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의 용사’에 감사하고, 육사 생도 공적 기리고…

입력 2019. 06. 19   17:25
업데이트 2019. 06. 1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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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 호국보훈의 달 맞아 6·25 참전용사·유가족에 보은행사


특전사, 참전 미군용사 초청
유가족 33명 포함 총 50여 명 방문
“빈틈없는 장병들 보니 자랑스러워”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 기려
군번도 없던 육사생도 13명의 분투
육사-남양주시, 현장에 새 안내판

19일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육군특수전사령부를 찾은 6·25전쟁 미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이 최정예 특전요원들의 건물 레펠 및 테러범 진압시범을 관람하고 있다.  부대 제공
19일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육군특수전사령부를 찾은 6·25전쟁 미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이 최정예 특전요원들의 건물 레펠 및 테러범 진압시범을 관람하고 있다. 부대 제공

  

육군 각급 부대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미군 참전용사와 그 유가족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전쟁 비극 되풀이 안되게 평화 수호에 최선”

19일, 6·25전쟁 미군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이 세계 최정예 특전요원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를 방문했다.

특전사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헌신했던 미군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전하고자 이번 초청행사를 마련했다.

특히 주한미특전사령부, 39특전파견대 등 미 특전요원들도 행사에 참석해 6·25전쟁 이후 오늘날까지 이어진 한미 간의 끈끈한 우의를 과시했다.

이날 부대를 찾은 미 방문단은 참전용사 16명과 유가족 33명 등 총 50여 명이었다. 이 중에는 6·25전쟁 휴전협정에 서명한 고(故) 마크 웨인 클라크 유엔군 총사령관의 손녀딸인 도란 클라크(65) 씨 등 한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인물들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미 방문단은 헌병 에스코트를 비롯한 최고의 예우를 받으며 특전요원들의 건물 레펠, 인공암벽 등반, 윈드터널 시범 등을 관람했다.

69년 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대한민국 국군의 위상을 직접 확인한 푸른 눈의 참전용사들은 “우리의 희생이 오늘날 이렇게 강한 대한민국으로 이어진 것이 뿌듯하다”고 입을 모았다.

6·25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에 참전했던 93세의 노장, 샤틀러 미 해병대 예비역 중장은 “한 치의 소홀함 없이 강한 훈련으로 대비태세를 유지하는 특전사 장병들의 모습이 자랑스럽다”며 “69년 전 전쟁의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수호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정수 특전사령관은 “6·25전쟁 당시 미군 178만9000여 명이 참전해 약 9만2234명이 다치고, 3만6574명이 전사했다”며 “이들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도,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잘 모르면서 기꺼이 한반도의 공산화를 막고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 바쳐 싸웠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특전사령관은 “이러한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도 없었을 것”이라며 부대를 찾은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에게 거듭 감사를 전했다.

한편 새에덴교회와 한민족 평화나눔재단의 초청으로 지난 15일 방한한 미 참전용사와 유가족들은 특전사 방문, 전쟁기념관 견학 등 5일간의 뜻깊은 일정을 보내고 20일 귀국한다.

19일 정진경(왼쪽 여섯째) 육사 교장이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 안내판 제막식’을 마치고 주요 참석자들과 함께 호랑이 유격대의 조국수호 정신 계승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부대 제공
19일 정진경(왼쪽 여섯째) 육사 교장이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 안내판 제막식’을 마치고 주요 참석자들과 함께 호랑이 유격대의 조국수호 정신 계승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부대 제공


불암산 일대서 3개월간 빛나는 유격작전

6·25전쟁 당시 계급도, 군번도 없이 조국을 위해 싸웠던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를 기리는 안내판이 다시 세워졌다.

육군사관학교(육사)와 남양주시는 19일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육사 교장과 생도, 남양주시장, 시의회 의장, 불암사 주지 스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 안내판 제막식’을 열었다.

1996년 육사와 남양주시가 공동으로 설치한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 안내판은 20여 년의 세월로 노후·파손됐다. 이에 양 기관이 다시 한 번 긴밀히 협력해 새로운 안내판을 제작 및 설치하게 됐다.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는 자랑스러운 육사의 역사다. 6·25전쟁 한강 이남 철수 상황에서 육사 생도 13명을 중심으로 20명이 불암산 일대에서 3개월여 동안 유격작전을 펼쳤다.

이들은 적군 후방을 교란하고, 주민 100여 명을 구출하는 등 상당한 전과를 거뒀다. 당시 불암산 윤용문 주지 스님 등 지역 주민들도 유격대의 활동을 지원했다.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가 조국 수호를 위해 민·군이 함께 싸운 역사로 높이 평가되는 이유다.

정진경 육사 교장은 “6·25전쟁 당시 장교 임관도 하지 못했던 1·2기 생도 539명 전원이 내촌리 전투, 태릉 전투, 한강 방어선 작전, 금곡리 전투 등에 참전해 151명이 전사했다”며 “계급도, 군번도 없는 사관생도 신분으로 참전했던 유격대원들, 서울 수복 이전에 전사한 생도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다시금 되새겼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육사와 남양주시는 이번 제막식을 시작으로 기념비 설치, 주변 환경정비 등 호국보훈의 의미와 불멸의 육사 혼을 국민에 널리 알리는 뜻깊은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육군35사단은 순창서 유해발굴 개토식

이 밖에도 육군의 각 부대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다양한 행사들을 열었다.

같은 날 육군35사단은 순창군 쌍치면 충혼탑에서 6·25 전사자 유해발굴 개토식을 개최했다. 사단이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유해발굴을 추진하는 쌍치면은 6·25전쟁 당시 호남지구 공비토벌작전과 남부군 토벌작전이 펼쳐졌던 곳이다.

이에 앞서 18일에는 육군11사단이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 소재 6·25 참전용사 심남루(88) 옹의 자택에서 ‘나라사랑 보금자리 준공식 및 입주식’을 가졌다. 신옹은 “보상을 바라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후배 전우들이 잊지 않고 보답해주어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상윤·임채무 기자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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