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해군·해병대 2025년 합동상륙훈련] 점 찍고, 선 잇고, 면 장악

입력 2025. 04. 28   17:03
업데이트 2025. 04. 28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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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해병대 ‘2025년 전반기 합동상륙훈련’

상륙지점 지뢰지대·방벽 초토화 
해안가 파고들며 하차보병전투
해군·해병대 합동성 입체적 강화


미사일과 각종 미래 전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드론을 활용한 공격이 늘면서 그동안 전세를 역전시키고 적의 허를 찌를 수 있는 전략적 돌파구로 인식되던 상륙작전의 미래 발전 방안에 대한 우리 해군·해병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8일 새벽녘 포항 해안을 강타한 해군·해병대의 ‘2025년 전반기 합동상륙훈련’에서는 그런 치열한 고민의 결과를 읽을 수 있었다. 글=조수연/사진=양동욱 기자

 

28일 경북 포항시 독석리 해안에서 펼쳐진 2025년 전반기 합동상륙훈련 ‘결정적 행동’에서 해병대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가 연막탄을 터뜨리며 목표 해안으로 돌격하고 있다.
28일 경북 포항시 독석리 해안에서 펼쳐진 2025년 전반기 합동상륙훈련 ‘결정적 행동’에서 해병대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가 연막탄을 터뜨리며 목표 해안으로 돌격하고 있다.

 

 

적진 ‘완전 초토화’ 뒤 상륙작전 전개

올해 전반기 합동상륙훈련의 하이라이트인 ‘결정적 행동’이 펼쳐진 28일 새벽 6시 경북 포항시 독석리 해안. 해병대1사단 73대대의 상륙돌격장갑차(KAAV)가 육지로 돌진했다. 수십㎞ 밖의 대형수송함 마라도함과 상륙함으로부터 이탈해 거침없이 해상기동해 온 참이었다.

올해 훈련엔 특히 ‘장애물 개척 태스크포스(TF)’가 처음 운용됐다. TF의 운용계획에 따라 전투장갑도저와 미클릭이 지뢰지대와 방벽을 파괴했다.

전투장갑도저가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해안에 우뚝 서 있는 흙 방벽을 무너뜨렸다. 잠시 후 상륙할 KAAV와 보병이 방벽 너머 적지 종심으로 돌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 전투장갑도저는 일반 굴삭기보다 방호 능력이 뛰어나 각종 장애물이 산재한 지역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장애물 개척 TF와 마린온 헬기, 공군 KF-16 전투기가 상륙 지점을 초토화한 뒤에야 KAAV의 힘찬 해상기동이 시작됐다.

KAAV는 해상에선 함정, 육상에선 장갑차의 기동력을 뽐내는 해병대 고유의 ‘수륙양용’ 무기체계다. 이날은 총 20여 대가 5파로 나눠 상륙했다. 해상 돌격 명령이 떨어지자 KAAV들이 일제히 공격개시선을 통과하고 연막탄을 쏘아 올리며 물살을 갈랐다.

KAAV가 뭍에 다다른 동시에 하차한 해병대원들이 해안가 곳곳을 파고들어 하차보병전투에 몰두했다. KAAV에 장착된 자동화 무기체계인 ‘복합화기 원격사격통제체계’가 좌우로 돌며 사방을 경계하고 연기를 내뿜어 보병들을 보호했다. 하차전투를 마친 해병대원들은 전투부상자처치(TCCC) 훈련을 병행해 실전성을 더했다.

상륙훈련에 처음 참가한 이지환 이병은 “내가 선택한 해병대에서 빨간명찰을 달고 하는 첫 상륙훈련에 큰 자부심과 보람을 느꼈다”며 “국민이 신뢰하고 가족에게 자랑스러운 해병대가 되기 위해 앞으로도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병들이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에서 하차해 목표지점으로 신속히 움직이고 있다.
장병들이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에서 하차해 목표지점으로 신속히 움직이고 있다.

 

전투장갑도저가 장애물을 개척하고 있다.
전투장갑도저가 장애물을 개척하고 있다.

 

해안을 향해 기동 중인 공기부양정.
해안을 향해 기동 중인 공기부양정.



중장비·드론 투입 새로운 시도 

합동상륙훈련은 해군과 해병대의 합동성이 극대화된 작전이다. 드넓은 바다를 기동로 삼아 적의 허를 찌를 만한 곳에 ‘강제 진입’하는 것이 상륙작전의 핵심. 더 빠르게 상륙하고 아군 피해를 줄여야 한다. 상륙작전 초기 외부 공격에 취약한 기갑·보병 전력을 보호해야만 상륙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다.

미사일과 드론 등의 위력이 증가하면서 상륙작전의 위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우리 군의 고민이 거듭되고 있다. 해병대의 전략은 공병 장비와 공중 전력 등을 먼저 투입해 적진을 ‘제대로’ 초토화한 뒤 본격적인 상륙을 감행하는 것.

현대의 상륙작전은 가급적 원거리에서 상륙 부대를 투사하는 ‘초수평선(Over The Horizon) 상륙작전’이 일반적이다. 첨단기술이 집약된 함정을 활용해 적 레이다 탐지거리 밖 먼 해상에서 상륙함을 발진시키고 수평선 밖에서 헬기 등으로 상륙 해안 후방에 병력을 실어 나르는 공중돌격 또한 현대 상륙작전의 필수요소다.

올해 합동상륙훈련에선 실전성을 더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들이 눈에 띄었다. 각종 중장비가 방벽과 지뢰지대를 개척하고 해상에선 적 드론 공격에 대응하는 훈련을 병행한 것이 새 시도들 중 하나다.

공중전력과 해안개척 중장비들이 먼저 상륙해 적을 초토화한 단계에서 본격적인 상륙작전을 감행했다.

특히 무인기를 비롯해 정찰자산도 적극 운용해 상륙해안을 정찰하고 지상작전 전장 가시화를 달성했다. 드론을 활용해 적 무인기를 모사함으로써 상륙작전지역으로 이동 중 적 자폭형 무인기 등의 위협으로부터 기동부대 생존성을 보장하는 능력과 대응절차도 점검했다.

박태상(중령) 해병대 상륙군대대장은 “적 지형을 초토화하고 안전을 확보한 가운데 상륙해 적 종심으로 기동하는 것이 이번 훈련의 핵심”이라며 “공병도 운용해 적 지대를 완전히 개척하는 등 훈련을 의도대로 마무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동상륙훈련은 해군과 해병대의 완벽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합동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기회”라며 “이번 훈련을 통해 국가전략기동부대로서 국민에게 신뢰받고, 언제라도 임무를 완수하는 강한 해병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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