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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人사이트] 나와 전우 지키는 실전무술 전투태권도 보급 힘쓸 것

입력 2025. 06. 12   16:39
업데이트 2025. 06. 1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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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人사이트
신호균 국방전투태권도연구소장 

전투력 도움 안 되는 벼락치기 단증, 따 봐야 무슨 의미 있겠나…
하반기부터 승단 심사에 ‘실전 호신술 평가’ 도입

軍 전투력 강화 기여할 수 있는 실전형으로 무장
국방부·국기원과 수시 소통하며 시범단 선발 마쳐
내달 창설식·시연회 통해 전투태권도 활성화 기대
아랍에미리트·레바논 등 해외서 교육·시범 요청도

 

국기원이 올 하반기부터 태권도 승단 심사에 ‘실전 호신술 평가’를 도입하면서 군 태권도 교육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야전에서는 단순히 단증 취득을 위한 형식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실제 전투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실전형 태권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국방전투태권도연구소가 있다. 연구소는 국기원·국방부와 연계해 실전형 ‘전투태권도’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국방부 허가 비영리 법인단체다. 자세한 이야기를 신호균(예비역 육군원사) 연구소장에게서 들어봤다. 글=임채무/사진=조종원 기자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국기원에서 신호균 국방전투태권도연구소장이 국방일보와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국기원에서 신호균 국방전투태권도연구소장이 국방일보와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6단 이상은 연내, 1~5단은 내년부터 승단 심사에서 실전 호신술을 평가합니다. 단순히 심사과목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태권도의 본질이 실전성으로 회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우리 군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실전성은 우리 군 태권도에도 꼭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이죠.”

신호균 소장은 국방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태권도 승단 심사 방식의 변화에 따라 우리 군의 태권도 교육 방식 역시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군원사로 전역한 신 소장은 35년간의 군 생활 대부분을 군 태권도 분야에 헌신해 왔다. 태권도인이라면 누구나 도달하고 싶어 하는 최고의 경지, 태권도 9단인 그는 군태권도지도심사위원, 육군3야전군사령부 태권도 선수단·시범단 감독, 육군지상작전사령부 태권도팀 감독 등 군 태권도 관련 핵심 보직을 모두 거쳤다. 이와 함께 국기원 연수원 호신술 교수, 사우디아라비아군 대표팀 코치, 국회의원 태권도연맹 국방분과 위원장 등 국내외 태권도 정책과 현장을 아우르는 경험도 쌓았다. 현재는 국방전투태권도연구소장을 맡아 국방부, 국기원과 연계해 군 태권도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군 태권도의 변화 필요성은 꽤 오래전부터 나왔던 얘기입니다. 과거 태권도가 의무 교육이었을 때는 상황이 달랐지만, 자율로 변하면서 1~2주간 벼락치기식으로 심사를 준비하기에 기술 체화율이 낮아졌습니다. 군 전투력 강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죠. 제가 현역 시절 군태권도지도심사위원으로 있으면서 전투태권도를 개발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전투태권도는 2013년 신 소장이 육군3야전군사령관의 승인을 받아 개발을 시작했다. 당시 3성장군회의 시연, 육군본부 보고를 거쳐 △맨손 격투술 △근접 호신술 △무기 대응술 등 3대 분야로 체계화했다. 전투복 입고 수련할 수 있도록 한 점과 동작을 단순화하고 온몸을 사용하는 점, 허리 아래 급소 공격 등 실전 위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긴 시간에 걸쳐 전투태권도를 완성했으나, 코로나19로 대면교육이 금지되면서 전투태권도 보급은 난관에 부딪혔다. 게다가 군 태권도 자체가 침체기를 겪으면서 동력마저 잃게 됐다. 설상가상 신 소장의 정년이 도래하면서 그는 아쉬움을 남긴 채 군문을 나서게 됐다. 결국 그는 국방부, 국기원 등과 긴밀하게 협조해 2023년 국방부의 허가를 받아 연구소를 설립했다. 신분은 바뀌었으나 완성된 전투태권도 보급을 마쳐 군 전투력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소망에서다.

 

신호균(오른쪽) 국방전투태권도연구소장이 전투태권도를 활용해 적을 제압하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연구소 제공
신호균(오른쪽) 국방전투태권도연구소장이 전투태권도를 활용해 적을 제압하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연구소 제공



“전투태권도 보급은 저희 연구소만으로는 사실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국방부, 국기원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들을 모시고 시범을 보인 적도 여러 차례입니다.”

연구소는 지난 5월 31일 전투태권도 시범단 선발을 완료했다. 시범단은 각 부대 전투태권도 교관화 교육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대내외 전투태권도를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그동안은 국방부의 협조로 각 부대 태권도 요원들을 선발해 전투태권도 보급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간부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지면서 파견에 부담을 느끼더군요. 그래서 전투태권도에 관심 있고, 군을 사랑하는 청년들을 선발해 시범단을 만들었습니다. 시범단은 부대 교관 역할은 물론 시범단으로서 전투태권도를 홍보하는 역할도 수행할 예정입니다. 특히 오는 7월 국기원과 국방부 주요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전투태권도 시범단 창설식과 시연회를 개최해 전투태권도의 실전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킬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태권도가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오히려 전투태권도에 대한 관심과 파견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 군·경찰, 왕실 경호실 등에서 전투태권도 교육과 시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이에 연구소는 국기원과 협력해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레바논 태권도 연맹들과 전투태권도 교육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신 소장은 “전투태권도가 우리 군의 전투력 강화뿐 아니라 국방외교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호균 소장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군 태권도가 다시 활성화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군 태권도는 장병들이 스스로 배우고 싶어 하고, 실전에서 자신과 전우를 지킬 수 있는 힘이 돼야 합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길이겠죠. 앞으로 군 태권도의 부흥과 우리 군의 전투력 강화를 위해 남은 힘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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