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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 (하)

첫 공격 빗나가면 재공격 ....함정 관통 내부에서 폭발

국방과학연구소(ADD)는 함대함 순항유도탄 해성을 자체 개발하는 비행시험에서 성공과 실패의 롤러코스터를 타야 했다.


ADD는 2001년 6월부터 시작된 여러 차례의 시험 발사를 통해 함대함 순항유도탄 해성의 개발에 성공했다. 2003년 말 사업 종료 시까지 여러 무기체계에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핵심 기술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ADD가 해성 개발 과정에서 확보하게 된 핵심 기술 몇 가지를 소개한다.


2015년 5월 유도탄호위함(FFG) 경기함이 해성을 발사하고 있다. 국방일보DB.

● 터보제트엔진  


소형 제트엔진 개발은 순항유도탄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외국에서 제트엔진을 도입하려면 우리가 개발하고자 하는 유도탄의 성능을 제작회사에 몽땅 공개해야 한다. 또 양산 과정에서 제작회사가 가격을 올리면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르는 수밖에 없다.


이런 제트엔진을 ADD 연구원과 업체의 기술자들이 힘을 모아 개발해 냈다. 이것은 향후 순항유도탄을 우리 마음대로 개발할 수 있는 열쇠를 우리 손에 거머쥔 것과 다름이 없다.


ADD에서는 1990년대 중반까지 소형 터보제트엔진에 대한 기초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해성의 제트엔진을 만들어냈다. 


처음에는 기술 부족으로 엔진을 가동하는 과정에서 RPM을 상승시킬 때 더러는 엔진의 고속 회전을 감당하지 못해 소재가 깨지기도 하고, 외부 물질이 들어가 압축기 블레이드가 망가지는 경우(FOD)도 있었다. 강우 시험에서는 실수로 많은 물을 제트엔진에 넣어 엔진 프레임이 수축하는 바람에 파손되기도 했다. 


ADD는 1996년부터 해성 탐색개발이 진행되면서 이러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했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체계개발 기간에도 제트엔진에 대한 지속적인 성능 개선이 이뤄졌다.


●마이크로파 탐색기


무기체계를 개발하면서 국내 기술이 부족할 때 ‘외국에서 구매하면 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소위 핵심기술(Core Technology)이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구매 불가능한 부류다.

해당국에서 수출허가 품목으로 묶어서 관련 기술이 외국으로 나가는 길을 막아버리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때맞춰 이스라엘이 함대함 유도무기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동시에 로비 활동을 펼쳐서 우리의 독자개발 의지를 막았다. 일부 인사는 "이스라엘이 탐색기 기술을 모두 다 준다는데(팔겠다는 뜻) 경험도 없는 ADD가 왜 개발하려 하느냐"며 "함께 협력하면 실패의 위험도 줄일 수 있고 기술도 배우는 계기가 돼서 좋다. 만약 독자 개발하다가 안 되면 누가 책임을 지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나중에 확인한 사실이지만 이스라엘로부터 탐색기 몇 개를 개발해 제공받는 데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되고 또 ‘이것에 관련된 자세한 기술은 알려고도 하지 말라’는 단서가 있었다.


상황이 불리한 가운데 ADD 연구원들은 자체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해성의 탐색개발과는 별도로 1996년 4월부터 ‘마이크로파 탐색기 개발 응용연구 사업’을 국방부의 승인을 받아 진행했다.


개발팀은 자체기술로 탐색기를 설계했으나 이렇게 만들면 제대로 성능이 나올지 자신할 수 없었다. 그래서 개발팀은 해외 기술협력 연구를 추진해 1차로 설계에 대한 검증을 받고 기초를 다졌다.


1998년 말에 이르러서야 각고의 노력 끝에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는 국산 마이크로파 탐색기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 결과를 근거로 해군과 국방부를 설득해 해성유도탄 개발의 승인을 받았다. 이 응용연구를 통해 사전에 기술적 위험 요소가 제거됐기 때문에 함대함유도탄 개발이 가능했다.


● 스트랩다운 관성항법장치


1990년대 중반 ADD 개발팀은 기초연구를 충실히 해 외국산 자이로를 수입, 스트랩다운 관성항법장치를 만들고 있었다.


항법컴퓨터로는 마이크로컴퓨터를 개발하고 소프트웨어(S/W) 알고리즘 개발에 공을 들였다. 해성 관성항법장치에는 당시 ADD에서 개발하고 있던 기계식 자이로의 성능을 기대하기 어려워 외국산 자이로를 수입해 사용하기로 했다. 


막상 구매하려고 하니 당사국에서 수출 허가가 나오지 않았다. 마냥 기다릴 수도 없어 국산 기계식 자이로를 사용하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이로 만드는 기술이 개선돼 성능이 만족할 만큼 됐다.


가속도계도 처음에는 진자(Pendrum)가 수시로 깨지는 등 불량이 잦아서 함정에 유도탄을 적재한 후 고장 발생으로 곧바로 하역하는 일도 발생했다. 개발사업이 끝나갈 무렵에는 안심할 수 있는 좋은 품질이 됐다.


이렇게 최초로 국산 관성센서를 사용한 스트랩다운 관성항법장치가 개발됐다. 외국의 수출 규제가 오히려 우리의 국산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 기술은 이후 더 성능이 우수한 관성항법장치를 개발하는 밑거름이 됐다.


▣ 순항/크루즈 미사일은 탄도미사일은 어떻게 다른가 


해성은 항공기처럼 비행하는 특성을 가진 순항 미사일(Cruise Missile)이다. 


탄도 미사일(Ballistic Missile)은 로켓을 이용해 상승한 후 최종 순간에는 자유낙하해 표적에 도달하며 사거리가 길 경우 비행 중간 단계에서 대기권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에 비해 순항미사일은 터보팬, 터보제트, 램제트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기권 내부에서만 비행한다. 또 순항 미사일은 탄도미사일에 비해 다양한 공격 방법을 구사할 수 있다. 


사거리 내 임의 거리에 있는 표적을 용이하게 공격할 수 있다. 다양한 종말공격 비행경로를 가지므로 공격형태에 따라 여러종류의 탄두를 활용할 수있으며, 동시공격, 장애물 우회공격 등 다양한 공격전술로 운용이 가능하다. 


함대함 유도무기 해성의 표적 공격 방법. 이미지 = 국방과학연구소.


▣ 어떻게 공격하나 


세계 각국 함대함 순항 유도무기의 일반적인 공격 방법으로 보통 8단계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아래 설명이 해성의 공격 절차는 아님 ) 


● 1단계(표적 획득 및 공격준비 단계) : 

아군의 함정이 자체 탐색레이더 또는 해상작전 헬기, 유·무인기, 정찰위성 등으로부터 표적을 획득해 공격을 결심하게 되면, 함의 사격통제장비는 비행경로, 표적 탐색영역, 종말기동 형태와 탄두 작동모드 등을 생성해 이를 유도탄에 전송한다. 


● 2단계(유도탄 발사단계) : 표적을 공격하는 데 필요한 정보가 다 입력된 상태에서 사격통제장비로부터 유도탄 발사명령이 발사장치에 전달되면 유도탄의 발사가 진행된다. 이때 유도탄을 발사한 함정에서 유도탄이 충분한 거리까지 안전하게 이탈하고, 초기 가속 및 주 추진엔진의 동작에 필요한 속도를 얻기 위해 로켓 부스터가 작동하여 초기 비행에 들어간다. 


● 3단계(순항비행 단계) : 중거리 이상의 대함유도탄이라면, 초기 추력에 의해 일정 고도에 도달하면 부스터가 분리되고, 동시에 공중에서 터보제트 엔진이 점화되어 사전에 지정한 고도로 유도탄이 순항 비행한다. 


● 4단계 : 장거리 공격 모드일 경우에는 항력을 줄이기 위해 고고도(보통 7500m 이상)에서 순항비행을 수행하고, 단거리 공격모드일 때는 적 함정에 탑재된 방어체계로부터 탐지당할 확률을 줄이기 위해 해면(海面)에 가깝도록 낮게 밀착해 비행하는 해면비행(sea-skimming)을 하는데 표적탐색 위치에 도달하면 탐색기가 활성화되어 표적을 탐색·추적하는 과정의 종말 호밍을 하면서 표적을 타격한다. 


● 5~7단계 : 탐색모드로 전환하여 표적을 탐지하며, 해면비행 등의 저고도 비행으로 표적에 접근한다. 


● 8단계 : 최종 공격 표적을 선택하고 표적을 타격한다. 종말호밍 경로는 대함 유도탄 방어무기에 대한 생존성 확보와 표적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기 위해 해면비행 상태로 함정의 흘수선을 공격하거나 표적 전방에서 급상승한 후 급강하(Popup and Dive)하여 표적의 상부를 공격하는 방법을 채택한다. 


해성의 경우, 공격이 빗나가면 재공격하는 기능이 부여되어 있으며, 표적을 맞힌 후에는 충돌과 동시 폭발하기도하지만, 지연신관 기능을 살려 관통 후 함정 내부에서 폭발시킬 수도 있다.

 

■ 관련 국방일보 기사 


국방과학연구소(ADD)·국방일보 공동기획 

‘이석종 기자의 무기의 탄생’ 함대함유도탄 해성 2015년 4월 22일,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