의 의도와 작전계획을 정확히 숙지하고 있는지에 관한 임무 백브리핑을 실시하지 않는 등 과오가 발생한다.

현장에서 관찰한 결과 가장 큰 과오이자 상급부대 전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전투현장의 최첨단 창끝 전투력이라 할 수 있는 중·소대장의 대리근무체계다. 중·소대의 대리근무자는 직책과 경험(중·소위, 하사)이 부족한 인원들이 대리근무자로 지정돼 지휘관 유고 시 갑자기 과도한 책임이 부여돼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거나, 상급부대와의 지휘통신체계에 관한 숙지 미흡으로 통신이 끊기고 예하 부대원들을 원활하게 지휘·통제하지 못해 결정적인 작전에 투입하지 못하는 등 전장 상황에서 초급지휘자(관)들의 대리임무 수행능력이 부족함을 매 회차 전투훈련 간 관찰하게 된다.

반면 8회의 전투훈련 중 불패신화를 달성하고 있는 KCTC의 전문대항군연대는 모든 병력이 간부 역할 능력 구비를 위해 계획수립 및 명령하달, 간부교육 등에 모든 장병이 참가해 전술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전입해 온 이등병까지 자신이 어떻게 싸워야 하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명확한 이해와 임무를 숙지한 상태에서 전투현장에 투입돼 상급자 부재 시에도 끊임없는 임무수행이 가능하도록 훈련하고 있다.

이처럼 대리근무체계는 전시 임무수행 간 간단없는 지휘체계 확립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대리근무자의 능력함양을 위한 평시 교육훈련체계는 미흡한 게 현실이다. 지금이라도 평시에 대리근무자에게 적절히 권한을 위임하고 교육훈련을 통해 임무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 지금도 전후방 각지에서 전투준비 완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선후배 전우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부대의 전시 대리근무체계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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