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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리어 마인드셋] 영웅이란 확신으로 마인드 중무장하라

입력 2025. 03. 11   16:35
업데이트 2025. 03. 1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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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리어 마인드셋 - 전투의 뇌과학을 들여다보다

총알보다 강한 마음의 힘…신념의 군인이 최강 무기체계 
모세의 기적 같은 ‘유니폼 퍼스트’에 이어
‘히어로 디스카운트’까지… 
만약 이곳에 불이 난다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이 사람들을 구하겠다는 뜨거운 마음이 일렁거렸다.

사회적 지지가 군 정신전력 향상 입증돼
미 국방부 ‘군복 예우 문화’ 전략적 형성
전우들과 정서적 유대, 회복탄력성 높여
자기조절력·자아존중감 등 비인지 능력
훈련과 연습으로 길러지는 ‘마음의 근육’
전장의 극한 압박에도 평정심 유지시켜

① 현대전, 마음을 향한 전투가 시작됐다
② 인지전, 우리는 왜 뇌를 알아야 하는가? 
③ 전장, 총알보다 무서운 정신적 압박 
④ 군인 내면의 힘! 정신적 강인함 
⑤ 인지전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⑥ 내면의 힘을 끌어올리는 방법 
⑦ 최강의 전사를 만드는 워리어 마인드셋 


사진=국방일보 DB
사진=국방일보 DB



필자의 개인적 경험을 소개하며 글을 시작한다.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연합훈련에 참가했을 때의 일이다. 무더위에 지친 채 군복을 입고 숙소로 복귀하던 길에 ‘빅세일’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간편한 옷을 집어 들고 긴 계산대 줄 끝에 섰을 때였다. 앞에 서 있던 사람이 “유니폼 퍼스트(Uniform first)”라며 자리를 양보했다. 거절할 틈도 없이 ‘모세의 기적’처럼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길을 열어 줬다. 감사한 마음으로 계산을 마치고 영수증을 확인하는데, 예상보다 가격이 저렴했다. 이유를 몰라 다시 매장으로 들어가려던 순간 의외의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히어로 디스카운트(HERO DISCOUNT).”

가슴이 뜨거워졌다. 문득 ‘여기에 불이 난다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이 사람들을 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입고 있는 군복은 슈퍼맨의 망토이자 아이언맨의 슈트에 필적한다는 생각도 겹쳤다.

군인 스스로 영웅이라고 믿는 군대와 싸워 이길 수 있는 나라가 있을까? 그때 깨달았다. 군인의 진짜 힘은 내면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군인을 지탱하는 힘, 사회적 지지

군인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군 정신전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단순한 가설이 아니며, 여러 연구로 입증되고 있다. 국민이 군의 가치를 깎아내린다면 군에서 어떤 교육을 하더라도 장병들은 자신을 헌신하며 임무를 완수하려는 의지를 갖지 못할 것이다.

미국은 군복이 존중받는 문화가 형성된 국가다. 실전을 수행하는 환경적 요인도 있지만, 미 국방부의 전략적 노력도 이를 뒷받침한다. 미 국방부는 매년 도움을 요청하는 200편 이상의 할리우드 영화 중 약 30%를 지원한다. 영화 ‘탑건’ ‘배틀쉽’ ‘헌터킬러’ 등이 대표적이다. 미 국방부는 영화를 통해 군의 긍정적 이미지를 대중에게 전달하고, 자연스럽게 군을 향한 존중과 지지를 끌어낸다.

이러한 존중과 지지는 단순히 외부 사회로부터 받는 인정에 그치지 않는다. 군 내 동료와 지휘관의 지지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03년 발표된 ‘전장에서 군인이 위험을 무릅쓰고 싸우는 동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우들 간 정서적 유대감’이 가장 큰 요인으로 나타났다. 유대감을 쌓는 시간은 특별한 때가 아니라 일상에서 보낸 순간이었다는 답변도 눈에 띈다.

실제 미 해군은 훈련 중 매일 짧은 시간 동료들과 긍정적 대화를 나누도록 했는데, 이 방법이 훈련병의 회복탄력성을 크게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휘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지휘관이 부하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과 지지를 제공하면 부하들은 자신감을 갖고 임무를 이행할 수 있다. 특히 지휘관의 공감 능력은 군인의 정신적 안정감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장병들이 전투에서 정신적 강인함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극한 압박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군 내 전우와 지휘관의 지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진은 군종장교가 장병들의 안전훈련을 기원하며 기도하는 모습. 사진=국방일보 DB
장병들이 전투에서 정신적 강인함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극한 압박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군 내 전우와 지휘관의 지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진은 군종장교가 장병들의 안전훈련을 기원하며 기도하는 모습. 사진=국방일보 DB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힘, 비인지 능력

필자는 2021년 ‘장병들의 정신전력’ 연구 때 지휘관과 병사들이 정신전력의 핵심 요소를 달리 인식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지휘관은 ‘학습된 군인화’를 강조했지만, 장병들은 비인지 능력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평가했다.

비인지 능력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역경을 극복하고 꾸준히 노력할 수 있는 힘으로, 인간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2023년 ‘전투에서의 정신적 강인함’ 연구 때는 장병들에게 사회적 지지와 응집성 같은 외적 요인뿐만 아니라 심리적 유연성과 자기조절 같은 내적 요인이 필수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비인지 능력은 마치 근육과 같아 지속적 훈련과 연습으로 길러질 수 있다. ‘자기조절력’ ‘자아존중감’ 등이 핵심 요소다.

자기조절력은 단순한 감정통제가 아니라 전장의 극한 압박에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목표를 향해 체계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능력이다. 이를 위해 긍정적 정서를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긍정적 정서는 세로토닌 분비를 증가시켜 기분을 안정되게 하고, 전두엽 기능을 강화해 감정조절력을 높인다. 또한 인지행동치료(CBT)나 자기대화 기법을 활용하면 역기능적 사고를 줄이고, 불안을 완화할 수 있다.

자아존중감은 개인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신뢰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이는 장병들이 자신감을 갖고 임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심리적 자산이다. 단계적 과제 수행과 시뮬레이션 훈련을 병행하면 자아존중감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전투 상황에서 의사결정 능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위기 상황 극복의 기술

스키를 처음 배울 때를 생각해 보자. 무작정 가파른 코스에 올라가 “넌 할 수 있다”며 등을 떠밀면 어떻게 될까. 이런 극단적 도전이 자신감을 높여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실제론 트라우마가 생겨 스키 자체를 두려워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입문자에게 속도 조절법이나 안전하게 넘어지는 법을 먼저 가르쳐 준다면 점차 자신감을 갖고 더 큰 도전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군인의 정신전력 강화훈련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극한의 훈련을 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먼저 스트레스 상황을 다룰 수 있는 기술을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게 중요하다.

위기 상황에서 스트레스 관리기술은 군인의 심리적 안정과 전투력 향상에 필수적이다. 명상·심호흡·자율신경계 훈련과 같은 기술들은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고 고통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기술들은 극한 상황에서도 군인이 효과적으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도구가 된다.

전투는 의지의 싸움이다. 하지만 두려움을 이겨 내는 정신적 강인함과 투지는 타고난 재능이 아니다. 체계적인 훈련과 준비로 누구나 키울 수 있는 능력이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능력을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사회적 지지, 비인지 능력,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기술은 내면의 힘을 끌어올려 개인 심리 역량을 강화하는 핵심 동력이다. 총알보다 강한 마음의 힘으로 무장된 군인보다 강력한 무기체계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자. 사진=국방일보 DB


군인과 윤리


병기가 아닌 인간 도덕적 손상 입을 땐 전투 의지도 훼손
신념·가치에 어긋날 땐 정서적 고통
제네바협약, 적법·비례성 기준 마련

뇌과학적으로 인간은 뇌의 지배를 받으며, 신경전달물질에 따라 스트레스와 우울을 경험한다. 그러나 인간은 단순한 뇌 작용으로 설명할 수 없는 정신적 차원이 존재하며, 이는 윤리의 영역이다.


최근 심리학에서는 개인의 도덕적 신념·가치에 어긋나는 행동이나 경험이 초래하는 정서적 고통을 ‘도덕적 손상(Moral Injury)’이란 개념으로 연구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군인들은 도덕적 손상을 경험해 왔다. 나폴레옹 시대 영국군 병사는 “나 자신을 파괴자라고 질책했다”며 죄책감과 수치심을 토로했다. 베트남전쟁 참전용사는 “민간인 마을에 들어가 오두막을 불태웠다. 파괴되는 집을 바라보던 이들은 무력한 어머니였고, 겁에 질린 아이들이었다. 그들은 악당이 아니었고, 우리가 악당이었다”고 고백하며 깊은 정체성의 손상을 겪었음을 밝히기도 했다.


전장의 군인들은 필연적으로 도덕적 갈등 앞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군은 정당성과 적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장에서 윤리를 논하는 게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살아남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에서 도덕성이 오히려 전투의 방해요소로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군인은 단순한 병기가 아니라 주어진 명령 속에서도 도덕적 정체성을 유지해야만 하는 존재다.


이라크에서 다국적군 사령관이었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장군은 적과 맞서 싸워야 하는 군의 모습과 비전투원 포로를 존엄과 존경으로 대우하는 모습이 모순되지 않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원칙을 국제적으로 규정한 게 ‘제네바협약’(1929)이다. 제네바협약은 전쟁 자체를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전투원과 비전투원을 명확히 구분하고 적법성과 비례성의 원칙에 따라 전쟁을 하도록 기준을 마련했다. 이는 단순히 비전투원의 보호를 위한 게 아니라 전투원의 도덕적 손상을 예방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군인은 한 인간으로서 양심의 소리를 외면할 수 없으며, 인간 존엄성에 부합하는 도덕적 작전을 펼칠 때 더욱 강한 능력을 발휘한다. “도덕적으로 부패한 군대는 망한다”는 베트남전쟁의 교훈을 기억해야 한다. 정당성과 적법성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하고 강한 군대를 만드는 길이다.

 

장재현 중령은 해군본부 정신전력과에서 근무하며 배재대학교 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워리어 마인드셋』을 포함한 5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장재현 중령은 해군본부 정신전력과에서 근무하며 배재대학교 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워리어 마인드셋』을 포함한 5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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