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후 한주를열며] 생활의 관점을 디자인하라

입력 2019. 07. 12   16:10
업데이트 2019. 07. 1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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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후 
관점디자이너
박용후 관점디자이너

 
모든 대상은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가 부여된다. 그 의미는 생각을 바꾸고, 바뀐 생각은 모든 걸 바꾼다.

나 스스로가 그랬다. 보통 사람들이 쉽게 부르는 마케터가 아닌 ‘관점디자이너’의 시각으로 내 직업을 바라보면서 내 일에 대한 모든 생각은 근원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현재 당신은 당신의 직업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아마도 군인을 업으로 삼고 사는 사람과 의무로 그 시간을 보내는 사람의 관점은 많이 다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인정해야 할 사실은 다른 생각을 가졌다 하더라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에 ‘군(軍)’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의무로 군 생활을 한 사람이다. 군에 있을 때 군 생활이 무척 싫었다. 그랬던 사람이 지금은 자발적으로 군을 위해 여러 일을 한다. 전국을 돌며 군부대에서 강연하고, 육군자문위원으로서 어찌하면 대한민국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생각한다.

‘왜’일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군에서 그렇게 싫었던 많은 순간이 나를 성장시키는 재료였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일병 때 육군훈련시험(ATT) 사격선수로 선발돼 합숙훈련을 했다. 온종일 사격만 했다. 발사 때 생기는 반동으로 코언저리에 멍이 들 지경이었다.

그때 사격 교관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표적을 보지 마라. 조준선 정렬에 신경 써라. 표적은 보지 않고 느끼는 것이다!” 이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를 사격하면서 직접 깨달을 수 있었고, 사격 실력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나는 경영하면서 경쟁자에게 집착하지 않는다. 경쟁자는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군에서 얻은 교훈 덕분이다.

나의 친한 벗이자 엔에이치엔 재팬(NHN Japan) 성공신화를 만든 천양현 회장은 본인이 연락장교로 근무했던 육군12사단을 찾아 강연하는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마지막 물을 먹는 사람이 가장 많이 먹게 하라!” 교육훈련을 마친 휴식시간, 너무나 마른 목을 축이기 위해 넘겨받은 수통 앞에서 당시 지휘관이 한 한마디다.

이 말은 천 회장의 경영 곳곳에서 사람을 배려하는 생각의 씨앗이 됐다고 한다(고마움의 표시로 강연을 끝낸 천 회장은 자기가 근무했던 부대와 인근 사단·군단에 모두 3억 원을 쾌척했다).

나는 책을 읽거나, 강연을 듣거나, 대화를 나눌 때 내 뇌리에 깊숙이 새겨지는 인두 같은 한 문장을 만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남긴 한마디는 인두 같은 문장이 돼 내 가슴에 남아있다. “Connecting the dots! 현재는 어느 순간의 미래와 어떻게든 연결돼 있다.”

이 말은 현재를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나의 지침이 되는 말이 됐다. 군에 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수많은 것이 지금의 나로 성장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는 것을 깨닫고 군을 보는 관점이 완전히 바뀌었다.

싫었던 순간이 아니라 고마웠던 순간으로! 미래 관점에서 지금 겪는 시간의 의미를 곰곰 생각해보라. 지금 이 순간이 미래의 당신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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