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병영칼럼] 물렁살과 탄탄한 근육의 차이

입력 2019. 06. 04   16:36
업데이트 2019. 06. 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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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연구센터장
김민석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연구센터장


건강과 관련해서 ‘참 좋은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운동은 뼈와 근육으로 한다. 인체에는 모두 206개의 뼈가 있고 640개의 근육이 있다. 근육은 몸 안에 있는 중요 장기를 보호하고, 물건을 집고,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는 등의 기능을 한다. 과연 근육이 하는 일이 단순한 기계적인 역할뿐일까? 운동하면 몸이 튼튼해지는 것이 심장과 폐 때문일까, 아니면 근육 때문일까? 최근 연구에서 근육이 건강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물렁살과 탄탄한 근육은 겉보기만 다른 것이 아니라 건강에 미치는 효과가 전혀 다르다. 꾸준히 운동하면 근육이 변하고, 근육이 바뀌면 우리 몸이 따라서 바뀐다. 근육이 지방·뼈·간·심장과 늘 소통하면서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단련된 근육은 일반 근육과 세 가지 면에서 다르다. 첫째가 혈당 조절, 둘째가 혈관 생성, 셋째가 면역력이다. 이 세 가지는 당뇨·고혈압·뇌졸중·심근경색과 관련이 있고, 특히 암의 발생·치료·예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근육을 단련하는 것은 암을 비롯한 만성병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운동이 어떻게 혈당·혈관·면역에 관여하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혈당. 혈당은 핏속에 포함된 포도당을 말한다. 우리 몸의 세포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포도당이 돈이라면, 혈당은 지갑 속에 들어있는 현찰이고, 근육은 은행이다. 돈이 많으면 은행에 맡겨야 하듯이 혈당이 높아지면 근육에 저장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당뇨병이 생긴다. 은행에 예금하는 것은 공짜지만, 혈당을 근육에 저축하려면 수수료가 든다. 그 수수료가 인슐린이다. 그런데 이 수수료가 근육마다 다르다. 물렁살은 인슐린이 많이 필요하고, 탄탄한 근육은 인슐린을 적게 요구한다. 문제는 인슐린이 많이 나올수록 지방세포와 암세포가 잘 자란다는 점이다. 따라서 물렁살이 많으면 살이 찌기 쉽고, 암에 걸릴 위험이 크다.

둘째로 혈관 생성. 혈관은 피가 다니는 길이다. 세포가 건물이라면 혈관은 도로다. 물렁살이 많은 사람은 비포장도로가 많다. 반면에 탄탄한 근육이 많으면 근육뿐만 아니라 온몸의 도로가 넓고, 포장이 잘돼 있다. 피의 흐름이 좋아서 심장의 부담이 적고, 세포들이 충분한 영양과 산소를 공급받아 건강하다.

마지막으로 면역력. 운동은 면역력을 높이고 염증을 줄여준다. 몸에 세균이 침투했다면 어디에, 어떤 종류의 세균이 얼마나 많이 들어왔는지 파악해야 한다. 현장에서 알아낸 정보는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을 통해 백혈구뿐만 아니라 온몸의 세포에 전달된다.

사령관이 후방에서도 전방의 상황을 알고 지휘하는 것처럼 혈액 속의 사이토카인을 분석하면 몸속의 전투 상황을 알 수 있다. 사이토카인 분석 결과 꾸준히 운동한 사람은 염증이 적고 면역력은 높았다. 운동은 참 좋은 것이다. 지금 당장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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