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 미투척 수류탄 몸 내던져 막아
복무 3년 차 이내 참모·교관 장교 대상
다음달 중위급 14명 ‘김범수상’ 첫 시상
자신의 목숨을 던져 부하들을 구하고 산화한 살신성인의 표상 김범수 대위(추서 계급)의 이름을 딴 ‘김범수상(賞)’이 육군에 제정됐다. 기존 재구상·동춘상과 같은 전투영웅상은 있었으나, 평시 군인의 희생·헌신의 가치를 되새기는 살신성인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육군과 대한민국ROTC중앙회에 따르면 제1회 김범수상 시상식이 다음 달 개최된다. 육군은 각 부대 추천과 심의를 거쳐 뽑힌 중위급 장교 14명을 시상할 예정이다.
김 대위는 2004년 2월 18일 수류탄 훈련장에서 교관 임무를 수행하던 중 훈련병이 던지지 못한 수류탄이 폭발하려던 순간 자기 몸을 내던져 교관·조교·훈련병 등 269명의 생명을 구했다.
당시 김 대위는 한 훈련병이 수류탄 안전핀을 뽑고 안전클립까지 분리한 상황에서 전방에 투척하지 못하자 수류탄을 든 훈련병의 손을 자신의 몸으로 끌어안았다. 이 사고는 김 대위가 전역을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에 발생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35사단은 김 대위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신병교육대대 강당을 ‘김범수관’으로 짓고, 매년 2월 18일 추모행사를 열고 있다. 2006년부터는 ‘충경 김범수상’을 제정해 모범 간부들에게 시상하고 있다.
사단 간부가 대상이던 김범수상과 달리 새로 제정된 김범수상은 육군 차원에서 복무 3년 차 이내 참모·교관 장교를 선발한다. 김 대위가 신병훈련소 교관 임무를 수행하다가 순직했기 때문이다. 수상자에게는 육군참모총장 표창과 함께 해외여행 특전이 주어진다.
특히 김 대위가 전역 4개월 전 산화한 점을 고려해 단기복무 장교 중 성실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군인을 일정 비율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ROTC중앙회는 육군학생군사학교에 김 대위의 동상을 건립할 계획이다. 동상 건립은 김 대위 모교인 동국대와 ROTC 40기 총동기회 협업으로 진행된다. 동상에 매년 수상자 명단을 새기고, 군사훈련이나 임관식 때 이곳에서 의식행사를 열어 후보생과 임관 장교들의 자긍심을 고취할 방침이다.
ROTC중앙회 관계자는 “장교로서 자긍심은 누가 강요한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며, 제도나 처우 개선만으로 갖춰질 수 없는 무형의 정신전력”이라며 “김범수상이 그의 살신성인을 선양하고, 이를 통해 후배 장교들이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임채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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