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군수사령부 최주현 군무주무관
블랙호크·수리온 등 기종별 속속 개발
조종사·관제사 연계 훈련도 가능
수백억 원 시뮬레이터 비용 절감 효과
“간단한 조작·난해한 기술도 숙달” 호평
군 헬기 조종사들이 원하는 시간·장소에서 계기비행(악천후 등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항공기 경로·고도 등을 전적으로 계기와 관제사 도움에 의존해 조종하는 방법) 훈련을 할 수 있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군무원이 있어 화제다. 헬기 조종사 임무 향상에 도움을 주고, 기존 시뮬레이터 구입에 들어갔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최한영 기자/사진=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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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컴퓨터로 쉽고 간단하게 훈련
육군군수사령부(군수사)는 지난 7일 “지상전력소프트웨어/데이터융합센터 최주현 군무주무관이 개인 컴퓨터에서도 손쉽게 헬기 기종별 계기비행 훈련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속속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수사에 따르면 헬기 조종사들이 평소 계기비행 훈련을 하는 시뮬레이터는 대당 수백억 원에 이른다. 최 군무주무관은 “시뮬레이터가 기종별 1~2대에 그치거나 없는 기종도 있어 훈련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계기비행 교육이 단순 절차 훈련이나 사례 교육 등에 그쳤다.
최 군무주무관은 2022년 육군항공사령부 요청으로 항법 계기비행 모의훈련 소프트웨어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2023년에는 UH-60 블랙호크와 CH-47D 시누크, 지난해에는 KUH-1 수리온과 AH-64 아파치 헬기 모의훈련 소프트웨어 개발에 성공했다. 관제사용 항공 운항 관제 모의훈련 소프트웨어도 함께 개발해 조종사와 관제사가 연계해 훈련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지금은 우리 군이 최근 양산을 시작한 소형무장헬기(LAH) ‘미르온’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진 중이다. 최 군무주무관은 “조종사와 관제사가 함께 계기비행 훈련을 할 수 있는 전 세계 유일한 프로그램”이라며 “프로그램 설치도 간단해 헬기 조종사나 관제사 누구나 쉽게 개인용 컴퓨터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기종 특성에 맞게 제작했다”고 강조했다.
“힘들지만 야전부대 호평에 보람”
최 군무주무관이 평소 갈고닦은 실력이 소프트웨어 개발 성공으로 이어졌다. 그는 2003년 육군항공학교 시뮬레이터 민간유지보수업체 팀장으로 입사하며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후 항공학교로 자리를 옮긴 뒤 계기비행 절차를 익힐 수 있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2012년 공군군수사령부 정보통신소프트웨어 개발 담당으로 재직할 때는 레이저 모의사격 훈련체계를 개발, 공군 최초로 한국과 미국에서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
최 군무주무관은 2022년부터 군수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항공학교와 각 부대에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 이 분야 전문가이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조종사들이 실제 같은 계기비행 훈련을 할 수 있도록 기종별로 계산 공식을 만들고 헬기 내부 형상을 디자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위도와 경도에 따른 항로 오차를 줄이는 데도 힘을 쏟았다.
노력 끝에 만든 소프트웨어를 접한 일선 조종사들의 반응은 뜨겁다. 항공학교 한광호 계기비행교관은 “계기비행 차트와 항로 지도만 있으면 개인 컴퓨터로 원하는 비행장을 선택해 출발, 항로 비행, 도착 절차까지 숙달할 수 있다”며 “조이스틱과 키보드로 간단히 조작할 수 있어 안전한 비행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블랙호크 조종사인 2항공여단 강동연(준위) 계기관제반장은 “대한민국 전역에서 작전이 가능한 데이터가 구축돼 있고 매우 난해한 항공기술까지 접목한 훌륭한 소프트웨어”라며 “기술적인 요구조건을 충족해 향후 육군항공 전투력 향상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군무주무관은 “기종에 따라 항공기 계기가 다르다 보니 조종사와 관제사들의 기술 지원이 없었다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힘든 점도 많았지만 야전부대에서 잘 사용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올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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