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 미사일 피격 상황 부여
흙 쌓고 지반 다져 신속 복구
‘환상 팀워크’ 1시간 내 마무리
해군에 함정과 잠수함이 드나드는 군항 방호는 승리를 위해 더없이 중요한 임무다. 적의 공격을 받더라도 빠른 시간 내 피해를 복구해 전투력을 보존해야 한다. 동해 해역과 북방한계선(NLL) 사수 임무를 수행하는 해군1함대가 파손된 동해 군항시설을 순식간에 돌려놓는 항만피해복구훈련 현장을 찾았다. 글=조수연/사진=이경원 기자
최전방부대의 전투력 복구하라
지난 13일 해군1함대 항만피해복구훈련장에 공병대대 장병 30여 명과 굴착기, 5톤 트럭, 덤프트럭 등 공병장비가 모여들었다. ‘2025 자유의 방패(FS)’ 연습의 하나로 항만피해복구훈련을 하기 위해서다.
동해 군항이 적 스커드미사일에 피격된 상황이 주어지자 장병과 장비가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시를 가정한 ‘긴급복구’는 최대 72시간 이내에 모든 과정을 마쳐야 하기 때문이다.
부두가 파괴되면 함정이 접안할 수 있도록 블록을 쌓은 뒤 자갈을 채우고 철판을 덮어 수습해야 한다. 공병대대 장병들은 화재진압반, 초기정찰반, 복구반, 자재반, 장비반으로 나뉘어 투입됐다. 군사경찰대대도 경계반으로 지원에 나섰다. 훈련 참가자 중엔 토목, 전기 등 각 분야 전문가가 대거 포함돼 있었다.
화재진압반이 미사일 피격으로 발생한 불을 끈 현장에 초기정찰반이 투입돼 피해 규모를 파악했다. 피해 평가 결과가 산출되자 장비반이 중장비로 대형 잔해를 정리하며 본격적인 복구작업을 준비했다.
복구반 장병들은 보강토 블록을 쌓았다. 덤프트럭이 적재함을 기울이자 굴착기가 골재와 흙을 퍼올렸다. 퍼올린 흙을 블록 뒤편에 쏟아 블록이 밀리지 않도록 했다. 이어 버킷(흙을 퍼올리는 삽 부분)으로 땅을 내리치며 꼼꼼하게 다졌다. 중장비들의 환상적인 팀워크였다.
중장비들이 빠져나간 곳에 복구반이 다시 투입돼 진동다짐기로 지반을 평평하게 만들었다. 복구작업은 한 시간 새 마무리됐다. 추를 자유낙하시켜 땅에 박히는 깊이를 측정하는 다짐도측정기로 내구성을 평가하며 훈련이 끝났다.
현장을 지켜보던 강혜창(대위) 1함대 공병대대 계획운영과장은 “항만피해복구훈련은 항만이 다시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며 “전시에 도로 포장까지는 긴급복구가 힘든 만큼 빠르게 흙을 채워 넣고 지반을 다지고 다져 어떤 장비도 다닐 수 있게끔 만든다”고 설명했다.
|
맞춤형 훈련장에서 수시 연습
이날 공병대대 장병들이 복구한 시설은 중력식 부두. 중력식 부두는 지반이 견고한 장소에 콘크리트 블록 등으로 만든 부두를 말한다. 바다 수면 아래 지반에 파일을 박아 건설하는 잔교식 부두보다 견고하다는 장점이 있다.
1함대의 항만피해복구훈련장은 부대 내 항만이 적의 공격으로 파괴됐을 때 중력식·잔교식 부두를 건설하고 각종 시설을 복구하는 절차를 숙달하기 위한 맞춤식 실습장이다. 얼핏 보면 여느 공사장 풍경과 다를 바 없지만, 이곳은 촌각을 다투는 작전 현장이다. 부대는 연 2회 이상 항만피해복구훈련을 해 공병대대 장병들의 전문성을 끌어올린다.
|
육·해·공 합동 화생방 훈련 병행
같은 날 동해 군항에선 육·해·공군이 참가하는 합동 화생방 훈련이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적의 화학탄 공격에 오염된 항만을 제독해야만 시설물 복구에 돌입할 수 있어서다.
훈련에는 1함대 항만방어대대 화생방지원대와 육군23경비여단 화생방소대, 공군18전투비행단 화생방지원대 등 3개 부대 장병 70여 명과 차량 13대가 함께했다.
훈련 참가자들은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한 뒤 신속하게 지역과 건물 제독에 나섰다. 정밀제독소를 설치해 인체와 장비 제독를 했고, 의무요원들은 오염환자를 병원으로 후송했다.
김동석(대령) 1기지방호전대장은 “동해수호의 핵심인 동해 군항의 작전지속지원 능력 보장은 함대가 임무를 완수하고 승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중단 없는 작전지속지원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