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현수 독자마당] 전직을 위한 자기관리

입력 2019. 07. 02   15:48
업데이트 2019. 07. 0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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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현 수 
탱큐노트 CEO
홍 현 수 탱큐노트 CEO



매년 이맘때가 되면 전역 직전의 내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벌써 12년 전이니 새삼 시간의 속도가 느껴진다. 나는 2001년 소위로 임관해 2007년까지 육군22사단에서 포병장교로 복무했다. ‘전역해서 굶어 죽기야 하겠나?’라는 호기로움으로 당당히 전역했지만, 사회는 생각보다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다. 내가 원했던 곳이나 원치 않았던 곳이나 모두 나를 원치 않았다.

얼마 전 국가보훈처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강연 자리에 설 기회가 있었다. 야전에 있는 용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은 경험이 많았지만, 군 생활 경력이 대부분 20년 이상인 분들 앞에서 강연하기는 처음이기에 다소 긴장되기도 했다. 하지만 12년 전의 내 모습을 회고하니 생각이 간단해졌다. ‘전직을 위한 자기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할까?

첫째, 무엇이든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도 당황해선 안 된다. 전역을 앞두면 당연히 이것저것 계획을 세우기 마련이다. 스스로는 치밀한 계획이라 자부하겠지만, 아직 전역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수박 겉핥기’식으로 사회를 이해할 수밖에 없기에 이루지 못할 계획을 세우기가 쉽다. 어설프게 많은 계획을 세웠다가 좌절하기보다는 전역 후 신중하게 사회를 경험하면서 하나씩 성공 경험을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바로 이 부분에서 ‘제대군인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상담자들이 현재 상황과 애로점을 파악하고 컨설팅해 주기 때문에 큰 의지가 된다. 나도 전역 후 제대군인지원센터의 도움을 요긴하게 받았다.

둘째, 전문가라는 자부심은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 물론 군인으로서는 전문가다. 하지만 사회인으로서 전직(轉職)은 ‘신입사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군대에서의 무용담은 잠시 내려두고 많이 듣고 경험해야 한다. 바로 이 시기에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독서’를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 그것도 ‘정독’보다는 ‘다독’을 추천한다.

셋째, 자신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군대에서의 경험이 사회에서 아무 쓸모 없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전역 직전의 아무 스펙도 갖추지 못한 내 모습에 스스로 한심했던 순간이 있었다. 과연 그럴까? 12년 후의 나를 봤을 때 지금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당당히 말한다. 군인은 기본적으로 체력이 강하다. 매년 일정 수준의 체력이 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 또한 뛰어난 목표달성 능력과 시간 운용 감각은 기본이요, 늘 용사들의 안전을 돌보고 교육해야 했던 책임감, 이 모든 것은 분명히 성공적인 사회생활의 밑거름이 된다. 그동안 쌓아온 군 경력이 각각의 점들이라면 가까운 미래에는 선으로 연결돼 전직 성공의 기회를 잡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오랫동안 국가방위를 위해 고생한 분들께 지면을 통해서나마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모두 사회 각 분야에서 멋진 리더가 되어 현역으로 복무하는 후배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시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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