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집념의 구조 특수요원들 ‘환상 호흡’

입력 2018. 07. 17   18:31
업데이트 2018. 07. 17   18:31
0 댓글

● 공·해군 합동 대규모 해상 조난자 탐색구조 훈련


 

 

 


공·해군 합동 대규모 해상 조난자 탐색구조 훈련이 열린 17일, 공군 공정통제사(CCT) 요원 5명과 함께 255특수작전비행대대 C-130 수송기에 탑승해 훈련 상황이 부여된 강릉 인근 동해상으로 향했다. 훈련 공역 일대에 접근하자, 저 멀리 뜨거운 태양이 부서지는 바다 위로 상황 파악과 안전통제를 위해 출동한 해군 구조함과 고속정이 보였다. C-130 수송기가 서서히 속도를 떨어뜨리며 고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전술보트, 구조물자(MA-1 Kit)와 특수요원을 하드덕(Hard Duck)으로 공중투하하기 위해서였다. 강하 준비를 위해 물갈퀴를 착용하는 공정통제사 요원들의 눈빛은 실전에 임하는 것처럼 비장했다.

 

이번 훈련의 결정적인 장면들. 공중지휘통제와 공정통제사의 공중강하 준비 및 낙하산 강하, 공·해군 구조요원의 해상진입, 조난자 구조 모습(왼쪽부터).
 이경원 기자·공군 제공

해상 1250피트(약 381m) 상공에서 130노트 수준으로 날던 C-130 항공기 후방 램프도어가 열렸고, 공정통제사 요원들이 낙하산이 달린 전술보트와 함께 바다를 향해 공중 강하했다. 해상에 도착한 공정통제사들은 거침없이 바다를 누비며 조난자 구조 작전을 펼쳤다. 공중투하를 마친 C-130은 이후에도 훈련 공역 일대에서 머물며 훈련을 공중에서 지휘·통제했다. 대규모 해상 재난이 발생해 다수의 공중·해상 전력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 충돌 사고 등을 방지하고 원활한 작전 수행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정통제사들의 해상 구조 작전이 한창이던 그때, HH-47 헬기가 저 멀리서 접근해왔다. 헬기가 해수면 5피트(1.5m) 고도까지 아슬아슬한 근접비행을 펼치자 바다에 거대한 물보라가 일기 시작했다. 호버링 중인 헬기 후방 해치에서 공군 항공구조사와 해군 심해잠수사가 전술보트 2대와 함께 소프트 덕(Soft Duck) 방식으로 미끄러지듯 바다에 뛰어들었다. 공군과 해군 최고의 탐색구조작전 특수요원들이 힘을 합치자 구조 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처음 호흡을 맞춘 것이라고 믿기 어려운 공·해 탐색구조 요원들의 찰떡같은 팀워크였다. 대다수의 조난자들이 안전하게 전술보트 위로 구조된 가운데, HH-60 헬기가 날아와 구원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던 마지막 조난자에게 구조용 줄을 내렸다. 줄을 잡고 강하한 항공구조사가 마지막 조난자를 끌어올려 기내로 탑승시키면서 긴박했던 이날 구조훈련은 마무리됐다.

 


 

 


C-130 수송기에서 훈련을 공중지휘한 공군공중기동정찰사 엄경호(중령) 연습훈련과장은 “이번 훈련은 공군에서 실시한 탐색구조 훈련 중 역대 최대 규모로서 해상 선박사고로 대규모 조난자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종합적이고 실전적으로 실시했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훈련과 연습으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군은 영공방위 대비태세를 철저히 유지하는 한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각종 재해재난 상황 발생 시 산불 진화, 실종자 수색, 환자 수송 등의 탐색구조 및 대민지원 임무를 지원하고 있다. 공군은 2017년과 2018년에 탐색구조 임무(선박사고·조명탄지원) 26회, 산불 진화 58회, 환자 공수 4회 등 총 88회에 걸쳐 임무를 수행했다.


 



공군 항공구조사

자격증 20개 이상 양성 기간 7년 필요


항공구조사(SART: Special Airforce Rescue Team)는 비상탈출한 조종사를 구하기 위해 ‘내 목숨 버려도 조종사는 구한다’는 엄중한 각오로 산과 강, 바다를 가리지 않고 작전을 수행한다. 전시에는 적진 한복판에도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야 한다.

따라서 사격, 공중침투, 산악등반, 수상·수중침투, 응급의료 등 거의 모든 특수작전 훈련을 이수한다. 항공구조사 한 명이 구조와 관련해 보유한 국내외 자격증은 20개 이상이다.

실전 경험을 통해 숙련된 항공구조사를 키우는 데는 7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양성에 들어가는 노력이 전투조종사 못지않다. 항공구조사는 기존 미군이 수행하던 한반도 내 미군 조종사 구조 임무를 2008년부터 전담해 수행하고 있다. 미국은 군인 한 명의 생명을 국가의 상징과 같이 소중히 여기는 나라로 유명하다. 그런 미국이 미군 조종사의 생명을 우리 군에 전적으로 맡기고 있다. 한국 공군항공구조사의 임무능력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두터운가를 잘 보여준다.

아울러 항공구조사는 평시 항공기 사고와 산불 등 국가적인 재해·재난 현장에도 투입되고, 해양경찰을 비롯한 유관 기관 특수요원들에 대한 구조 실습교육을 지원하는 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해군 해난구조대 심해잠수사

100% 지원자로 구성 전문성·체력 등 요구


해군 심해잠수사(SSU: Sea Salvage & rescue Unit) 는 맨몸으로 핀과 마스크만 착용한 상태에서 6㎞ 장거리 수영, 300m 심해까지 내려가는 포화잠수, 고무보트 조함술, 스쿠버 자격잠수 등 해상·수중환경에 특화된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수중 용접·절단, 수중폭파, 공기심해잠수 등에도 능해 선박 구조 및 인양 작업과 해상 인명구조 작전에서 맹활약을 펼칠 수 있다. 해군 해난구조대는 고도의 전문성과 강인한 체력이 요구돼 100% 지원자로만 구성되며, 장교·부사관·병사를 통합해 연 1회 선발한다.

해난구조대원이 되는 길은 멀고 험난하다. 바늘구멍만큼 좁은 체력·수영 검정을 통과해야 한다. 수영은 200m 자유형·평영, 윗몸일으키기는 2분에 60회 이상, 팔굽혀펴기는 2분에 57회 이상, 3㎞ 달리기는 15분36초 이내가 기준이다. 양성교육은 장교·부사관·병사 구분 없이 12주다. 이를 이수하면 장교는 18주, 부사관은 14주의 초급과정이 기다린다. 최근 5년간 초급과정 수료율은 60% 이하일 정도로 강도 높은 교육훈련이 진행된다.

이들은 평시 해상 인명구조, 침몰선 인양, 조난 잠수함 구조 등 해난 구조작전과 항만·수로 장애물 제거 등을 수행하고, 해양환경 보호를 위한 수중 정화 및 폐어망 회수 활동도 전개한다.전시에는 주요 항만의 개항을 유지하고, 상륙작전 땐 전투구조 임무를 수행한다.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