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00톤급 상륙함…상륙·공중돌격 완벽 지원

입력 2016. 02. 17   09:16
업데이트 2016. 02. 17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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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상륙군의 모함 ‘천왕봉함’


태국 앞바다 가르며 돌격 앞으로!

 

현대전과 평시 비전투원 후송까지 ‘만능’ 함정

고속상륙주정 1척, KAAV 8대 발진 30분이면 ‘끝’

 

 


 

 

 



2016 코브라 골드 훈련에는 우리 해군의 최신예 상륙함(LST-II) ‘천왕봉함’이 가진 능력에 힘입어 역대 최대 인원과 장비가 참가하고 있다. 우리 해군에서 독도함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천왕봉함은 이번 첫 해외훈련을 통해 강력한 상륙작전 역량과 함께 인도적 민사활동(HCA) 플랫폼으로서의 능력을 선보였다. 상륙군의 든든한 모함 ‘천왕봉함’을 방문했다.



25개 물탱크 통제해 안정성 확보



미군의 FA-18 전폭기가 핫야오 해안에 대한 폭격을 시작하자 나직한 폭음이 천왕봉함의 선체를 울렸다. 코브라 골드 훈련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연합상륙훈련의 ‘결정적 행동’이 이뤄진 지난 12일. 해안에서 약 6.8km 떨어진 해상에 있던 천왕봉함의 함미 램프가 열리며 태국의 뜨거운 햇살이 상륙전력이 늘어서 있는 차량 갑판 안으로 밀려들어 왔다.



잠시 후 함정 전체가 뒤쪽으로 조금씩 기울어지는 느낌과 함께 K1 전차를 탑재한 고속상륙주정(LCM)이 있는 웰독(Well Dock)에 물이 차올랐다.



시동을 건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가 뿜어내는 매연을 뚫고 선두에 있던 LCM이 먼저 천왕봉함을 빠져나갔다. 곧이어 2열 종대로 대기 중이던 KAAV 8대가 줄지어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 이들 전력을 모두 투사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30분 남짓이었다.



김형곤(중령) 천왕봉함장은 “천왕봉함에는 25개의 물탱크가 있어 순차적으로 물을 채워 함미를 가라앉히는 것과 다시 원래 상태로 복원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상륙작전 중 상륙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 바로 해병대 전력을 해상에서 육상으로 보내는 ‘상륙돌격’이 이뤄질 때다. 전력들이 함정을 떠난 뒤에도 레이더 등 항행장비를 완벽히 갖추지 않은 LCM이 목표지점에 도달할 때까지 정확히 유도해주는 것도 천왕봉함의 역할이다.



4900톤급의 천왕봉함은 KAAV 또는 K1 전차를 15대까지 탑재할 수 있으며, 함수 갑판에 2척, 웰독에 1척 등 총 3척의 LCM을 운용하고 있다. 워터제트로 추진하는 LCM은 K1 전차 한 대 또는 완전무장한 상륙군 100명을 이송할 수 있다. 또한 헬기 2대가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는 비행갑판을 보유하고 있어 상륙돌격과 공중돌격을 함께 지원하는 것이 가능하다.



천왕봉함은 올해 코브라 골드 훈련에 해병대 병력 230여 명 등 장병 440여 명과 KAAV 8대, K1 전차 4대 등을 싣고 와 충분한 숫자의 상륙전력을 해외에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증명했다.



고정형 침상과 넓은 복도 ‘호평’



특히 천왕봉함은 상륙군의 생활양식을 고려해 거주 여건을 큰 폭으로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충분한 개인 공간의 고정식 박스형 침대는 물론 개인 무장을 보관하는 수납장까지 갖추고 있다. 또 상륙군 거주구역은 완전무장한 해병대원들도 편하게 오갈 수 있도록 복도와 계단을 널찍하게 설계해, 해군 함정들의 특징인 비좁은 복도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더불어 대형 에어컨 4개를 활용한 중앙 냉난방으로, 섭씨 30도 이상의 동남아 지방에서도 함 내는 쾌적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 24시간 온수 샤워는 기본이며, 침실마다 샤워장을 갖추고 있다. 또 한 번에 7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식당은 1~2시간 이내에 함 내 전 병력에게 따뜻한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



해병대1사단 상장대대 2중대 김현우(하사) 205차장은 “과거 함정들은 상륙군이 침상이라 할 수도 없는 해먹에서 잠을 청해야 했는데, 천왕봉함은 고정식 침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넉넉한 개인 공간을 보장하고 있어 거주 여건이 굉장히 쾌적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천왕봉함은 17일 비전투원 후송훈련(NEO)에 참가해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작전과 같이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인해 대규모 난민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안전하게 후송하는 능력을 배양한다. 훈련에서 천왕봉함은 LCM을 활용해 태국 피난민 60명을 수용하고, 태국 헬기로 수송된 중상자들을 의무실에서 치료하는 훈련을 진행한다.



최봉재(해군 대령) 코브라 골드 훈련전대장은 “천왕봉함은 강력한 수용 능력을 바탕으로 해외 재난 발생 시 타국민은 물론 우리 교민과 여행 중인 국민까지 안전지역으로 후송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차기 상륙함이 해군에 인도됨으로써 현대전에 부합한 작전능력은 물론 평시 비전투원후송능력까지 월등히 향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뷰]  김형곤  중령·천왕봉함장

“해안 상륙 중심에 선 천왕봉함 소기의 성과 달성해 뿌듯”

 

 

 


“상륙작전은 해군작전의 꽃입니다. 이번 코브라 골드 훈련에서 우리 천왕봉함을 출발한 해병대 전력이 미국과 태국군의 중심에 서서 해안에 오를 때는 전에 없던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김형곤(중령·사진) 천왕봉함장은 최신예 상륙함인 천왕봉함이 첫 해외훈련에서 목적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김 함장은 “차기 상륙함은 해군에 인도된 지 얼마 안 된 함정으로, 우리 군의 중요전력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운용능력을 철저히 검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신예 천왕봉함의 가장 큰 자랑거리를 묻는 질문에 김 함장은 서슴없이 “우리 승조원들”이라고 답했다. 그는 “강철로 이뤄진 함정이 한낮의 햇살을 받으면 갑판 위의 온도가 쉽게 40도를 넘어간다”며 “이러한 여건 속에서도 각각의 부서에서 맡은 바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 천왕봉함이 가진 모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병들이 최고”라고 힘줘 말했다.

김철환 기자 < droid001@dema.mil.kr >
사진 < 한재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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