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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정령 세계 초연

입력 2025. 04. 28   15:27
업데이트 2025. 04. 2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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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서사 융합해 독창적 예술언어로 표현 
한국 전통악기 거문고 접목한 여백의 미학
전통·현대 공존 신선한 시도…내달 25·29·31일 공연

 

(왼족부터) 소프라노 황수미,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연출 스티븐 카르.
(왼족부터) 소프라노 황수미,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연출 스티븐 카르.



예술의전당이 ‘K오페라’의 새 시대를 여는 대형 신작을 다음 달 무대에 올린다.

오는 5월 25·29·31일 사흘간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되는 오페라 ‘The Rising World: 물의 정령’은 동서양의 서사를 융합해 독창적인 예술 언어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제목 그대로 작품의 중심은 물이다. 물과 관련된 재앙이 계속되는 왕국을 배경으로 물시계 장인과 공주라는 두 여성 캐릭터가 중심이 돼 극을 이끈다. 무대 위에선 디지털 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물 주제의 영상이 구현돼 예술적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물과 관련한 기이한 자연 현상들이 이어지는 왕국이 있다. 연못과 호수에는 물이 넘치고, 마른하늘에서 우박이 떨어지기도 한다. 계곡물이 마을을 덮는가 하면 예고도 없이 폭우가 쏟아진다. 신하들은 이처럼 기이한 자연 현상들이 왕의 유일한 혈육인 공주의 질병과 관련 있다고 생각하고, 공주를 구할 방법을 찾아낸다. 바로 인간의 몸속으로 이동하는 ‘물의 정령’의 존재를 알아낸 것. 이를 위해 물시계를 만드는 장인이 소환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된다.

장인 역의 메조소프라노 김정미는 “오페라 작품의 전통적인 여성 이미지를 넘어 영웅적인 서사를 지닌 캐릭터를 맡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음악적으로도, 연기적으로도 도전적인 작품이라 초연까지 열심히 갈고닦을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공주 역을 맡은 소프라노 황수미는 “물과 시간에 갇혀 있던 공주가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는 작품으로 현대적인 선율 속에서도 동양적인 이미지가 살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영어 오페라에 처음 도전하는 데다 세계 초연이라는 점에서 부담도 있지만 그보다 설렘과 기대감이 앞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혁신적인 음악과 무대 미술, 의상 등 전통과 현대 감각이 공존하는 신선한 시도도 돋보인다. 지휘자 스티븐 오즈굿은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현악기와 전자 음향의 대비뿐만 아니라 한국 전통 악기 거문고를 작품에 접목해 한국 오페라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무대 디자인 역시 날카롭고 각진 돌과 부드럽게 흐르는 물이라는 대비되는 이미지를 통해 작품의 주제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하고 풍부한 상상력을 선사한다. 출연자들은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한 미니멀리즘 의상으로 각 인물의 본질을 압축적으로 담아내는 여백의 미학을 구현해 냈다.

연출을 맡은 스티븐 카르는 “인간은 오랫동안 물을 돌로 막고 통제하려 했지만 시간 앞에서는 가장 단단한 돌조차 물에 의해 깎인다”며 “불확실성과 변화 속에서도 균형을 찾아가는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티켓 예매는 예술의전당 홈페이지(www.sac.or.kr)와 콜센터(1668-1352)에서 하면 된다. 노성수 기자/사진=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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